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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시] 작은 나를 안아주다
작은 나를 안아주다 고운 최치선 어둠이 가득 찬 방 숨소리마저 메아리치는 곳 나는 눈을 떴고 거기에는 작은 내가 있었다 아가 너는 얼마나 오래 혼자였니 얼마나 많은 밤을 떨며 보냈니 누군가 와줄까, 손잡아줄까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니 나는 기억해 지독한 외로움, 이유도 없이 불안했던 날들 특이한 사람, 이상한 사람,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나를 어릴 적 나는 눈을 감으면 더 깊이 가라앉았어 그곳에서 나는 늘 기다렸어 엄마의 손길, 아빠의 목소리, 누군가 나를 찾으러 와줄 거라는 희미한 믿음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고 나는 점점 작아졌어 그래서 나는 알게 되었어 버려진 게 아니라 그 누구도 나를 안아주지 않았다는 걸 처음엔 너를 마주할 용기가 없었어 너무 아픈 모습이었거든 너무 처참하고, 너무 불쌍해서 하지만 외면할수록 너는 더욱 깊이 웅크리고 있었지 그래서 다가갔어 네 손을 잡고, 조심스레 말했어 “괜찮아, 너 잘못이 아니야. 많이 무서웠지? 그런데도 잘 견뎠어.” 나는 너를 안았고, 너는 처음으로 울음을 그쳤어 그 후로도 너를 찾았어 슬플 때, 외로울 때, 이유 없이 불안할 때 네가 내 안에서 울고 있을까 봐 이제 나는 너를 버리지 않아 너를 사랑해 너를 이해해 그리고 너도 나를 받아들여 우리는 함께야 어떤 어둠이 와도 나는 이제 너를 두고 떠나지 않아 ---------------------------------------------- 시인 고운(본명: 최치선) 등단 : 2001년 3월 자유문학 봄호 시집 : 바다의 중심잡기(2012),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2020) 수상 : 자유문학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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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시] 다시, 나를 사랑하기까지
다시 나를 사랑하기까지 고운(본명: 최치선) 한때는 사랑이었다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는 것이,그 사람이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사랑이라 믿었다하지만 언젠가부터나는 나를 잃어갔다마음은 늘 지쳤고,고장 난 시계처럼 멈춰 있었다나는 몰랐다내가 나를 속이고 있었단 걸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면서속으로는 끝없이 무너지고 있었다는 걸오래된 기억 속,어린 나는 감정을 숨겼다“울지 마, 참아야 해.”“네 감정보다 중요한 게 많아.”그 말들이 내게 깊이 박혔다그래서 나는 늘,사랑받기 위해 나를 지웠다그러다 문득 깨달았다나는 한 번도 나를 안아주지 않았구나울고 싶은 날,스스로를 토닥여준 적 없구나나조차도 나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구나그날, 처음으로 나를 마주했다거울 속에서 나를 보고,입을 열어 진짜 마음을 말했다숨겨왔던 감정들이 터져 나왔다억울함, 외로움, 두려움그리고, 사랑받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제는 내가 나를 사랑하려 한다작은 감정도 외면하지 않고,내가 원하는 길을 걸으며,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며이제야 안다진짜 사랑은,내가 나를 온전히 껴안을 때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 시인 고운(본명: 최치선) 등단 : 2001년 3월 자유문학 봄호 시집 : 바다의 중심잡기(2012),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2020) 수상 : 자유문학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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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햇살 만지는 남자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유럽의 서쪽 끝인 포르투칼 까보다로까 땅끝마을에 서면 대서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곳에는 커다란 큰십자가 탑이 우뚝서 있다. 돌탑 뒤 하얀대리석에는 북위38도47분, 서경9도30분이라는 방위표시와 함께 유명한 글귀가 새겨져 있다. “AquiOndiATerraSeAcabaEOMarComeca” (이곳에서 땅이 끝나고 이곳에서 바다가 시작된다) 햇살 만지는 남자 고운(본명:최치선) 햇살을 만지는 남자가 있다 그의 손끝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풍경은 초록빛으로 물들고, 기억은 햇살을 타고 흐르며 눈물의 궤적을 그리듯 끝없는 미지의 출구를 향해 나아간다 초록으로 뒤덮인 들판, 그 위를 달리는 안달루시아 종의 잘생긴 말들, 짙푸른 오렌지 나무들 사이로 햇살은 날개를 달고 가볍게 내려앉는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직선으로 달리는 자동차들, 그 모든 풍경이 그의 시선 속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그가 넘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여행자에게 속삭인다 “너의 걸음은 시간의 지도를 그릴 것이다.” 오렌지 향기와 올리브 나무의 그림자는 마을을 감싸며 흙냄새 가득한 하루를 이어간다 새벽의 달빛은 그의 창문 너머에서 노래를 부르듯 떨리고, 햇살은 스스로 몸을 뒤집어 사물에게 이름을 부여한다 그가 만지는 햇빛에는 기쁨과 슬픔, 노여움과 환희가 스며 있다 서쪽의 땅끝마을 까보다로카의 끝자락, 농부는 그를 향해 환히 웃고, 길 위에 남겨진 흔적들은 그의 마음 속에서 목적지를 지운다 여행은 종착지가 아닌, 발견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알함브라 궁전의 씨앗은 호수 위에서 빛을 품고, 풍차를 돌리는 바람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안개 속 소나무를 바라보며 그는 생각한다 “인생이란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햇살을 만지는 남자의 여정은 지중해의 파도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그가 걸어온 골목길의 돌들은 이별과 만남의 흔적을 품고, 그의 느린 사랑은 꽃처럼 피어 먼 하늘로 흩어진다 그의 발걸음은 순례자의 마음으로, 길은 그에게 늘 새로운 이야기를 건넨다 여행은 끝나지 않는다 햇살을 만지는 남자의 눈 속엔 여전히 초록빛 하늘이 흐르고 있다 ------------------------------------------ 시인 고운(본명: 최치선) 등단: 자유문학 봄호(2001년 3월 제39회 신인상) 시집: 바다의 중심잡기(2012),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2020) 수상: 자유문학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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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간...시작이 끝이다
시간...시작이 끝이다 고운 왜 시작이 끝일까? 끝이 시작이 아니고 보이는 믿음은 보이는 지점까지 보이지 않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눈과 빛 사이에 있던 공기와 바람도 시작과 끝이 존재할까?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눈 앞에 빛이 있어 속삭인다 내 눈에 보였을 때부터 시작이고 내 눈에서 사라졌을 때가 끝이라고 어제까지 곁에 있던 꿈이 오늘은 보이지 않아 이대로 사라진 걸까 아직 소개도 안했는데 Time...The beginning is the end. - Gowoon Why would the beginning be the end? The end is not the beginning, And the faith that is seen goes as far as it is seen, While the faith that is unseen stretches to the unseen. Between the eyes and the light, the air and the wind, Do they harbor a beginning and an end? Where does the start lie, and where does it end? Whispers float in the presence of light before me, Saying, from the moment it appeared to my eyes, it began, And when it vanished from my sight, it ended. The dream that was beside me until yesterday Is no longer visible today. Has it disappeared just like that, Without even a proper int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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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다빈치 코드...바다
다빈치 코드...바다 고운(본명:최치선) 비가 오는 날에는 압구정동이 아니라 바다에 가야 한다 나는 오늘처럼 하루종일 비가 내리면 도시를 벗어나 강릉과 속초사이에 있는 하조대 푸른바다를 실컷 들이키고 싶다 교양이 없는 이는 칭찬대신 능력의 한계를 말한다 잘 난 시인은 세상이 원하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남들의 노력에 올라탄 자들은 얼마 못가서 자기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나는 그들보다 부자다 잃을 것이 없기때문이다 주제가 말보다 경험으로 다루어져야 잘 달리는 한 필의 명마가 나온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경험은 언제나 글쓰는 자의 안주인이다 나는 오늘도 그 말의 안장에 올라타고 안주인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오늘처럼 비가 오면 이 도시를 빠져나와 두 눈에 보이는 바다를 배부르게 마시고 싶다 Da Vinci Code... The Sea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On days when the sea rain comes, not to Apgujeong-dong, but to the sea one must head. As today, all day long with the rain pouring down, I yearn to escape the city, To gulp down the blue sea of Hajodae, nestled between Gangneung and Sokcho. Those lacking culture speak not of praise, but of the limits of ability. Can a gifted poet truly express themselves as the world desires? Those who ride on the efforts of others soon realize they have nothing of their own. I am richer than them, for I have nothing to lose. That a thoroughbred runs best when handled not by words but by experience, They do not know. Experience is always the hostess of the writer. Today, too, I will mount that horse's saddle and follow the hostess's command. Like today, when it rains, I wish to escape this city and drink in the sea visible to my eyes to my heart's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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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인도하는 작가, 성희승의 삶과 예술 정신 담은 에세이 '별 작가, 희스토리'
[트래블아이=김가인 기자] 『별 작가, 희스토리』 는 별과 꿈을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 성희승의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글과 그림이 작가에게는 소박하지만 가장 힘 있는 그릇이라고 말하며, 그것들을 통해 세상과 삶, 그리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글과 그림에 담긴 메시지가 독자와 관람객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인생의 순간들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곧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삶의 흔적을 쌓아가고, 거기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가 바로 성희승 작가의 사유의 세계이자 예술정신이다. 작가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작업을 반복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열어간다. 작가는 별빛의 인도로서 우리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고통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이는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연대의 힘’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약자에게 아름다운 날개가 되어 도와주는 존재인 ‘그린나래’가 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중층적 계급구조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지 않을 것, ‘약자들의 연대’를 통한 정의사회, 평등사회의 꿈을 제시한다. 작가는 글을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띠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는 작가에게 있어 다락방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자신과 대화하고 고해하는 시간이라고 결론짓는다. 곧 작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보내며 자기 꿈의 방향을 잡아가는 존재이다. 별 작가 _ 성희승 도전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예술가 성희승 작가의 역경을 넘기 위한 노력은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회화 전공으로 성장하여 30세에 서울에서 최연소 전임 교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 후, 갑자기 철밥통 자리에서 벗어나 영국 런던대학의 창의적 문화적 기업가정신 학과에서 문화 정책을 전공하는 박사 과정에 참여하며 미술의 다양한 영역을 탐험했다. 그는 화가로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미술 공익 광고에 참여하거나 미술 멘토로 리얼리티 예능방송에 출연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도전적인 영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기업과의 아트 콜라보,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의 전시 등 다양한 장소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시와 글쓰기에도 열정을 쏟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학의 영역에도 진지하게 빠져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08년에 이미 미술 온라인 대학 과정을 개설하고 있었으며, 한국에서는 골드스미스 런던대학의 정식 허가를 받은 파운데이션 아트 코스를 개설하였다. 그는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세묘화 기법이나 그가 창시한 하이퍼-추상미술도 그런 새로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성희승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어려운 길을 택해왔다. 그는 2023년까지 뉴욕대학에서 비지팅 아티스트 토크와 미술 실기 수업을 맡아 후배들과 소통하였다. 미래를 위한 연구와 시도가 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의 다음 행보가 어떠할지 궁금하다. 빛의 신비를 탐험하는 예술가 성희승의 크로스오버 창작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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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다빈치코드...거울
다빈치코드...거울 -고운 (본명: 최치선) 기다림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나 역시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편지를 기다리거나 전화를 기다린다 나는 기다림에 익숙하지 못하지만 대신 그보다 더 큰 환상을 기다리는 것은 익숙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다림에 대해 부풀리거나 화려한 과실로 치장하기를 반복한다 오지 않을 사람이나 오지 않을 편지나 오지 않을 전화나 모든 기다림들이 그들 자신에 의한 결과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가 기다림을 자초했다는 사실에 대해 비난할 것이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도 기다림은 존재한다 이순간 기다림은 나와 당신 사이에도 흐르고 있다 자연의 언어를 통역하는 바람에게도 기다림은 존재한다 허풍스럽거나 호사스럽거나 모든 기다림은 공평하다 유일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거울만이 기다림을 피할뿐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는 실제와 허상이 공존하는 유일한 대상이다 운좋게 인간의 형상으로 태어난 나는 거울 속이 아닌 거울 밖에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린다 Waiting wearies people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I too, at a set day, a set time, a set place, wait for someone, or a letter, or a call I'm not accustomed to waiting, but instead, I'm used to waiting for a greater illusion People often exaggerate their waiting, or adorn it with glamorous fruits They refuse to accept that all their waiting, for the person who won't come, the letter that won't arrive, the call that won't be made, is a result of their own doing People will blame me for initiating the wait Even between nature and humans, waiting exists At this moment, waiting flows between you and me Even to the wind, which interprets the language of nature, waiting exists Pretentious or luxurious, all waiting is equal Only the mirror, remaining as the sole image, escapes waiting Inside and outside the mirror, I am the only entity where reality and illusion coexist Fortunate to be born in human form, I wait outside the mirror Continuing from yesterday, today too, I wait for some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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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고운 (본명: 최치선) 불길이 물길을 걷어내고 나와는 상관없이 해는 이미 중천에 떠있다 도시에 떠오른 섬 하나 점점 부풀어 올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린다 4방 천지에 뿌려진 꽃가루 춤추며 사물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내일은 안개 자욱한 거리를 헤매다 커다란 나팔꽃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꿀 것이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이 도시로 올라오면 물길은 이미 차갑게 식은 불길을 몰아내고 태양 속에 갇혀버린 그림자 눈 비비며 자리에 눕는다 Flames push aside the waterways, And the sun, indifferent to me, already hangs high in the sky. Pollen scattered in all directions dances, Softly caressing the objects around. When the scorching sun of the equator ascends to the city, The waterways will have already cooled the flames, And the shadow, trapped in the sun, Lies down, rubbing its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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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피가 냉각되는 시간
피가 냉각되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몸에서 분리된 것은 심장이 아니었다 두 개의 호흡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생긴 부작용도 아니었다 어제의 시간이 삭제되고 오늘을 지나 내일의 시간이 돋아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몸에서 분리된 것은 하늘이 아니었다 천천히 얼어붙은 피는 더 이상 심장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나의 의식은 냉동고 안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고깃덩어리처럼 차가운 북극의 빙산에 닿고 있었다 몸에서 분리된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하나의 통에서 죽어가는 시퍼런 청춘처럼 이글거리던 태양은 어느새 잔뜩 웅크린채 보이지 않는 잠 속으로 소리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The Time When Blood Cools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t wasn't the heart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Nor was it a side effect of two breaths merging into one. Yesterday's time erased, passing today, sprouting into tomorrow, Yet, no one knew this truth. It wasn't the sky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The slowly freezing blood could no longer enter the heart. My consciousness, like a chunk of meat hardened in a freezer, Was touching the cold iceberg of the Arctic. It wasn't love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Like a vibrant youth dying in a single barrel, The blazing sun, now huddled up, unseen in a sleep, Was silently slipping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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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마중나가는 시간 (Heading Out to Meet Time)
마중 나가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지하철 3호선에 상처투성이 몸을 구겨넣고 하루를 온전히 배신한다. 어제의 결심이 회칠한 시체마냥 이름도 없이 버려지고 나는 또 과거로부터 내일의 시간을 빌려온다. 그렇게 하루를 연명하면 가스탕의 프로메테우스가 태양을 향해 두 날개를 태우고 나는 양초로 만든 욕망이 녹는 줄 알면서도 추락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 사라진 욕망을 되찾기 위해 내일의 꿈을 대신하는 지하철3호선 그 속에 녹아버린 형체없는 두 날개가 거친 파열음을 내며 힘겹게 하차한다. 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내 몸을 위해 오늘도 오지 않는 시간을 마중 나간다. Heading Out to Meet Time -Gowoon(Real Name: Choi, CHI-Sun) Cramped in the scar-riddled body of Subway Line 3, I betray the day in its entirety. Yesterday's resolution, like a whitewashed corpse, is abandoned namelessly, and I, once again, borrow tomorrow's time from the past. Living another day on borrowed time, like Gaston's Prometheus, burning its wings towards the sun, my desires, made of wax candles, melt, knowing yet falling. In the time when all are asleep, to reclaim the vanished desires, Subway Line 3, substituting for tomorrow's dreams, melts away, its formless wings disembarking with a harsh tearing sound. For my body, already vanished, I head out again today to meet the time that never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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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연리지 2010-2020 (Grafted Trees 2010-2020)
연리지 2010-2020 -고운(본명: 최치선) 바다를 향한 뜨거운 꿈 켜켜이 쌓인 사막의 시간을 건너 '대일여래' 가 지켜주는 곳 금오산 향일암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또박또박 한 걸음 한 걸음 거북이처럼 느리게 발자국을 찍으면서 너의 식민지에 보내야 할 신의 암호를 떠올린다 새벽 두 시 벌거벗은 고요가 눈을 뜨면 부러진 사랑의 절편을 봉투에 담아 시간과 공간이 하나인 천부경 속으로 수신되지 않는 편지 한 통 보낸다 지금은 사라진 사람을 침묵으로 지켜온 금오산의 뒷모습 쓸쓸하게 휘어지고 수평선이 빠르게 펼쳐지는 암자 끝에 서서 춤추는 얼굴 하나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대신한 연리지로 너의 품 깊숙이 뿌리 내리고 싶지만 추상명사의 메타포 되기 힘들어 소모하는 희망의 결과만 보여준다 상처난 주머니 더 이상 바람과 파도를 담을 수 없어 가수 분해된 추억만 아프게 아프게 바르고 나면 등록되지 않은 시간 민낯 드러내며 수줍게 웃고 Grafted Trees 2010-2020 -Gowoon(Real Name: Choi, Chi-Sun) A fervent dream towards the sea, Crossing the layered sands of time, In the place guarded by 'Da-il Yeorae', I come to Hyeongilam of Gukosan to write you a letter. Step by step, deliberately, Like a turtle imprinting slow footprints, I recall the divine code To be sent to your colony. At two in the morning, When naked silence opens its eyes, I envelope broken fragments of love, Into the Cheonbugyeong where time and space become one. I send a letter never to be received, To someone now vanished, Silently guarded by the back of Gukosan, Lonely and bending, Standing at the end of the hermitage, Where the horizon swiftly unfolds, A single dancing face. As the grafted trees, replacing the love of Tang Xuanzong and Yang Guifei, I wish to root deeply in your embrace, But hard to become a metaphor of abstract nouns, Only showing the results of depleted hope. A pocket wounded, no longer able to hold wind and waves, After painfully applying the hydrolyzed memories, Unregistered time, Barefaced, shyly sm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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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집착(Defining)
집착 -고운(본명:최치선) 뒷 모습이 남긴 발자국마저 사라진 후 너무 아쉬워 소리내어 울어본다 과거의 집착이 아주 얇은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보이지 않아 깨고 부수고 돌아앉아도 그대로 남아 미친 듯 불을 지핀다 Defining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 cry out loud in regret, Wrapped in a very thin shell Of past obsessions. Invisible, I break and shatter it, Yet it remains as I turn away, Igniting a fire in ma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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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시] 작은 나를 안아주다
- 작은 나를 안아주다 고운 최치선 어둠이 가득 찬 방 숨소리마저 메아리치는 곳 나는 눈을 떴고 거기에는 작은 내가 있었다 아가 너는 얼마나 오래 혼자였니 얼마나 많은 밤을 떨며 보냈니 누군가 와줄까, 손잡아줄까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니 나는 기억해 지독한 외로움, 이유도 없이 불안했던 날들 특이한 사람, 이상한 사람,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나를 어릴 적 나는 눈을 감으면 더 깊이 가라앉았어 그곳에서 나는 늘 기다렸어 엄마의 손길, 아빠의 목소리, 누군가 나를 찾으러 와줄 거라는 희미한 믿음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고 나는 점점 작아졌어 그래서 나는 알게 되었어 버려진 게 아니라 그 누구도 나를 안아주지 않았다는 걸 처음엔 너를 마주할 용기가 없었어 너무 아픈 모습이었거든 너무 처참하고, 너무 불쌍해서 하지만 외면할수록 너는 더욱 깊이 웅크리고 있었지 그래서 다가갔어 네 손을 잡고, 조심스레 말했어 “괜찮아, 너 잘못이 아니야. 많이 무서웠지? 그런데도 잘 견뎠어.” 나는 너를 안았고, 너는 처음으로 울음을 그쳤어 그 후로도 너를 찾았어 슬플 때, 외로울 때, 이유 없이 불안할 때 네가 내 안에서 울고 있을까 봐 이제 나는 너를 버리지 않아 너를 사랑해 너를 이해해 그리고 너도 나를 받아들여 우리는 함께야 어떤 어둠이 와도 나는 이제 너를 두고 떠나지 않아 ---------------------------------------------- 시인 고운(본명: 최치선) 등단 : 2001년 3월 자유문학 봄호 시집 : 바다의 중심잡기(2012),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2020) 수상 : 자유문학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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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시] 다시, 나를 사랑하기까지
- 다시 나를 사랑하기까지 고운(본명: 최치선) 한때는 사랑이었다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는 것이,그 사람이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사랑이라 믿었다하지만 언젠가부터나는 나를 잃어갔다마음은 늘 지쳤고,고장 난 시계처럼 멈춰 있었다나는 몰랐다내가 나를 속이고 있었단 걸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면서속으로는 끝없이 무너지고 있었다는 걸오래된 기억 속,어린 나는 감정을 숨겼다“울지 마, 참아야 해.”“네 감정보다 중요한 게 많아.”그 말들이 내게 깊이 박혔다그래서 나는 늘,사랑받기 위해 나를 지웠다그러다 문득 깨달았다나는 한 번도 나를 안아주지 않았구나울고 싶은 날,스스로를 토닥여준 적 없구나나조차도 나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구나그날, 처음으로 나를 마주했다거울 속에서 나를 보고,입을 열어 진짜 마음을 말했다숨겨왔던 감정들이 터져 나왔다억울함, 외로움, 두려움그리고, 사랑받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제는 내가 나를 사랑하려 한다작은 감정도 외면하지 않고,내가 원하는 길을 걸으며,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며이제야 안다진짜 사랑은,내가 나를 온전히 껴안을 때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 시인 고운(본명: 최치선) 등단 : 2001년 3월 자유문학 봄호 시집 : 바다의 중심잡기(2012),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2020) 수상 : 자유문학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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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햇살 만지는 남자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유럽의 서쪽 끝인 포르투칼 까보다로까 땅끝마을에 서면 대서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곳에는 커다란 큰십자가 탑이 우뚝서 있다. 돌탑 뒤 하얀대리석에는 북위38도47분, 서경9도30분이라는 방위표시와 함께 유명한 글귀가 새겨져 있다. “AquiOndiATerraSeAcabaEOMarComeca” (이곳에서 땅이 끝나고 이곳에서 바다가 시작된다) 햇살 만지는 남자 고운(본명:최치선) 햇살을 만지는 남자가 있다 그의 손끝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풍경은 초록빛으로 물들고, 기억은 햇살을 타고 흐르며 눈물의 궤적을 그리듯 끝없는 미지의 출구를 향해 나아간다 초록으로 뒤덮인 들판, 그 위를 달리는 안달루시아 종의 잘생긴 말들, 짙푸른 오렌지 나무들 사이로 햇살은 날개를 달고 가볍게 내려앉는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직선으로 달리는 자동차들, 그 모든 풍경이 그의 시선 속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그가 넘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여행자에게 속삭인다 “너의 걸음은 시간의 지도를 그릴 것이다.” 오렌지 향기와 올리브 나무의 그림자는 마을을 감싸며 흙냄새 가득한 하루를 이어간다 새벽의 달빛은 그의 창문 너머에서 노래를 부르듯 떨리고, 햇살은 스스로 몸을 뒤집어 사물에게 이름을 부여한다 그가 만지는 햇빛에는 기쁨과 슬픔, 노여움과 환희가 스며 있다 서쪽의 땅끝마을 까보다로카의 끝자락, 농부는 그를 향해 환히 웃고, 길 위에 남겨진 흔적들은 그의 마음 속에서 목적지를 지운다 여행은 종착지가 아닌, 발견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알함브라 궁전의 씨앗은 호수 위에서 빛을 품고, 풍차를 돌리는 바람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안개 속 소나무를 바라보며 그는 생각한다 “인생이란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햇살을 만지는 남자의 여정은 지중해의 파도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그가 걸어온 골목길의 돌들은 이별과 만남의 흔적을 품고, 그의 느린 사랑은 꽃처럼 피어 먼 하늘로 흩어진다 그의 발걸음은 순례자의 마음으로, 길은 그에게 늘 새로운 이야기를 건넨다 여행은 끝나지 않는다 햇살을 만지는 남자의 눈 속엔 여전히 초록빛 하늘이 흐르고 있다 ------------------------------------------ 시인 고운(본명: 최치선) 등단: 자유문학 봄호(2001년 3월 제39회 신인상) 시집: 바다의 중심잡기(2012),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2020) 수상: 자유문학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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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햇살 만지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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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간...시작이 끝이다
- 시간...시작이 끝이다 고운 왜 시작이 끝일까? 끝이 시작이 아니고 보이는 믿음은 보이는 지점까지 보이지 않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눈과 빛 사이에 있던 공기와 바람도 시작과 끝이 존재할까?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눈 앞에 빛이 있어 속삭인다 내 눈에 보였을 때부터 시작이고 내 눈에서 사라졌을 때가 끝이라고 어제까지 곁에 있던 꿈이 오늘은 보이지 않아 이대로 사라진 걸까 아직 소개도 안했는데 Time...The beginning is the end. - Gowoon Why would the beginning be the end? The end is not the beginning, And the faith that is seen goes as far as it is seen, While the faith that is unseen stretches to the unseen. Between the eyes and the light, the air and the wind, Do they harbor a beginning and an end? Where does the start lie, and where does it end? Whispers float in the presence of light before me, Saying, from the moment it appeared to my eyes, it began, And when it vanished from my sight, it ended. The dream that was beside me until yesterday Is no longer visible today. Has it disappeared just like that, Without even a proper int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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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간...시작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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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다빈치 코드...바다
- 다빈치 코드...바다 고운(본명:최치선) 비가 오는 날에는 압구정동이 아니라 바다에 가야 한다 나는 오늘처럼 하루종일 비가 내리면 도시를 벗어나 강릉과 속초사이에 있는 하조대 푸른바다를 실컷 들이키고 싶다 교양이 없는 이는 칭찬대신 능력의 한계를 말한다 잘 난 시인은 세상이 원하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남들의 노력에 올라탄 자들은 얼마 못가서 자기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나는 그들보다 부자다 잃을 것이 없기때문이다 주제가 말보다 경험으로 다루어져야 잘 달리는 한 필의 명마가 나온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경험은 언제나 글쓰는 자의 안주인이다 나는 오늘도 그 말의 안장에 올라타고 안주인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오늘처럼 비가 오면 이 도시를 빠져나와 두 눈에 보이는 바다를 배부르게 마시고 싶다 Da Vinci Code... The Sea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On days when the sea rain comes, not to Apgujeong-dong, but to the sea one must head. As today, all day long with the rain pouring down, I yearn to escape the city, To gulp down the blue sea of Hajodae, nestled between Gangneung and Sokcho. Those lacking culture speak not of praise, but of the limits of ability. Can a gifted poet truly express themselves as the world desires? Those who ride on the efforts of others soon realize they have nothing of their own. I am richer than them, for I have nothing to lose. That a thoroughbred runs best when handled not by words but by experience, They do not know. Experience is always the hostess of the writer. Today, too, I will mount that horse's saddle and follow the hostess's command. Like today, when it rains, I wish to escape this city and drink in the sea visible to my eyes to my heart's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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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다빈치 코드...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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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인도하는 작가, 성희승의 삶과 예술 정신 담은 에세이 '별 작가, 희스토리'
- [트래블아이=김가인 기자] 『별 작가, 희스토리』 는 별과 꿈을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 성희승의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글과 그림이 작가에게는 소박하지만 가장 힘 있는 그릇이라고 말하며, 그것들을 통해 세상과 삶, 그리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글과 그림에 담긴 메시지가 독자와 관람객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인생의 순간들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곧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삶의 흔적을 쌓아가고, 거기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가 바로 성희승 작가의 사유의 세계이자 예술정신이다. 작가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작업을 반복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열어간다. 작가는 별빛의 인도로서 우리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고통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이는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연대의 힘’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약자에게 아름다운 날개가 되어 도와주는 존재인 ‘그린나래’가 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중층적 계급구조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지 않을 것, ‘약자들의 연대’를 통한 정의사회, 평등사회의 꿈을 제시한다. 작가는 글을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띠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는 작가에게 있어 다락방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자신과 대화하고 고해하는 시간이라고 결론짓는다. 곧 작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보내며 자기 꿈의 방향을 잡아가는 존재이다. 별 작가 _ 성희승 도전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예술가 성희승 작가의 역경을 넘기 위한 노력은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회화 전공으로 성장하여 30세에 서울에서 최연소 전임 교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 후, 갑자기 철밥통 자리에서 벗어나 영국 런던대학의 창의적 문화적 기업가정신 학과에서 문화 정책을 전공하는 박사 과정에 참여하며 미술의 다양한 영역을 탐험했다. 그는 화가로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미술 공익 광고에 참여하거나 미술 멘토로 리얼리티 예능방송에 출연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도전적인 영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기업과의 아트 콜라보,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의 전시 등 다양한 장소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시와 글쓰기에도 열정을 쏟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학의 영역에도 진지하게 빠져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08년에 이미 미술 온라인 대학 과정을 개설하고 있었으며, 한국에서는 골드스미스 런던대학의 정식 허가를 받은 파운데이션 아트 코스를 개설하였다. 그는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세묘화 기법이나 그가 창시한 하이퍼-추상미술도 그런 새로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성희승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어려운 길을 택해왔다. 그는 2023년까지 뉴욕대학에서 비지팅 아티스트 토크와 미술 실기 수업을 맡아 후배들과 소통하였다. 미래를 위한 연구와 시도가 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의 다음 행보가 어떠할지 궁금하다. 빛의 신비를 탐험하는 예술가 성희승의 크로스오버 창작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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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인도하는 작가, 성희승의 삶과 예술 정신 담은 에세이 '별 작가, 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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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다빈치코드...거울
- 다빈치코드...거울 -고운 (본명: 최치선) 기다림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나 역시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편지를 기다리거나 전화를 기다린다 나는 기다림에 익숙하지 못하지만 대신 그보다 더 큰 환상을 기다리는 것은 익숙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다림에 대해 부풀리거나 화려한 과실로 치장하기를 반복한다 오지 않을 사람이나 오지 않을 편지나 오지 않을 전화나 모든 기다림들이 그들 자신에 의한 결과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가 기다림을 자초했다는 사실에 대해 비난할 것이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도 기다림은 존재한다 이순간 기다림은 나와 당신 사이에도 흐르고 있다 자연의 언어를 통역하는 바람에게도 기다림은 존재한다 허풍스럽거나 호사스럽거나 모든 기다림은 공평하다 유일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거울만이 기다림을 피할뿐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는 실제와 허상이 공존하는 유일한 대상이다 운좋게 인간의 형상으로 태어난 나는 거울 속이 아닌 거울 밖에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린다 Waiting wearies people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I too, at a set day, a set time, a set place, wait for someone, or a letter, or a call I'm not accustomed to waiting, but instead, I'm used to waiting for a greater illusion People often exaggerate their waiting, or adorn it with glamorous fruits They refuse to accept that all their waiting, for the person who won't come, the letter that won't arrive, the call that won't be made, is a result of their own doing People will blame me for initiating the wait Even between nature and humans, waiting exists At this moment, waiting flows between you and me Even to the wind, which interprets the language of nature, waiting exists Pretentious or luxurious, all waiting is equal Only the mirror, remaining as the sole image, escapes waiting Inside and outside the mirror, I am the only entity where reality and illusion coexist Fortunate to be born in human form, I wait outside the mirror Continuing from yesterday, today too, I wait for some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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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다빈치코드...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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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고운 (본명: 최치선) 불길이 물길을 걷어내고 나와는 상관없이 해는 이미 중천에 떠있다 도시에 떠오른 섬 하나 점점 부풀어 올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린다 4방 천지에 뿌려진 꽃가루 춤추며 사물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내일은 안개 자욱한 거리를 헤매다 커다란 나팔꽃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꿀 것이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이 도시로 올라오면 물길은 이미 차갑게 식은 불길을 몰아내고 태양 속에 갇혀버린 그림자 눈 비비며 자리에 눕는다 Flames push aside the waterways, And the sun, indifferent to me, already hangs high in the sky. Pollen scattered in all directions dances, Softly caressing the objects around. When the scorching sun of the equator ascends to the city, The waterways will have already cooled the flames, And the shadow, trapped in the sun, Lies down, rubbing its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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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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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피가 냉각되는 시간
- 피가 냉각되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몸에서 분리된 것은 심장이 아니었다 두 개의 호흡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생긴 부작용도 아니었다 어제의 시간이 삭제되고 오늘을 지나 내일의 시간이 돋아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몸에서 분리된 것은 하늘이 아니었다 천천히 얼어붙은 피는 더 이상 심장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나의 의식은 냉동고 안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고깃덩어리처럼 차가운 북극의 빙산에 닿고 있었다 몸에서 분리된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하나의 통에서 죽어가는 시퍼런 청춘처럼 이글거리던 태양은 어느새 잔뜩 웅크린채 보이지 않는 잠 속으로 소리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The Time When Blood Cools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t wasn't the heart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Nor was it a side effect of two breaths merging into one. Yesterday's time erased, passing today, sprouting into tomorrow, Yet, no one knew this truth. It wasn't the sky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The slowly freezing blood could no longer enter the heart. My consciousness, like a chunk of meat hardened in a freezer, Was touching the cold iceberg of the Arctic. It wasn't love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Like a vibrant youth dying in a single barrel, The blazing sun, now huddled up, unseen in a sleep, Was silently slipping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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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피가 냉각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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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마중나가는 시간 (Heading Out to Meet Time)
- 마중 나가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지하철 3호선에 상처투성이 몸을 구겨넣고 하루를 온전히 배신한다. 어제의 결심이 회칠한 시체마냥 이름도 없이 버려지고 나는 또 과거로부터 내일의 시간을 빌려온다. 그렇게 하루를 연명하면 가스탕의 프로메테우스가 태양을 향해 두 날개를 태우고 나는 양초로 만든 욕망이 녹는 줄 알면서도 추락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 사라진 욕망을 되찾기 위해 내일의 꿈을 대신하는 지하철3호선 그 속에 녹아버린 형체없는 두 날개가 거친 파열음을 내며 힘겹게 하차한다. 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내 몸을 위해 오늘도 오지 않는 시간을 마중 나간다. Heading Out to Meet Time -Gowoon(Real Name: Choi, CHI-Sun) Cramped in the scar-riddled body of Subway Line 3, I betray the day in its entirety. Yesterday's resolution, like a whitewashed corpse, is abandoned namelessly, and I, once again, borrow tomorrow's time from the past. Living another day on borrowed time, like Gaston's Prometheus, burning its wings towards the sun, my desires, made of wax candles, melt, knowing yet falling. In the time when all are asleep, to reclaim the vanished desires, Subway Line 3, substituting for tomorrow's dreams, melts away, its formless wings disembarking with a harsh tearing sound. For my body, already vanished, I head out again today to meet the time that never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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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마중나가는 시간 (Heading Out to Meet Time)
실시간 시가 있는 풍경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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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어제의 시선(Yesterday's Gaze)
- 어제의 시선 -고운(본명: 최치선) 이른 아침 소란스러운 햇빛의 두드림에 눈을 뜬다 습관처럼 손이 가는 스마트폰 속 화면으로 정지된 시선 한 숨을 길게 토해낸다 Yesterday's Gaze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n the early morning Awakened by the clamorous knocking of sunlight My hand reaches out, as if by habit, to the screen within the smartphone A gaze that freezes I let out a long, heavy s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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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어제의 시선(Yesterday's G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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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
- 작은 것이 아름답다 -고운 (본명: 최치선) 노랑으로 허공의 여백을 물들인 산수유를 보며 작지만 결코 작아보이지 않음을 알았다 하늘의 변화 무쌍함을 따라가지 않고 땅의 광대무변함을 시기하지 않고 본성에 충실하며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더하거나 부족하지도 않게 매화의 아름다움을 시기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냄새를 향기로 바꾸는 힘이 그에게 있었다 어둠이 스쳐 가기 전에 작음을 노래하는 산수유 가라앉음 뒤에 떠오름이 잠든 후엔 깨어남이 있듯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꽃잎마저 파장에 몸을 맡겨 중천으로 흘러가도 처음 본 나그네의 시선이 닿을 때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겸손한 산수유의 꿈은 긴긴 겨울 수많은 무서리를 견뎌내고 봄햇살 창공에서 빗물처럼 쏟아질 때 잠깐의 인연으로 세상에 내려와 선물이 되었다 작음으로 빛나는 산수유를 보며 작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았다 작은 눈물로 튼튼하게 허공을 지탱하며 수많은 꺾임에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 큰 소리로 일어나서 노랑의 물결을 만들어 스스로 하늘이 되고 땅이 되었다 Small is beautiful -Gowoon(Real name: Choi, Chi -Sun) As I gaze upon the Sansuyu, tinting the void in yellow, I realize that smallness is never truly small. Unswayed by the ever-changing sky, unenvious of the earth's constancy, True to its nature, neither too fast nor too slow, Neither excessive nor lacking, It harbors no jealousy for the beauty of the plum blossom, Transforming all the scents of the world into fragrance. The Sansuyu sings of smallness before darkness sweeps by, Understanding that after sinking comes rising, That after sleep comes wakefulness, Even its petals, easily swayed by the wind, surrender to the waves. Even as it drifts toward the heavens, It never loses its smile until it meets the gaze of a first-time wanderer. The humble dream of the Sansuyu, Enduring countless frosts through the long winter, Becomes a gift to the world when it pours down like rain in the spring sunlight. Witnessing the Sansuyu shine in its smallness, I understood the beauty of being small. Holding up the void with tiny tears, finding its place again despite numerous bends, It rises loudly to create waves of yellow, Becoming its own sky and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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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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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빛으로 오는 기억(Memories Coming Through Light)
- 빛으로 오는 기억 -고운 (본명: 최치선) 태초에 천공 가운데 빛이 있었다 그 빛이 생명을 잉태하고 사물에 이름을 지어주었다 세상은 빛으로 충만했고 사람과 식물과 동물들은 제 수명을 누렸다 넉넉한 품에 가득 고여 있는 빛은 아무리 퍼주어도 없어지지 않았다 빛을 생명이라 여기던 때는 사람도 식물도 동물도 하나였다 그렇게 영원할 줄 알았던 빛은 사람의 욕심에 상처를 입고 차츰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 빛에 주름이 하나 둘 생기고 주름과 주름 사이에 틈이 생기고 빛은 생기를 잃어갔다 따뜻한 빛은 온도를 잃고 밝게 비추던 빛은 찬란 함을 잃고 탱탱한 피부에는 검버섯이 피어올랐다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 빛은 세상의 피가 다 빠져 나가는 찰나에 다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어둠 속에서 더욱 환하게 비추던 빛은 이제 온전히 서 있을 기력조차 잃고 언제 올지 모를 한 사람을 기다려야 한다 Memories Coming Through Light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n the beginning, there was light in the heavens That light gave birth to life and named all things The world was filled with light, and people, plants, and animals enjoyed their lifetimes The abundant light, never depleting no matter how much was given When light was considered life, humans, plants, and animals were one But the light we thought would be eternal began to age due to human greed Wrinkles formed on the light, and between those wrinkles Gaps emerged, and the light began to lose its vitality The warm light lost its temperature, the bright light lost its brilliance And dark spots began to appear on its once smooth skin As time passed, the light, now an old man, returned to the world Just as its life was being drained away Shining even brighter in the darkness, the light now lacks the strength to stand on its own And must wait for someone, whose arrival is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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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빛으로 오는 기억(Memories Coming Through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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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고운...독도를 사랑하는 이유
- 독도를 사랑하는 이유 고 운 내가 동도와 서도 두 형제섬을 사랑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460만년 동안 변함없이 동해 끝자락에서 대한의 영토를 지키고 있으니까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다의 모습이 시시각각 변해도 늘 그 자리에서 조국을 바라보는 형제섬 독도가 나는 좋다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대로 항상 따뜻하고 밝은 웃음 보내주며 용기를 가지라고 희망을 가지라고 꿈을 가지라고 이 세상 그 어떤 명품보다 더 귀한 선물을 아낌없이 보내주는 형제섬 독도 하늘과 바다 사이에 그대가 만든 7천만 혈육의 땅 볼 수 있어서 나는 좋다 참 좋다 시 : 고 운 (본명 최치선) 안무 : 문소지 (한국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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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고운...독도를 사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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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연작시] 달의 노래7
- 달의 노래7 고 운 뜨거운 눈물 나오게 만드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아프지만 한없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 사람 입니다 따뜻한 눈으로 나를 지켜준 사람입니다 어쩜 그렇게 눈빛이 달콤했는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살아도 이해해주겠구나 생각들게 해주는 달의 여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하게 해준 당신은 기적입니다 비가 오는 날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바로 당신뿐 입니다 울고 있는 사람에게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달이 된 당신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달의 여인이여 보고싶다 보고싶다 말도 못 할 만큼 당신이 그립습니다 시 = 시인 고운 (본명 최치선)은 2001년 2월 자유문학 시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후 2012년 8월 첫시집 [바다의 중심잡기] 와 두번째 시집 2018년 10월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을 출간했다. 세번째 시집 [달의 노래]를 출간할 예정이다. 수상은 2012년 12월 제12회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시집은 [바다의 중심잡기]이다. 그림 = 장수희 작가는 호주에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이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개인전(7회)을 개최하는 등 심도 깊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호주 One Education College Art 원장(브리즈번)*한국 전업 미술가 협회 회원*한국 청람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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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연작시] 달의 노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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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연작시] 달의 노래 6
- 달의 노래6 고 운 달의 여인은 자기가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눈부시게 예쁘면서도 그냥 다소곳하다. 달의 여인은 자기가 얼마나 착한지 모른다 평생 좋은 일만 하면서도 한마디 말이 없다. 달의 여인은 자기가 얼마나 강한지 모른다 모진 비바람 견디면서도 전혀 티내지 않는다 달빛으로 밤세상을 하얗게 비추면 세상 한 모퉁이가 밝아지고 달이 지면서 우주의 그늘이 짙어진다 시 = 시인 고운 (본명 최치선)은 2001년 2월 자유문학 시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후 2012년 8월 첫시집 [바다의 중심잡기] 와 두번째 시집 2018년 10월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을 출간했다. 세번째 시집 [달의 노래]를 출간할 예정이다. 수상은 2012년 12월 제12회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시집은 [바다의 중심잡기]이다. 그림 = 장수희 작가는 호주에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이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개인전(7회)을 개최하는 등 심도 깊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호주 One Education College Art 원장(브리즈번)*한국 전업 미술가 협회 회원*한국 청람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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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연작시] 달의 노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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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달의 노래5
- 달의 노래5 고 운 달의 여인을 만나기 전에는 몰랐다 달빛이 필적마다 밤하늘 전체가 파르르 떠는 것도 달이 지는 이유도 달의 여인을 만나기 전에는 몰랐다 달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달의 여인을 만나기 전에는 몰랐다 달빛이 필 적마다 내 마음 전체가 파르르 떠는 것도 달이 지는 이유도 달의 여인을 만나기 전에는 몰랐다 달이 질 적마다 머리 위에서 들리는 아름다운 새소리 그 사랑의 소리를 시 = 시인 고운 (본명 최치선)은 2001년 2월 자유문학 시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후 2012년 8월 첫시집 [바다의 중심잡기] 와 두번째 시집 2018년 10월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을 출간했다. 오는 7월 세번째 시집 [달의 노래]를 출간할 예정이다. 수상은 2012년 12월 제12회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시집은 [바다의 중심잡기]이다. 그림 = 장수희 작가는 호주에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이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개인전(7회)을 개최하는 등 심도 깊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호주 One Education College Art 원장(브리즈번)*한국 전업 미술가 협회 회원*한국 청람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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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달의 노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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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달의 노래4
- 달의 노래4 고 운 아이슬란드 빙하 위에서 하늘을 보면 알게된다 내가 알던 밤의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갑자기 등 뒤에서 북극의 차가운 바람이 내 어깨를 감싸쥐었다 나는 셀수없이 떠있는 별에 마음 뺏겨 바람의 손이 몸을 돌려줄때까지 몰랐다 빙하 위 둥근달은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화산이 불을 뿜는것 보다 더 밝게 빛났다 달 저편에 내가 두고 온 세계가 환히 보였다 그 후로 달을 볼 때마다 어깨에 가만히 와 얹히는 북극의 바람이 있다 저 맑고 하얀 빛을 보라고 달 저편에서 말을 건네는 손 다시 잡을 수 없음으로 외로운 손 차가운 바람이 어깨를 감쌀 때 달의 노래는 흔들리는 걸음을 붙잡는다 시 = 시인 고운 (본명 최치선)은 2001년 2월 자유문학 시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후 2012년 8월 첫시집 [바다의 중심잡기] 와 두번째 시집 2018년 10월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을 출간했다. 오는 7월 세번째 시집 [달의 노래]를 출간할 예정이다. 수상은 2012년 12월 제12회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시집은 [바다의 중심잡기]이다. 그림 = 장수희 작가는 호주에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이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개인전(7회)을 개최하는 등 심도 깊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호주 One Education College Art 원장(브리즈번)*한국 전업 미술가 협회 회원*한국 청람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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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생활
- 시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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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달의 노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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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달의 노래1
- 달의 노래1 고 운 그녀의 손톱엔 반달이 살고 있다 둥글게 살찐 보름달도 아니고 한쪽이 움푹 파인 그믐달도 아니다 그녀의 손톱에는 반달이 빛나고 있다 쉽게 기울지는 초승달도 아니고 해처럼 눈부시지도 않고 은은하게 중심을 잡으며 스스로 빛나고 있다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달이 떠오른다 그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구름이 드리워진 반달이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내 마음을 달빛에 실어 그녀에게 보낸다 시 = 시인 고운 (본명 최치선)은 2001년 2월 자유문학 시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후 2012년 8월 첫시집 [바다의 중심잡기] 와 두번째 시집 2018년 10월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을 출간했다. 오는 7월 세번째 시집 [달의 노래]를 출간할 예정이다. 수상은 2012년 12월 제12회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시집은 [바다의 중심잡기]이다. 그림 = 장수희 작가는 호주에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이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개인전(7회)을 개최하는 등 심도 깊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호주 One Education College Art 원장(브리즈번)*한국 전업 미술가 협회 회원*한국 청람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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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달의 노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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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달의 노래2
- 달의 노래2 고 운 까만 하늘 위에 창 하나 생기고 그 창 너머에 달의 여인 보인다 화사한 웃음 하얀 달 위에 퍼지는데 갑자기 바람 불어 구름 덮히고 달의 여인 희미해진다 구름에 휩싸인 달을 보며 '기다리겠다'고 약속하지만 눈물 그렁그렁 울먹이며 달의 여인은 말없이 달춤을 춘다 춤추는 그대를 액자 속에 담아두고 그만치의 거리를 두면 영원히 떠나지 않으리 어차피 홀로 가는 이 길, 그리움 하나 액자에 담아 벗으로 삼고싶다 달춤을 추는 달의 여인아 그대가 있어 혼자 가는 길이 함께 가는 길이라 외롭지 않구나 시 = 시인 고운 (본명 최치선)은 2001년 2월 자유문학 시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후 2012년 8월 첫시집 [바다의 중심잡기] 와 두번째 시집 2018년 10월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을 출간했다. 오는 7월 세번째 시집 [달의 노래]를 출간할 예정이다. 수상은 2012년 12월 제12회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시집은 [바다의 중심잡기]이다. 그림 = 장수희 작가는 호주에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이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개인전(7회)을 개최하는 등 심도 깊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호주 One Education College Art 원장(브리즈번)*한국 전업 미술가 협회 회원*한국 청람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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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달의 노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