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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발 3,400m 고지에서 시작해 잃어버린 도시의 정상까지 전설을 걷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페루 남동부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쿠스코는 한때 잉카 제국의 수도였고, 오늘날까지도 살아있는 유적 도시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해발 3,399m에 자리한 이 도시는 ‘배꼽’을 의미하는 케추아어 이름처럼 고대 문명의 중심지였으며, 도시 곳곳에는 잉카 제국의 흔적이 유구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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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고 여행상품 28일 남미일주(제공=남미고)

  

아르마스 광장은 여행자들이 첫발을 디딜 만한 공간이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만들어진 성당과 건축물들이 웅장하게 둘러싸고 있지만, 그 중심엔 코리칸차—태양신 인티를 모시던 신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신전을 파괴하고 그 위에 세운 산토 도밍고 성당은 두 문명이 부딪히고 뒤엉킨 페루의 역사 그 자체다. 잉카의 거대한 석축은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았지만, 스페인의 벽돌 구조물은 종종 균열을 보였고, 이는 역사 속 우열이 아닌 다른 차원의 기술적 우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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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의 거대한 석축(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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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사진=픽사베이)

 

쿠스코를 걷다 보면 골목골목마다 고산도시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산 블라스 지구는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갤러리, 전통 카페가 늘어서 있어 예술과 일상이 교차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행 중이라면 산 페드로 시장에 들러 현지 식재료와 간단한 음식을 접해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구스타브 에펠이 설계한 철제 구조물이 남아 있는 이 시장은 쿠스코의 또 다른 살아있는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쿠스코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도 있다. 잉카 축제 음식인 ‘치리 우추(Chiri Uchu)’는 찻차(기니피그 고기), 치즈, 옥수수, 해산물 등이 어우러진 혼합 요리로 현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 메뉴다. 심장을 이용한 고기 꼬치 ‘안티쿠초(Anticucho)’는 거리 음식으로 흔히 볼 수 있고, 강 트라우트를 튀긴 ‘트루차 프리타’도 인기다. 알파카 고기를 활용한 로모 살타도, 매운 고추에 고기와 채소를 채워넣은 ‘로코토 렐레노’도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현지 식당인 Picantería에서는 요일별로 제공되는 스튜와 수프를 통해 다양한 잉카계 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이제 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로 향할 시간이다. 쿠스코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잉카레일’ 또는 ‘페루레일’을 통해 안데스의 대자연을 가로지른다. 기차는 우루밤바 강을 따라 달리며 감탄을 자아내는 계곡과 구릉을 지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여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면 마침내 마추픽추의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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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페루(제공=남미고)

  

1911년 미국 탐험가 하이럼 빙엄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마추픽추는 400여 년 동안 안데스 산맥 속에 감춰져 있었다. 해발 2,430m의 이 고대 도시는 잉카 황제 파차쿠티가 전용 궁전 용도로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며, 돌을 깎아 올린 신전과 관개 수로, 계단식 농경지들은 자연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현재는 하루 입장객 수가 제한되어 있어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특히 성수기에는 매진이 빠르므로 최소 한 달 전 예약이 권장된다.

 

마추픽추에 도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잉카 트레일이다. 약 4일간 42km의 길을 걷는 이 트레킹은 체력을 요구하지만 태양의 문(Inti Punku)에서 마주하는 마추픽추의 전경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준다. 트레킹을 계획한다면 먼저 체력 훈련을 시작하고, 여정 중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 필수다.

 

무엇보다 이 지역은 고산지대이기에 고산병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여행 전 미리 아스피린이나 소로치약을 챙기고, 현지에서 코카잎 차를 마시는 것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날씨 변화도 급격하므로, 자외선 차단제와 모자,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마추픽추의 건축물은 접착물을 사용하지 않고 정교하게 맞물린 석조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잉카인들의 고도 석공 기술을 실감할 수 있다. 태양의 신전, 세 창문의 방, 해시계 등이 대표적인 유적이며, 해가 떠오를 때 햇살이 정교하게 유적을 가로지르는 장면은 초현실적인 감동을 안겨준다.

 

마추픽추에서는 가이드와 함께 유적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전문 해설을 통해 잉카의 우주관과 신앙, 건축 기법 등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영어, 스페인어, 일부 한국어 가이드를 제공하는 투어도 운영 중이므로 사전에 확인하고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쿠스코와 마추픽추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문명과 자연이 조우한 세계사의 교차점이다. 고대의 숨결과 정복의 흔적,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페루인의 삶이 켜켜이 쌓인 이곳에서,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남미고의 세 번째 여정은 라파스 – 우유니를 향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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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고와 함께 하는 최치선의 남미여행] ②쿠스코에서 마추픽추까지: 잉카 문명과 맛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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