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1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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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2일 달집태우기 통해 한 해 안녕과 풍요 기원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전남 순천의 옛 성곽 마을이 새해 소망으로 물들고 있다. 순천시에 자리한 낙안읍성 놀이마당 중앙에 세워진 대형 달집이 귀성객과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초가 지붕과 토담길 사이로 솟은 달집에는 각자의 바람을 적은 소원지들이 하나둘 매달리며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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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낙안읍성 내 설치된 달집에 관광객들이 소원지를 달고 있다(제공=순천시)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읍성의 원형이 비교적 온전히 보존된 국내 대표 민속마을로, 성곽과 객사, 동헌, 초가가 어우러진 전통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설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은 이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아, 새해 첫 소망을 전통 방식으로 빌고 있다. 아이들은 색색의 종이에 소망을 적어 부모의 손을 잡고 달집에 매달고, 어른들은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문장을 또박또박 남긴다.

 

달집은 정월대보름을 상징하는 세시풍속 가운데 하나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나무와 짚을 쌓아 올린 뒤, 보름달이 떠오르는 밤 불을 놓아 액운을 태우고 풍년과 안녕을 기원한다. 낙안읍성에서는 오는 3월 2일 정월대보름 행사에 맞춰 달집태우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날 밤, 지금 달린 소원지들은 불꽃과 함께 하늘로 오르며 각 가정의 안녕과 행복을 비는 의식에 동참하게 된다.

 

행사 전까지는 누구나 달집에 소원지를 매달 수 있다. 전통놀이 체험과 함께 읍성 골목을 거닐다 보면, 세대를 아우르는 명절 풍경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윷놀이와 제기차기 소리, 초가 처마 끝에 걸린 고드름, 성곽 위를 스치는 겨울 바람이 어우러져 한 폭의 세화(歲畫)를 완성한다.

 

관광객들은 “아이에게 전통문화를 직접 보여줄 수 있어 의미 있었다”, “소원을 적으며 한 해를 다시 다짐하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설이라는 시간은 잠시 멈춘 듯하지만, 달집 아래에서는 저마다의 새 출발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보름달이 뜨는 밤, 낙안읍성의 달집은 한 해의 바람을 태워 올리며 붉게 타오를 것이다. 종이 위에 적힌 작은 소망들은 불꽃을 타고 하늘로 번지고, 남은 재는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전통이 이어주는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또 한 번 서로의 안녕을 빌며 새해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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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낙안읍성 달집 소원지 빼곡…정월대보름까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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