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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본의 보물, 역사의 숨결을 따라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리스본의 공기는 대서양의 바람을 품고 있었다. 트램을 타고 벨렝 지구에 들어서자, 강 위에 떠 있는 듯한 벨렝탑(Torre de Belém)의 실루엣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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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칼 벨렝탑 뒤쪽 (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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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렝탑 전면부(사진=최치선 기자)

 

 가까이 다가가면 석회암 벽에 스민 햇살이 은빛으로 반짝이며, 마치 오래된 항해 일지를 펼쳐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계단을 따라 천천히 오르며 손끝으로 느껴지는 돌벽의 거친 감촉은 세월의 무게와 바람의 흔적을 함께 전하고 있었다. 좁은 통로와 둥근 천장을 따라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지면, 마치 16세기 항해자들의 노래가 되살아나는 듯했다.

 

이 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인류의 귀중한 유산이다. 16세기 초, 마누엘 1세는 위대한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의 인도 항해를 기념하기 위해 이 탑을 세웠다. 

 

당시에는 외국 선박의 출입을 감시하는 해상 요새로 사용되었고, 이후에는 정치범을 수용하는 감옥으로 쓰이기도 했다. 시대가 흐르며 그 역할은 달라졌지만,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방되어 방문객들이 직접 오르내리며 포르투갈 대항해시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꼭대기에 오르면 테주강이 한눈에 펼쳐지고, 붉은 석양이 물든 하늘 아래 탑의 그림자는 강물 위에 길게 드리워진다. 붉은 빛이 석벽을 감싸며 탑 전체가 황혼 속에 녹아드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벨렝탑은 단지 돌로 쌓은 건축물이 아니라, 인간의 도전과 시간, 그리고 기억의 등대라는 것을. 여전히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이 탑은,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이들을 품어주는 리스본의 영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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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렝탑 좌측(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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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포토에세이] 포르투갈 벨렝탑, 시간의 흐름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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