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의 도시에서 예술의 도시로…빌바오, 올해 꼭 가봐야 할 유럽의 변주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한때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던 도시가 유럽 문화 여행의 목적지로 다시 태어났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빌바오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Booking.com이 선정한 ‘2026년 꼭 가봐야 할 세계 10대 관광지’에 이름을 올리며, 올해 주목해야 할 도시로 떠올랐다. 강철과 조선의 기억 위에 예술과 미식, 자연을 겹겹이 쌓아 올린 이 도시는 변화의 서사를 여행으로 풀어낸다.
빌바오의 변화를 상징하는 공간은 단연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네르비온 강변에 들어선 이 미술관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유기적인 외관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바꿔 놓았다. 금속과 빛이 만들어내는 건축미는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며, 빌바오가 산업 도시에서 문화 도시로 이동했음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도시의 뿌리는 구시가지 카스코 비에호에서 만난다. 중세 시대의 골목과 일곱 개의 거리에는 핀초 바와 소규모 상점, 전통 시장이 이어진다. 바스크 특유의 소박하지만 밀도 있는 일상은 걷는 것만으로도 체감된다. 미식 도시로서의 명성도 이곳에서 확인된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부터 동네 선술집까지, 재료 중심의 바스크 요리는 여행의 중요한 이유가 된다.
1929년 문을 연 리베라 시장은 빌바오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서 보여준다. 강변을 따라 펼쳐진 유럽 최대 규모의 실내 시장 중 하나로, 신선한 해산물과 농산물,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빌바오는 자연과도 가깝다. 도심에서 차로 이동하면 순례길로 유명한 산 후안 데 가스텔루가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 위 바위섬과 돌계단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빌바오 여행의 여운을 깊게 한다. 강 하구의 해안 마을 게초는 산책과 해안 풍경에 제격이며, 세계적인 서핑 명소 문다카는 칸타브리아 해안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숙소는 도심 접근성이 중요하다. 빌바오 중심에 자리한 Bilder Boutique Hotel은 세련된 디자인과 아늑한 분위기를 갖춘 부티크 호텔로, 구시가지와 미술관을 잇는 여행의 거점으로 활용하기 좋다.
빌바오는 화려함을 과시하기보다, 변화의 시간을 차분히 들려주는 도시다. 산업의 흔적 위에 예술과 미식을 얹고, 그 곁에 자연을 남겨두었다. 부킹닷컴이 ‘2026년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익숙한 스페인과는 다른 결의 여행을 찾는 이들에게, 빌바오는 지금 가장 설득력 있는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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