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2-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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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성·고흥·여수까지 잇는 월동 벨트
  • 행정 경계 넘은 생태 네트워크의 진화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겨울 남해안 하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순천만을 중심으로 머물던 흑두루미의 월동 범위가 인근 지역으로 확장되며, 남해안 전체를 아우르는 생태 네트워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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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두루미 무리가 순천만습지 하늘을 날고있다(제공=순천시)

 

순천시는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의 월동 범위가 순천만을 중심으로 보성·고흥·여수·광양·하동 등 남해안 일대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흑두루미가 행정 경계를 넘어 이동하며 하나의 광역 서식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실시한 12월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올겨울 국내에서 확인된 흑두루미는 약 9천7백 마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순천만 일대에 약 8천1백 마리, 여자만에 약 1천 마리가 월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만의 개체 수는 전년 대비 약 33% 증가해, 남해안 월동지 가운데 핵심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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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습지 인근 안개 낀 농경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흑두루미(제공=순천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습지 복원과 서식지 확대 정책을 꼽는다. 순천만과 여자만은 갯벌과 습지, 농경지가 함께 어우러진 공간으로 먹이 활동과 휴식이 동시에 가능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흑두루미가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며 머무는 현상은 서식 환경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특히 흑두루미의 이동 경로가 남해안 권역 전체로 확장되면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라는 새로운 개념도 힘을 얻고 있다. 개별 지자체의 보호 정책을 넘어, 권역 단위의 협력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는 생태 보전이 행정 단위가 아닌 자연의 흐름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환기시킨다.

 

순천시 관계자는 “가족 단위로 창공을 가르는 흑두루미의 모습은 하늘에 수묵화를 그리는 장면과도 같다”며 “지역 간 협력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는 국립생물자원관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매년 전국 주요 습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사다. 순천만에서 시작된 흑두루미의 확장은 남해안 전역을 잇는 생명의 길로 이어지고 있다. 그 길을 지켜내는 일은 이제 한 지역의 과제가 아닌, 모두의 책임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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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두루미, 순천만 넘어 남해안으로 번지는 생명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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