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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틀) 추천 세계 명소 1000 - 따가이따이 따알화산!
    처음 필리핀에서 지내는 2달 동안에 주변 친구들이 따가이따이 노래를 불러대도 눈 한번 꿈쩍하지 않았다. 따가이따이? 처음 들어보는 그곳에 나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떠날 쯤이 되니 그곳이 얼마나 유명한 명소인지 알게 되었고, 마닐라의 구석구석 이미 섭렵한 나로서는 새로운 곳에 대한 목마름으로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지체되어 주변 국립공원은 둘러보지 못했다. 다시 30분 동안 우툴두툴한 비포장 산길을 트라이시클로 타고 올라온 뒤 콜렉트에서 우베잼을 샀다. 필리핀에서만 볼 수 있는 보라색 과일인 우베로 만든 잼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따가이따이의 따가운 햇볕에 피부가 많이 그을렸지만 그래도 잊지 못할 뜨거운 곳이었다.
    • 세계일주
    • 배틀100
    2011-06-22
  • (베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매력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역사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총 길이 9,466㎞로서 지구둘레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거리이며 시간대가 7번이나 바뀌는 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생긴 동기는 무엇보다도 군사적인 면과 경제적인 이유이다. 18세기 이후 러시아가 시베리아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난관은 자연적 환경이었다. 러시아는 1858년과 1860년 청나라와 맺은 아이훈 조약과 북경조약으로 시베리아에 진출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태평양에 부동항을 개척하고 시베리아의 모피 등 물산을 조달하기 위해 철도를 건설하였던 것이다. 1891년 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위원회(The Committee of the Siberian Railroad)를 조직하고 위원장에는 당시 23세인 황태자 니콜라이 2세가 취임하였다. 당시 재무장관에 취임한 위테는 유럽에서 들여온 차관을 이용하여 철도 건설을 강행했는데, 아시아로 상품을 수출하여 이익을 얻고 차관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1903년 첼리야빈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철도가 완공되었고, 최종 완성은 착공 25년 만인 1916년에 이루어졌다. 이 철도의 등장과 함께 지구의 최대 자원보고인 시베리아도 본격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철로를 따라 인구 유입이 촉진돼 철로변을 중심으로 잇따라 대도시가 등장했고 대학, 도서관, 극장 등이 들어서 문화적 대변혁을 가져왔다. 2001년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부상하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한반도를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실크로드의 출현이 멀지 않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 숲, 아득한 지평선, 광활한 타이가지대를 9446km을 달린다. 군사도시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기차에서 시베리아의 장대함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시베리아 소나무, 낙엽송, 전나무 등 울창하게 우거진 침엽수림이 계속되며 가끔 초원도 나타난다. 시베리아 갈색 곰이 금방 나올 것 같은 이 울창한 침엽수림은 겨울이 되면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수빙으로 변하면 닥터지바고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 든다. 열차는 시베리아의 진주 바이칼 호수를 지나 이르쿠츠크, 라마교의 흔적이 있는 울란우데(Ulan Ude)를 지나 끝없이 서쪽으로 달려간다. 철로는 노보시비르스크, 도스토예프스키의 유형지로 유명한 옴스크를 지나 시베리아의 마지막 역인 스베르들로프스크역 등 58개 역을 지나 7일째가 되면 종점인 모스크바의 야로슬라블역에 도착하여 6박7일간의 대장정은 끝나게 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현재 두 노선이 있는데 한 노선은 베이징에서 시작하여 몽고의 울란우데를 거쳐 이루쿠츠크를 향하는 노선과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하여 하바로프스크를 거치는 노선이 있다. 각 노선은 특징이 있는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하는 열차는 울창하고 광활한 타이거의 장관을 통해 러시아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베이징에서 시작하는 울란우데 노선은 황량한 고비사막을 횡단하며 몽고의 수도 울란바토르 국경을 거쳐간다. 이 두 노선은 바이칼호 입구인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리는 이르쿠츠크에 도착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전 노선을 한 번에 여행한다는 것은 거의 초인적인 인내를 필요로 한다. 유명도시들을 관광하면서 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가는 길에 이르쿠츠크와 거대한 바이칼호를 집중적으로 여행해 보는 것도 매우 유익하고 재미있다. 부랴트 공화국의 수도 올란우데를 출발해서 몇 시간 후면 오른쪽에 바이칼호가 보이는데, 이 구간이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우랄 산맥에서 모스크바로 들어가거나 블라디보스트크에서 시베리아로 진입하는 구간은 지극히 단조로운 구간이다. 울란우데에서 이르쿠츠크-노보시비르스크로 가는 구간을 이용하면서 각 도시에서 하루 정도 묶으면서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내부 객차 안에 들어가면 화장실과 차장실이 나란히 있다. 차장실 맞은편에는 러시아 특유의 구리주전자인 사모바르가 설치되어 언제든지 뜨거운 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화장지와 컵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따로 준비해야 한다. 더운물은 항상 끓고 있으므로 인스턴트 라면이나 인스턴트 죽 등을 끓여 먹을 수도 있다. 열차에는 칸마다 두 사람의 차장이 배정되어 승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차안에서의 식사는 식당차, 차내 판매, 중간 역에서의 매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식당차는 열차 중간쯤에 연결되었고 메뉴는 러시아어로 쓰여 있다. 요금이 표시되어 있는 것만 주문 가능한 요리이다. 차가 역에서 정거할 때는 잠시 나가서 바깥구경을 하거나 매점에서 음식물을 살 수도 있다. 역에서는 아주머니들이 감자나 계란 우유 등을 판다. 외국 여행자들은 대개 식당이나 매점에서 사먹지만 러시아 사람들은 도시락을 많이 장만해 온다. 흑빵과 치즈, 베이컨과 버터 그리고 러시아 차를 테이블 위에 놓고 먹는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Tip 1. 열차의 종류 열차는 스콜라스누이(특급), 스콜루이(급행), 팟사지르스키(여객열차)로 나뉘고 운행하는 거리에 따라 달라누이(장거리 열차 700km 이상, 미에스누이(지방열차 151-700km) 프리가로드누이(지방열차 150km)로 분류된다. 2. 열차의 등급 페르비클래스(룩소): 2인 1실(침대칸으로 낮에는 소파사용) - 꾸페; 4인 1실(침대칸) - 쁘라치까르따: 6인 1실(침대칸) - 시드: 6인 1실 (지정좌석이 없음) - 장거리 여행 시 4인 1실 꾸페 이상의 등급 열차를 타는 것이 좋다 - 열차는 등급에 따라 속도가 다른 것은 아니고 정차하는 역과 정차 시간에서 차이가 난다. - 열차의 평균시속: 70-80Km - 열차는 열차 고유 이름(구간별)이 있음: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톡: 아케안호, 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 아무르호, 이르쿠츠크-모스크바: 바이칼호, 예까쩨린부르그-모스크바: 우랄호, 끄라스노야르스크-모스크바: 애니세이호, 모스크바-뻬쩨르부르그: 붉은화살호 3. 객차 1량에는 차장이 2명이 있으며 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차안의 모든 일을 관장함. 4. 열차 출발시간 40-50분전에 역에 도착하여 벽에 붙어있는 시간표를 보고 자신이 탈 열차 확인해야 한다. 현재 타려고 하는 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도 있지만 다른 역에서 출발하여 정차역에서 타는 경우도 있음, 정차역에서 타는 경우 정차시간 이후에는 승객을 기다리지 않고 출발하기 때문에 정차시간 내 탑승해야 한다.5. 티켓에 열차 시간는 모두 모스크바 시간으로 되어 있고 시간표 또한 모스크바 시간으로 되어 있다. 각 지역 도시의 시차에 맞추어 계산해야 한다. 티켓에는 이름과 여권번호가 적혀있으며 열차에 탑승 전에 열차 티켓은 여권과 함께 미리 준비하여 차장에게 보여준 후 탑승 할 수 있다. 개인티켓은 티켓에 좌석번호가 있 지만 그룹티켓(단체티켓)은 탑승 전 차장이 좌석을 알려준다. 6. 승객들이 열차 탑승후 차장이 새것의 시트, 베개, 타월 등을 나누어주는데 시트료를 요구 하면 지불하면 된다.(약35-45루블정도:꾸페기준 / 루불로 지급) 7. 자기 자리에 탑승 후엔 짐을 신속히 처리하고 같은 칸을 사용하는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1층 침대일 경우 침대를 들면 큰 가방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2층 침대일 경우엔 출입문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8. 객실은 남·여 구분이 없다. 화장실은 객차마다 앞·뒤로 두 개가 있으며 열차가 정차 중이거나 그 전후에 화장실 사용은 금지. 화장실에서 샤워를 할 수가 없고 세면 시에도 수도를 누른 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 화장실내에서는 금연. 9. 흡연은 열차와 열차사이에 흡연구역이 있다. 나머지 장소는 금연. 10. 따뜻한 물과 찬물은 항상 준비되어 있으며 위치는 객차 앞쪽에 있다. 빨간 밸브는 뜨거운 식수이고 맞은편 수도 꼭지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은 식수이다. 11. 열차 중간에 식당칸이 있는데 청결한 느낌을 주며 메뉴는 러시아어로 쓰여있고 스프, 고기요리, 맥주, 보드카 등 풍성하게 갖추어져 있다. ※ 하지만, 가격이 비싸니 직접 준비해간 인스턴트 음식을 먹거나, 아니면 각 역마다 정차하는 시간이 2~30분 정도로 제법 길기 때문에 역앞에 열리는 간이시장에서 현지음식을 구입해 먹는것도 좋다. 12. 슬리퍼를 준비하여 실내에서 신는 것이 좋다. 13. 역마다 정차시간이 정해져 있다. 정차한 역에 내려서 구경을 하려면 차장에게 확인하거나 열차 복도에 걸려있는 시간표를 확인하면 된다. 정차시간은 2분부터 길게는 약30분 정도까지 다양하다. 중간 정차 역에서는 그 지역 음식들을 맛보것도 좋음 . 정차역에 잠시 내릴 때 여권과 중요한 것은 꼭 휴대바람. 14. 내려야 할 역이 되면 차장이 미리 개인적으로 알려주고 침구들을 수거해간다. 수거시 처음 받았던 시트 세트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개인 변상해야하기 때문에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15. 열차 여행시 간단한 러시아 회화책은 필수.
    • 세계일주
    • 배틀100
    2011-06-21
  • [인도] 세계일주 배틀 100...믿을 수 없는 풍경과 상상의 부스러기들(6)
    택시를 대절하는 부스. 박스 안에는 경찰이 표를 끊어주고 있었다. 외국여행객들에게 호객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려는 조치같았다. 오른쪽 첫번째 인도인이 봉고택시 기사다. '자마 마스지트'에서 판매하는 조각공예품. 코끼리 안에 새끼코끼리가 들어있다. 이슬람 회당(모스크)인 '자마 마스지트' 외벽의 모습. 이슬람교인이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다.[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기차는 '연착을 할 것이다' 는 예상을 깨고 정시에 가깝게 도착했다. 마침내 인도의 눈물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진주로 불리는 ‘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에 온 것이다.아그라 칸트 역의 풍경은 델리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규모면에서는 훨씬 작게 보였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지린내와 소똥냄새 그리고 인도인들의 땀냄새가 사정없이 콧속으로 들어왔다. 이른 아침인데도 플랫폼과 대합실에는 많은 사람들과 소, 개, 고양이 등이 뒤섞여 북적거렸다. 사람들을 비집고 나와 대합실까지 오는데 꽤 긴 시간이 걸린 것 같았다. 대합실 벽에 덩그러니 걸려있는 시계는 아침 8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았는지 누렇게 변색된 시계는 얼핏 보면 고장난 것 같았으나 분명 살아있었다. 대합실 밖으로 나가니 쏟아져 나온 손님들을 태우기 위해 릭샤꾼들과 택시기사들이 앞다퉈 흥정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그들 중 누구도 이방인에게 다가와서 말을 붙이지 않았다. 처음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인도의 풍경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멀뚱히 서 있었으나 잠시 후 주위의 풍경들이 하나 둘 또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그라성과 타지마할 그리고 파테뿌르 시끄리에 있는 자마 마스지트를 하루에 돌아보려면 차가 필요했다. 눈앞에 있는 일행 중 한 명이 “저쪽에 관광안내소 같은 게 있다”고 소리쳤다. 워낙 주변이 시끄러워서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안 들렸다. 나무박스로 만든 관광안내소에는 권총을 허리춤에 찬 경찰이 지루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이방인이 나타나자 무게를 잡으면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그곳은 관광안내소가 아니었다. 차를 하루 동안 사용하는데 비용이 얼마냐고 묻자 경찰이 엉성해 보이는 나무박스에서 손가락을 펴며 어딘가를 가리킨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가락을 따라가 보니 거기엔 가격표 비슷한 게 붙어 있었다. ‘1일 관광 1인당 300루피’라고 적힌 것을 보고 있으니 어디선가 인도인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내가 하루 종일 관광할 수 있도록 운전하고 가이드도 소개시켜 줄께.” 더이상 생각할 게 없었다. "OK, GO" ‘세계일주배틀 인도를 내 품에’의 첫번째 답사지인 아그라에는 1983년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이 있다. 시간이 부족했다. 출발하기 전 클락룸에 각자의 배낭을 맡겼다. 클락룸은 동굴같이 생긴 방에 층층이 여행자들의 짐을 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자물쇠는 직접 가져온 것을 채워야 했다. 가격은 30루피로 비교적 싼 편이었다. 등에서 무거운 포토트래킹 배낭을 덜어내니 날아갈 듯 몸이 가벼워졌다.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인도인 기사가 운전하는 봉고버스에 올라탔다. 다마스 크기의 봉고는 그곳에서 택시처럼 이용되었다. 에어컨도 없는 봉고택시는 중앙차선 표시가 없는 도로 위로 뛰어들더니 릭샤와 오토바이, 소떼들, 대형트럭들 사이를 헤치며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곡예를 부리다시피 달렸다. 1시간 쯤 지나자 차창 밖의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붉은 성채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관광명소에는 세계각지에서 온 관광객들과 그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는 현지인들로 혼잡하기 마련이다. 봉고기사는 파테뿌르 시끄리 유적 입구에 있는 주차장으로 차를 세웠다. ‘드디어 도착했구나’생각하면서 내렸지만 얼마 전까지 차에서 보았던 아그라성은 보이지 않았다. 기사에게 가는 길을 묻자 돌아온 답은 황당했다. 빠테뿌르 시끄리 성곽 근처에 세워진 오토릭샤. “여기서부터 릭샤나 마차를 이용해서 아그라까지 가야한다.” 이유를 묻자 그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설명했다 “외국 관광객들은 여기서부터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없다. 이곳에 사는 인도인만 출입이 가능하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한편 이해가 되었지만 이중으로 돈을 챙기려는 얄팍한 상술임이 뻔하기에 기분은 좋지 않았다. 주차장 입구에는 이미 수많은 릭샤꾼들과 마차꾼들이 눈을 번뜩거리면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알고도 속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여기는 인도가 아닌가.’ 이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면서 기사가 데리고 온 릭샤꾼을 따라갔다. 더위와 땀 냄새에 완전히 노출된 릭샤에 올라타자 봉고택시와는 또 다른 느낌이 왔다. 오래된 인도영화 ‘시티 오브 조이’에서 릭샤를 타고 캘커타 시내 한가운데를 달려가던 맥스(패트릭 스웨이지 분)가 두 손을 번쩍 들면서 환호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나도 맥스처럼 벌떡 일어나서 두 팔을 높이 들고 ‘야호’를 외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잠시 후 릭샤는 파테뿌르 시끄리의 2개의 유적 중 하나인 자마 마스지트 앞에서 멈추었다. 릭샤에서 내리자 눈앞에 적사암으로 지은 붉은 성이 나타났다. 성안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데 이번에는 눈이 큰 인도소년이 나타나 손을 내민다. “10루피.” 손이 주머니로 가려다 나를 보고 있는 많은 시선들이 느껴져 주위를 살펴보았다. 회랑 주변에는 조잡해 보이는 장신구와 엽서, 사진첩 등을 보여주며 돈을 요구하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그들 중 대부분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비포장 흙길을 걸어 다녔다. ▲ 자마 마스지트로 들어가기 위한 계단에는 염소들이 누워있다. 소년에게 10루피를 쥐어주고 서둘러 계단을 올라갔다. 하지만 회랑 안으로 들어가기 전 신발을 벗는 순간 아이들이 일제히 ‘10루피’를 외쳤다. 동시에 내 얼굴을 향해 오랫동안 씻지 않아 얼룩진 작은 손들이 몰려들었다. 순간 당혹스러웠다. 그 곳을 어떻게 빠져나와 모스크 안으로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슬람의 모스크 풍경은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넓은 회랑과 그늘진 벽 쪽으로 노점상 같은 점포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얼핏 보기에 우리나라의 5일장 같은 시장 분위기다. ‘1571년 악바르대제 때 수도가 된 빠테뿌르 시끄리의 유적 안에서 음료와 식품, 옷, 신발, 공예품 등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는 마켓(시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국에서는 국보급 유적이나 문화재에 해당되는 곳인데 저렇게 관리 해도 되는 것일까?’ 눈앞의 광경을 보면서 호기심과 의문들이 뭉개뭉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벽돌과 대리석으로 만든 바닥은 한 낮의 햇볕에 달구어져 뜨거웠다. 처음엔 맨발로 뜨거운 바닥을 딛기가 힘들었는데 조금 걷다 보니 오히려 따뜻한 기운이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전달되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회랑 한 가운데 들어선 시장. 회랑 안쪽으로 들어가면 희대리석과 붉은 적사함으로 만든 묘들이 있다. 회랑 한쪽에 조각공예품을 파는 점포가 있다. 돌을 깎아서 만든 공예품은 흥정만 잘하면 비교적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적사암으로 지어진 자마 마스지트로 들어가는 거대한 블란드 문을 통과하면 내부에는 관광객들과 인도인들 그리고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각자 다른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서 나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텐루피를 외치던 소년의 모습이 익살스럽다.특히, 70-200mm 망원렌즈까지 부착한 캐논 마크2를 든 이방인여행자는 그들의 좋은 표적이었다. 마치 길을 잃고 헤매는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 같다고 할까?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고 있는 인도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도 소년들의 합창 ‘10루피’는 멈추지 않았다. 예언자 셰크 사림 치슈티의 묘. 백색으로 만들어진 멋진 건축물이다. 처음엔 신경 쓰는 게 귀찮아서 주머니에 있는 10루피를 주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손을 벌리는 숫자가 늘어나자 더 이상 돈을 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남매인 듯한 어린이 둘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다가와 음료수판매하는 곳을 가리키며 ‘콜라를 먹고 싶다’고 한다. 나는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그들 손에 이끌려 콜라와 림카(인도사이다)값을 지불했다. 인도 남매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수행자의 모습. 벽면에 새겨져 있는 문자와 상징들.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그 후 자마 마스지트 내부에 있는 회랑과 모스크, 하얗게 빛나는 묘 등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소년들의 추격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을 무시하기로 한다. 하지만 눈에서 카메라를 떼는 순간 그들의 눈과 마주치게 된다. 덕분에 빠테뿌르 시끄리의 기억 속에는 ‘10루피’를 외치며 손을 내밀던 아이들의 모습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 *세계일주배틀-'제1탄 인도를 내품에' 취재를 위해 협찬해 주신 항공사와 업체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래는 협찬사 명단과 로고 입니다.
    • 세계일주
    • 배틀100
    201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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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틀) 추천 세계 명소 1000 - 따가이따이 따알화산!
    처음 필리핀에서 지내는 2달 동안에 주변 친구들이 따가이따이 노래를 불러대도 눈 한번 꿈쩍하지 않았다. 따가이따이? 처음 들어보는 그곳에 나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떠날 쯤이 되니 그곳이 얼마나 유명한 명소인지 알게 되었고, 마닐라의 구석구석 이미 섭렵한 나로서는 새로운 곳에 대한 목마름으로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지체되어 주변 국립공원은 둘러보지 못했다. 다시 30분 동안 우툴두툴한 비포장 산길을 트라이시클로 타고 올라온 뒤 콜렉트에서 우베잼을 샀다. 필리핀에서만 볼 수 있는 보라색 과일인 우베로 만든 잼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따가이따이의 따가운 햇볕에 피부가 많이 그을렸지만 그래도 잊지 못할 뜨거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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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22
  • (베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매력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역사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총 길이 9,466㎞로서 지구둘레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거리이며 시간대가 7번이나 바뀌는 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생긴 동기는 무엇보다도 군사적인 면과 경제적인 이유이다. 18세기 이후 러시아가 시베리아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난관은 자연적 환경이었다. 러시아는 1858년과 1860년 청나라와 맺은 아이훈 조약과 북경조약으로 시베리아에 진출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태평양에 부동항을 개척하고 시베리아의 모피 등 물산을 조달하기 위해 철도를 건설하였던 것이다. 1891년 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위원회(The Committee of the Siberian Railroad)를 조직하고 위원장에는 당시 23세인 황태자 니콜라이 2세가 취임하였다. 당시 재무장관에 취임한 위테는 유럽에서 들여온 차관을 이용하여 철도 건설을 강행했는데, 아시아로 상품을 수출하여 이익을 얻고 차관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1903년 첼리야빈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철도가 완공되었고, 최종 완성은 착공 25년 만인 1916년에 이루어졌다. 이 철도의 등장과 함께 지구의 최대 자원보고인 시베리아도 본격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철로를 따라 인구 유입이 촉진돼 철로변을 중심으로 잇따라 대도시가 등장했고 대학, 도서관, 극장 등이 들어서 문화적 대변혁을 가져왔다. 2001년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부상하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한반도를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실크로드의 출현이 멀지 않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 숲, 아득한 지평선, 광활한 타이가지대를 9446km을 달린다. 군사도시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기차에서 시베리아의 장대함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시베리아 소나무, 낙엽송, 전나무 등 울창하게 우거진 침엽수림이 계속되며 가끔 초원도 나타난다. 시베리아 갈색 곰이 금방 나올 것 같은 이 울창한 침엽수림은 겨울이 되면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수빙으로 변하면 닥터지바고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 든다. 열차는 시베리아의 진주 바이칼 호수를 지나 이르쿠츠크, 라마교의 흔적이 있는 울란우데(Ulan Ude)를 지나 끝없이 서쪽으로 달려간다. 철로는 노보시비르스크, 도스토예프스키의 유형지로 유명한 옴스크를 지나 시베리아의 마지막 역인 스베르들로프스크역 등 58개 역을 지나 7일째가 되면 종점인 모스크바의 야로슬라블역에 도착하여 6박7일간의 대장정은 끝나게 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현재 두 노선이 있는데 한 노선은 베이징에서 시작하여 몽고의 울란우데를 거쳐 이루쿠츠크를 향하는 노선과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하여 하바로프스크를 거치는 노선이 있다. 각 노선은 특징이 있는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하는 열차는 울창하고 광활한 타이거의 장관을 통해 러시아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베이징에서 시작하는 울란우데 노선은 황량한 고비사막을 횡단하며 몽고의 수도 울란바토르 국경을 거쳐간다. 이 두 노선은 바이칼호 입구인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리는 이르쿠츠크에 도착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전 노선을 한 번에 여행한다는 것은 거의 초인적인 인내를 필요로 한다. 유명도시들을 관광하면서 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가는 길에 이르쿠츠크와 거대한 바이칼호를 집중적으로 여행해 보는 것도 매우 유익하고 재미있다. 부랴트 공화국의 수도 올란우데를 출발해서 몇 시간 후면 오른쪽에 바이칼호가 보이는데, 이 구간이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우랄 산맥에서 모스크바로 들어가거나 블라디보스트크에서 시베리아로 진입하는 구간은 지극히 단조로운 구간이다. 울란우데에서 이르쿠츠크-노보시비르스크로 가는 구간을 이용하면서 각 도시에서 하루 정도 묶으면서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내부 객차 안에 들어가면 화장실과 차장실이 나란히 있다. 차장실 맞은편에는 러시아 특유의 구리주전자인 사모바르가 설치되어 언제든지 뜨거운 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화장지와 컵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따로 준비해야 한다. 더운물은 항상 끓고 있으므로 인스턴트 라면이나 인스턴트 죽 등을 끓여 먹을 수도 있다. 열차에는 칸마다 두 사람의 차장이 배정되어 승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차안에서의 식사는 식당차, 차내 판매, 중간 역에서의 매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식당차는 열차 중간쯤에 연결되었고 메뉴는 러시아어로 쓰여 있다. 요금이 표시되어 있는 것만 주문 가능한 요리이다. 차가 역에서 정거할 때는 잠시 나가서 바깥구경을 하거나 매점에서 음식물을 살 수도 있다. 역에서는 아주머니들이 감자나 계란 우유 등을 판다. 외국 여행자들은 대개 식당이나 매점에서 사먹지만 러시아 사람들은 도시락을 많이 장만해 온다. 흑빵과 치즈, 베이컨과 버터 그리고 러시아 차를 테이블 위에 놓고 먹는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Tip 1. 열차의 종류 열차는 스콜라스누이(특급), 스콜루이(급행), 팟사지르스키(여객열차)로 나뉘고 운행하는 거리에 따라 달라누이(장거리 열차 700km 이상, 미에스누이(지방열차 151-700km) 프리가로드누이(지방열차 150km)로 분류된다. 2. 열차의 등급 페르비클래스(룩소): 2인 1실(침대칸으로 낮에는 소파사용) - 꾸페; 4인 1실(침대칸) - 쁘라치까르따: 6인 1실(침대칸) - 시드: 6인 1실 (지정좌석이 없음) - 장거리 여행 시 4인 1실 꾸페 이상의 등급 열차를 타는 것이 좋다 - 열차는 등급에 따라 속도가 다른 것은 아니고 정차하는 역과 정차 시간에서 차이가 난다. - 열차의 평균시속: 70-80Km - 열차는 열차 고유 이름(구간별)이 있음: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톡: 아케안호, 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 아무르호, 이르쿠츠크-모스크바: 바이칼호, 예까쩨린부르그-모스크바: 우랄호, 끄라스노야르스크-모스크바: 애니세이호, 모스크바-뻬쩨르부르그: 붉은화살호 3. 객차 1량에는 차장이 2명이 있으며 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차안의 모든 일을 관장함. 4. 열차 출발시간 40-50분전에 역에 도착하여 벽에 붙어있는 시간표를 보고 자신이 탈 열차 확인해야 한다. 현재 타려고 하는 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도 있지만 다른 역에서 출발하여 정차역에서 타는 경우도 있음, 정차역에서 타는 경우 정차시간 이후에는 승객을 기다리지 않고 출발하기 때문에 정차시간 내 탑승해야 한다.5. 티켓에 열차 시간는 모두 모스크바 시간으로 되어 있고 시간표 또한 모스크바 시간으로 되어 있다. 각 지역 도시의 시차에 맞추어 계산해야 한다. 티켓에는 이름과 여권번호가 적혀있으며 열차에 탑승 전에 열차 티켓은 여권과 함께 미리 준비하여 차장에게 보여준 후 탑승 할 수 있다. 개인티켓은 티켓에 좌석번호가 있 지만 그룹티켓(단체티켓)은 탑승 전 차장이 좌석을 알려준다. 6. 승객들이 열차 탑승후 차장이 새것의 시트, 베개, 타월 등을 나누어주는데 시트료를 요구 하면 지불하면 된다.(약35-45루블정도:꾸페기준 / 루불로 지급) 7. 자기 자리에 탑승 후엔 짐을 신속히 처리하고 같은 칸을 사용하는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1층 침대일 경우 침대를 들면 큰 가방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2층 침대일 경우엔 출입문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8. 객실은 남·여 구분이 없다. 화장실은 객차마다 앞·뒤로 두 개가 있으며 열차가 정차 중이거나 그 전후에 화장실 사용은 금지. 화장실에서 샤워를 할 수가 없고 세면 시에도 수도를 누른 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 화장실내에서는 금연. 9. 흡연은 열차와 열차사이에 흡연구역이 있다. 나머지 장소는 금연. 10. 따뜻한 물과 찬물은 항상 준비되어 있으며 위치는 객차 앞쪽에 있다. 빨간 밸브는 뜨거운 식수이고 맞은편 수도 꼭지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은 식수이다. 11. 열차 중간에 식당칸이 있는데 청결한 느낌을 주며 메뉴는 러시아어로 쓰여있고 스프, 고기요리, 맥주, 보드카 등 풍성하게 갖추어져 있다. ※ 하지만, 가격이 비싸니 직접 준비해간 인스턴트 음식을 먹거나, 아니면 각 역마다 정차하는 시간이 2~30분 정도로 제법 길기 때문에 역앞에 열리는 간이시장에서 현지음식을 구입해 먹는것도 좋다. 12. 슬리퍼를 준비하여 실내에서 신는 것이 좋다. 13. 역마다 정차시간이 정해져 있다. 정차한 역에 내려서 구경을 하려면 차장에게 확인하거나 열차 복도에 걸려있는 시간표를 확인하면 된다. 정차시간은 2분부터 길게는 약30분 정도까지 다양하다. 중간 정차 역에서는 그 지역 음식들을 맛보것도 좋음 . 정차역에 잠시 내릴 때 여권과 중요한 것은 꼭 휴대바람. 14. 내려야 할 역이 되면 차장이 미리 개인적으로 알려주고 침구들을 수거해간다. 수거시 처음 받았던 시트 세트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개인 변상해야하기 때문에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15. 열차 여행시 간단한 러시아 회화책은 필수.
    • 세계일주
    • 배틀100
    2011-06-21
  • [인도] 세계일주 배틀 100...믿을 수 없는 풍경과 상상의 부스러기들(6)
    택시를 대절하는 부스. 박스 안에는 경찰이 표를 끊어주고 있었다. 외국여행객들에게 호객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려는 조치같았다. 오른쪽 첫번째 인도인이 봉고택시 기사다. '자마 마스지트'에서 판매하는 조각공예품. 코끼리 안에 새끼코끼리가 들어있다. 이슬람 회당(모스크)인 '자마 마스지트' 외벽의 모습. 이슬람교인이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다.[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기차는 '연착을 할 것이다' 는 예상을 깨고 정시에 가깝게 도착했다. 마침내 인도의 눈물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진주로 불리는 ‘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에 온 것이다.아그라 칸트 역의 풍경은 델리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규모면에서는 훨씬 작게 보였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지린내와 소똥냄새 그리고 인도인들의 땀냄새가 사정없이 콧속으로 들어왔다. 이른 아침인데도 플랫폼과 대합실에는 많은 사람들과 소, 개, 고양이 등이 뒤섞여 북적거렸다. 사람들을 비집고 나와 대합실까지 오는데 꽤 긴 시간이 걸린 것 같았다. 대합실 벽에 덩그러니 걸려있는 시계는 아침 8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았는지 누렇게 변색된 시계는 얼핏 보면 고장난 것 같았으나 분명 살아있었다. 대합실 밖으로 나가니 쏟아져 나온 손님들을 태우기 위해 릭샤꾼들과 택시기사들이 앞다퉈 흥정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그들 중 누구도 이방인에게 다가와서 말을 붙이지 않았다. 처음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인도의 풍경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멀뚱히 서 있었으나 잠시 후 주위의 풍경들이 하나 둘 또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그라성과 타지마할 그리고 파테뿌르 시끄리에 있는 자마 마스지트를 하루에 돌아보려면 차가 필요했다. 눈앞에 있는 일행 중 한 명이 “저쪽에 관광안내소 같은 게 있다”고 소리쳤다. 워낙 주변이 시끄러워서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안 들렸다. 나무박스로 만든 관광안내소에는 권총을 허리춤에 찬 경찰이 지루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이방인이 나타나자 무게를 잡으면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그곳은 관광안내소가 아니었다. 차를 하루 동안 사용하는데 비용이 얼마냐고 묻자 경찰이 엉성해 보이는 나무박스에서 손가락을 펴며 어딘가를 가리킨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가락을 따라가 보니 거기엔 가격표 비슷한 게 붙어 있었다. ‘1일 관광 1인당 300루피’라고 적힌 것을 보고 있으니 어디선가 인도인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내가 하루 종일 관광할 수 있도록 운전하고 가이드도 소개시켜 줄께.” 더이상 생각할 게 없었다. "OK, GO" ‘세계일주배틀 인도를 내 품에’의 첫번째 답사지인 아그라에는 1983년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이 있다. 시간이 부족했다. 출발하기 전 클락룸에 각자의 배낭을 맡겼다. 클락룸은 동굴같이 생긴 방에 층층이 여행자들의 짐을 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자물쇠는 직접 가져온 것을 채워야 했다. 가격은 30루피로 비교적 싼 편이었다. 등에서 무거운 포토트래킹 배낭을 덜어내니 날아갈 듯 몸이 가벼워졌다.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인도인 기사가 운전하는 봉고버스에 올라탔다. 다마스 크기의 봉고는 그곳에서 택시처럼 이용되었다. 에어컨도 없는 봉고택시는 중앙차선 표시가 없는 도로 위로 뛰어들더니 릭샤와 오토바이, 소떼들, 대형트럭들 사이를 헤치며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곡예를 부리다시피 달렸다. 1시간 쯤 지나자 차창 밖의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붉은 성채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관광명소에는 세계각지에서 온 관광객들과 그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는 현지인들로 혼잡하기 마련이다. 봉고기사는 파테뿌르 시끄리 유적 입구에 있는 주차장으로 차를 세웠다. ‘드디어 도착했구나’생각하면서 내렸지만 얼마 전까지 차에서 보았던 아그라성은 보이지 않았다. 기사에게 가는 길을 묻자 돌아온 답은 황당했다. 빠테뿌르 시끄리 성곽 근처에 세워진 오토릭샤. “여기서부터 릭샤나 마차를 이용해서 아그라까지 가야한다.” 이유를 묻자 그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설명했다 “외국 관광객들은 여기서부터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없다. 이곳에 사는 인도인만 출입이 가능하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한편 이해가 되었지만 이중으로 돈을 챙기려는 얄팍한 상술임이 뻔하기에 기분은 좋지 않았다. 주차장 입구에는 이미 수많은 릭샤꾼들과 마차꾼들이 눈을 번뜩거리면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알고도 속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여기는 인도가 아닌가.’ 이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면서 기사가 데리고 온 릭샤꾼을 따라갔다. 더위와 땀 냄새에 완전히 노출된 릭샤에 올라타자 봉고택시와는 또 다른 느낌이 왔다. 오래된 인도영화 ‘시티 오브 조이’에서 릭샤를 타고 캘커타 시내 한가운데를 달려가던 맥스(패트릭 스웨이지 분)가 두 손을 번쩍 들면서 환호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나도 맥스처럼 벌떡 일어나서 두 팔을 높이 들고 ‘야호’를 외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잠시 후 릭샤는 파테뿌르 시끄리의 2개의 유적 중 하나인 자마 마스지트 앞에서 멈추었다. 릭샤에서 내리자 눈앞에 적사암으로 지은 붉은 성이 나타났다. 성안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데 이번에는 눈이 큰 인도소년이 나타나 손을 내민다. “10루피.” 손이 주머니로 가려다 나를 보고 있는 많은 시선들이 느껴져 주위를 살펴보았다. 회랑 주변에는 조잡해 보이는 장신구와 엽서, 사진첩 등을 보여주며 돈을 요구하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그들 중 대부분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비포장 흙길을 걸어 다녔다. ▲ 자마 마스지트로 들어가기 위한 계단에는 염소들이 누워있다. 소년에게 10루피를 쥐어주고 서둘러 계단을 올라갔다. 하지만 회랑 안으로 들어가기 전 신발을 벗는 순간 아이들이 일제히 ‘10루피’를 외쳤다. 동시에 내 얼굴을 향해 오랫동안 씻지 않아 얼룩진 작은 손들이 몰려들었다. 순간 당혹스러웠다. 그 곳을 어떻게 빠져나와 모스크 안으로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슬람의 모스크 풍경은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넓은 회랑과 그늘진 벽 쪽으로 노점상 같은 점포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얼핏 보기에 우리나라의 5일장 같은 시장 분위기다. ‘1571년 악바르대제 때 수도가 된 빠테뿌르 시끄리의 유적 안에서 음료와 식품, 옷, 신발, 공예품 등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는 마켓(시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국에서는 국보급 유적이나 문화재에 해당되는 곳인데 저렇게 관리 해도 되는 것일까?’ 눈앞의 광경을 보면서 호기심과 의문들이 뭉개뭉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벽돌과 대리석으로 만든 바닥은 한 낮의 햇볕에 달구어져 뜨거웠다. 처음엔 맨발로 뜨거운 바닥을 딛기가 힘들었는데 조금 걷다 보니 오히려 따뜻한 기운이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전달되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회랑 한 가운데 들어선 시장. 회랑 안쪽으로 들어가면 희대리석과 붉은 적사함으로 만든 묘들이 있다. 회랑 한쪽에 조각공예품을 파는 점포가 있다. 돌을 깎아서 만든 공예품은 흥정만 잘하면 비교적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적사암으로 지어진 자마 마스지트로 들어가는 거대한 블란드 문을 통과하면 내부에는 관광객들과 인도인들 그리고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각자 다른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서 나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텐루피를 외치던 소년의 모습이 익살스럽다.특히, 70-200mm 망원렌즈까지 부착한 캐논 마크2를 든 이방인여행자는 그들의 좋은 표적이었다. 마치 길을 잃고 헤매는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 같다고 할까?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고 있는 인도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도 소년들의 합창 ‘10루피’는 멈추지 않았다. 예언자 셰크 사림 치슈티의 묘. 백색으로 만들어진 멋진 건축물이다. 처음엔 신경 쓰는 게 귀찮아서 주머니에 있는 10루피를 주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손을 벌리는 숫자가 늘어나자 더 이상 돈을 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남매인 듯한 어린이 둘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다가와 음료수판매하는 곳을 가리키며 ‘콜라를 먹고 싶다’고 한다. 나는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그들 손에 이끌려 콜라와 림카(인도사이다)값을 지불했다. 인도 남매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수행자의 모습. 벽면에 새겨져 있는 문자와 상징들.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그 후 자마 마스지트 내부에 있는 회랑과 모스크, 하얗게 빛나는 묘 등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소년들의 추격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을 무시하기로 한다. 하지만 눈에서 카메라를 떼는 순간 그들의 눈과 마주치게 된다. 덕분에 빠테뿌르 시끄리의 기억 속에는 ‘10루피’를 외치며 손을 내밀던 아이들의 모습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 *세계일주배틀-'제1탄 인도를 내품에' 취재를 위해 협찬해 주신 항공사와 업체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래는 협찬사 명단과 로고 입니다.
    • 세계일주
    • 배틀100
    201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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