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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댐퍼빵부터 캥거루 스테이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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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속으로 첨벙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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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서 만나는 봄, 순천만국가정원 다시 뜬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순천의 봄은 꽃보다 먼저 물길에서 시작된다. 정원을 한 바퀴 걷는 대신 배에 올라 천천히 시선을 미끄러뜨리면, 익숙한 풍경도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지난 13일부터 동천 물길을 따라 달리는 ‘정원드림호’ 운항을 다시 시작했다. 겨울 멈춤 뒤 4개월 만의 재개다. 봄빛이 번지는 정원을 가장 느리게, 그리고 가장 가까이 만나는 길이 다시 열린 셈이다. 정원드림호는 국가정원 호수정원에서 출발해 동천을 따라 왕복 약 5㎞를 오간다. 배 위에 머무는 시간은 약 40분. 발아래 물결이 흔들리고, 눈앞으로는 연둣빛으로 깨어나는 정원이 흐르듯 지나간다. 걸을 때는 놓치기 쉬운 수면의 반짝임과 강변의 결, 나무와 하늘이 한 장면으로 겹쳐지는 순간이 이 짧지 않은 항해 안에 담긴다. 순천만국가정원 누리집은 정원드림호를 정원과 도심을 잇는 연결고리로 소개하고 있다. 이 체험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배를 탄다는 데 있지 않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원래도 천천히 걷는 장소였지만, 정원드림호는 그 ‘천천함’을 물 위로 옮겨놓는다. 강바람을 맞으며 정원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뱃놀이에 가깝기보다 정원 감상의 결을 바꾸는 일에 가깝다. 순천이 정원을 보는 도시에서, 정원을 여러 방식으로 누리는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원드림호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본격 운영되며 국가정원의 대표 체험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정원 내부를 걷는 관람과는 또 다른 동선을 만들었고, 국가정원과 동천, 도심의 관계를 다시 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정원이 울타리 안 풍경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물길과 이어진다는 사실을 배 위에서 가장 선명하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기도 좋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이달 들어 튤립 개화를 시작으로 봄 손님맞이에 들어갔고, 3월부터 4월 사이에는 구근식물과 봄꽃들이 차례로 피며 정원 전역의 표정을 바꿔간다. 최근 순천시는 튤립을 시작으로 100만 송이 안팎의 봄꽃이 순차 개화하고, 3월 한 달 릴레이 꽃 풍경이 이어진다고 알렸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정원은 땅 위에서 보는 꽃밭과 또 다르다. 화사함보다 먼저 계절이 움직이는 기척이 보인다. 이용 방법도 어렵지 않다. 정원드림호는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발권으로 탑승할 수 있고, 성인 요금은 1만원이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동절기인 12월부터 3월까지는 운항을 쉬며, 올해 재개 이후에는 계절별 운영시간표에 따라 운행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10월부터 6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입장 마감은 오후 7시다. 정원 나들이와 드림호 탑승 시간을 함께 맞춰 움직이면 훨씬 여유로운 하루가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에는 원래도 꽃과 나무가 많았다. 그런데 정원드림호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풍경은 비로소 입체가 된다. 강변을 스치는 바람, 물결 위에 비치는 정원의 그림자,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수목의 선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순천의 봄은 ‘보는 것’에서 ‘머무는 것’으로 바뀐다. 여행자는 그 안에서 잠깐 관람객이 아니라, 계절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승객이 된다. 순천의 봄을 기억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올해는 정원드림호가 그 답 가운데 하나가 될 듯하다. 꽃길을 걷는 일도 좋지만, 물길 위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시간은 좀 더 오래 남는다. 봄은 늘 같은 자리에서 오는 듯 보이지만,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계절이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봄이 다시 출항했다. 이번에는 걸어서가 아니라, 천천히 떠가며 만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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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갔다가 절에 앉았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빵집에 들렀다가 절에 앉고, 딸기를 맛본 뒤 고인돌 앞에 선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장면들이 기차 한 편 안에서 한 줄로 이어진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코레일관광개발이 함께 운영하는 ‘2026년 봄맞이 템플스테이 테마 기차여행’이 오는 3월 29일 호남선 코스로 출발한다. 이번 여행은 충청·전라권 사찰을 찾아 당일형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인근 시장과 축제, 유적지와 자연 명소를 함께 둘러보도록 짜였다. 그저 절 한 곳에 다녀오는 일정이 아니라, 봄 여행의 결을 훨씬 풍성하게 엮어낸 상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호남선 코스는 충북 영동 반야사, 충남 금산 신안사, 충남 논산 지장정사, 충남 부여 무량사, 전북 부안 내소사, 전북 고창 선운사 등 6개 사찰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다녀오는 방식이다. 서울역을 출발해 영등포·수원·평택·천안 등에서 탑승할 수 있고, 목적지 인근 역에 내린 뒤 전용 차량으로 사찰까지 이동한다. 4월 12일에는 중앙선 코스도 이어질 예정이라, 봄철 템플스테이 기차여행은 호남선에서 먼저 문을 여는 셈이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절과 지역 명소를 함께 묶었다는 점이다. 신안사 코스는 대전중앙시장과 성심당 방문 일정이 포함돼 ‘산사와 도시 미식’이라는 예상 밖의 조합을 만든다. 지장정사 코스는 논산딸기축제와 연계해 딸기 시식이 가능하도록 꾸려졌고, 선운사 코스는 고창 고인돌 유적지를 함께 돌아보도록 설계됐다. 반야사 코스는 월류봉과 옥천 구읍 문화유적 탐방이 더해져 강과 절, 오래된 마을 풍경이 맞물린다. 기차를 타고 조용한 절로 들어가지만, 하루의 기억은 결코 단조롭지 않다. 사찰 자체의 매력도 봄 여행의 밀도를 높인다. 내소사는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약 600m 이어지는 전나무숲길로 잘 알려져 있다. 숲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는 순간, 바깥의 소음이 천천히 밀려나는 느낌이 분명하다. 선운사가 자리한 선운산 도립공원은 울창한 숲과 기암 풍경이 어우러진 곳이고, 고창 고인돌 유적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표 문화유산이다. 반야사가 이어지는 영동 월류봉 역시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이름처럼 석천을 따라 빼어난 절경을 펼친다. 절 한 곳을 찾는 길이 곧 풍경 여행이 되고, 유산 여행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의 본래 결도 살아 있다. 템플스테이는 불교 문화와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를 찾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된다. 사찰 안내, 참선과 명상, 스님과의 차담, 예불, 108배, 연등이나 염주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이 템플스테이의 대표 요소다. 이번 기차여행 역시 이런 기본 경험 위에 각 지역의 봄 풍경과 먹거리, 축제, 유적 답사를 덧입혔다. 그래서 이 상품은 단순한 관광상품보다 ‘하루짜리 마음 환기’에 가깝다. 빠르게 움직이되, 잠시 멈춰 서는 법도 함께 배우는 여정이다. 이 템플스테이 열차는 이미 검증을 거친 상품이기도 하다. 2024년 6월 처음 선보였고,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 2년 동안 약 900명이 이용했으며, 전국 30여 개 사찰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왔다. 왕복 열차비와 현지 이동 차량, 템플스테이 체험비, 관광지 입장료, 일부 식사비를 포함한 가격은 1인 약 10만원 수준으로 소개됐다. 일정과 이동, 체험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준비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사찰 체험은 어렵고 멀다’고 여겼던 이들에게는 의외로 진입 장벽이 낮은 봄 여행이 될 수 있다. 요즘 여행자들이 찾는 것은 많이 보는 여행보다 오래 남는 장면이다. 그런 점에서 이 상품의 조합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기차는 출발부터 여행의 리듬을 만들고, 절은 도착 이후의 속도를 늦춘다. 시장과 빵집, 딸기축제와 고인돌 유적은 그 사이를 채우며 하루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특히 호남선은 충청과 전라를 가로지르며 봄철 지역색을 압축해서 보여주기에 좋다. 차창 밖으로 계절이 흐르고, 도착한 곳에서는 산사의 공기와 지역의 맛이 기다린다. 생각보다 강한 여행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이번 봄, 가장 흥미로운 하루는 어쩌면 아주 조용한 절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그런데 그 길목에는 성심당이 있고, 논산딸기가 있고, 고창 고인돌과 월류봉 같은 풍경이 있다. 고요함과 활기, 명상과 미식, 철도와 산사가 한 장의 기차표 안에서 만나는 여행. 3월 29일 출발하는 호남선 템플스테이 열차는 ‘절에 가는 여행’이 아니라, 봄을 다르게 건너는 방법으로 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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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도심 봄날의 문화공간으로 뜬 이유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도심 한복판에 있는 오래된 집 하나가 요즘 봄나들이 목적지가 되고 있다. 한때 권력의 공간이던 곳이 이제는 전시를 보고, 음악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창원 용호동 ‘도민의 집’에서 상반기 전시·공연·기획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면서, 이곳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건물이 아니라 일부러 들러야 할 문화 산책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도지사 관사·도민의 집’ 일원에서 전시, 공연,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모 안내에 따르면 상반기 운영 기간은 2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이며, 장소는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도민의 집과 옛 도지사 관사 일원이다. 상반기 전시 프로그램의 큰 주제는 ‘여기, 지금, 그리고 다음’이다. 이미 경남 미술의 기반과 흐름을 짚는 전시 ‘지역을 지켜온 예술’이 먼저 마무리됐고, 현재의 경남 미술을 보여주는 ‘아트뉴페이스 경남’은 2월 25일부터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이후에는 장애 예술인 기획전 ‘경남, 다양한 시선’, 청년 작가 기획전 ‘경남, 청년의 시선’, 도민 참여 공공 전시 ‘도민의 작업실’ 등이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공연 프로그램도 봄의 결을 따라간다. ‘관사음악회’는 ‘봄에 기대어 봄’이라는 이름으로 3월 7일부터 4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열리며, 국악과 대중음악,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무대가 도민의 집 앞뜰에서 펼쳐진다. 관사라는 이름이 남아 있는 공간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분위기는 남다르다. 오래된 건물과 봄 햇살, 마당 공연이 겹치면서 이곳은 전시장이자 생활 속 소규모 야외 공연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기획 프로그램은 대상별로 더 세분화됐다. 성인 대상 ‘화·목한 아카데미’는 2월 24일부터 4월 16일까지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열리며, 융복합 생활문화예술교육과 특강으로 꾸려진다. 실제 지역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옛 도지사 관사 실내·야외에서 총 4가지 정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족·연인 대상 ‘주말 예술 캠프’는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토요일 낮 시간대에 앞뜰에서 열리고, 유아 참여형 프로그램 ‘아기자기’는 4월 16일부터 24일까지 어린이집·유치원 연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공간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건물의 이력 때문이다. 경남도민의 집은 1983년 완공돼 이듬해부터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어 2022년 9월 일반 시민에게 개방됐다. 옛 도지사 관사 역시 2022년 도민에게 환원됐다. 한때는 행정 권력의 안쪽 공간이던 장소가 이제는 전시를 보고 공연을 듣는 열린 공간이 된 셈이다. 그 변화의 서사가 공간 자체에 남아 있어,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 이상의 상징성을 만든다. 그래서 도민의 집은 여행기사의 시선으로 봐도 충분히 흥미롭다. 창원에는 바다와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용호동 가로수길과 용지호수 인근의 이 공간은 전혀 다른 속도를 보여준다. 전시를 보고, 마당 공연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하고, 잠시 산책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멀리 떠나는 여행과는 다른 ‘생활권 문화 여행’의 감각에 가깝다. 최근 경남도가 이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재조성하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 공간이 일회성 행사장이 아니라 장기적인 문화 거점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마지막 해석은 관련 공모 내용과 향후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도민의 집 프로그램은 화려한 대형 축제처럼 소비되기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가 스며드는 방식을 택한다. 전시는 천천히 보고, 공연은 부담 없이 서서 듣고, 체험은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설 연휴에도 이곳에서 전통공연과 예술 체험, 놀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는 사실은, 이 공간이 특정 장르나 세대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형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문화공간은 멀리 있지 않다. 오래된 집이 문을 열고, 그 안에 그림과 음악과 사람이 들어올 때 도시는 조금씩 달라진다. 창원의 도민의 집이 바로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봄 한철의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지만, 이곳이 남기는 인상은 더 길다. 도심 속에서 잠시 쉬고 보고 듣는 일, 그 사소한 문화의 시간이 결국 도시의 품격을 만든다는 사실을 도민의 집은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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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 “서울 한복판에 이런 산이?”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30분만 가면 거대한 산길이 시작된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런 특별한 등산 경험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서울 산을 함께 걷기 시작했다. 서울의 도심 속 산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홍보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북한산 인근 서울 등산관광센터에서 ‘2026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Global Hiking Mate)’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는 서울의 산을 매개로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등산을 즐기며 서울의 자연과 관광 매력을 세계에 소개하는 외국인 서포터즈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돼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32개국에서 선발된 100명의 인플루언서가 참여한다. 이들은 개인 SNS와 콘텐츠 채널을 통해 서울 등산 관광의 매력을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는다. 참가자들의 전체 팔로워 수는 약 5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대식은 환영사를 시작으로 연간 활동 계획 소개와 참가자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5명씩 팀을 구성해 팀 이름을 정하고 활동 목표를 공유하며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이후 참가자들은 전문 산악 인솔자의 안내를 받으며 북한산 우이령길을 탐방했다. 약 7.7km에 이르는 이 코스는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에 위치한 숲길로, 서울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가운데 하나다.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드물게 도심 가까이에 큰 산이 자리한 도시다. 북한산과 북악산, 관악산 등 여러 산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어 시민들이 쉽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서울은 최근 **‘도심 등산 관광’**이라는 새로운 여행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는 올해 11월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북한산·북악산·관악산에 위치한 서울 등산관광센터를 거점으로 매월 새로운 주제의 산행 미션과 팀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등산 체험을 넘어 웰니스 관광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을 포함해 자연 속 휴식과 건강을 결합한 체험 활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민과 외국인이 함께 참여하는 ‘서울 하이킹 위크’도 확대 운영된다. 봄과 가을 두 차례 진행될 예정이며, 첫 번째 행사인 ‘서울 하이킹 위크: 스프링’은 3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약 3주 동안 열린다. 이 기간에는 서울의 주요 산과 등산 명소에서 다양한 하이킹 프로그램과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산행뿐 아니라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 문화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서울 등산 관광은 최근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궁궐과 쇼핑 거리뿐 아니라 산을 찾아 자연 풍경을 즐기는 여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등산 전후로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을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도심과 자연이 가까이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다른 글로벌 도시와 차별화된 매력을 지닌다. 산과 도시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등산 관광이 앞으로 서울 관광의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 여행은 이제 궁궐과 쇼핑 거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만 가면 숲길이 이어지고 정상에 오르면 도시가 한눈에 펼쳐진다. 서울의 산을 함께 걷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이 새로운 도시 여행을 세계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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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탄소도 공개한다”…에어아시아, ESG 항공사 ‘톱5’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비행기를 탈 때 탄소 배출량까지 확인하는 시대가 왔다. 항공권 가격만 비교하던 여행자들이 이제는 환경 영향을 함께 살피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아시아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지속가능 항공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아시아가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기관인 FTSE 러셀의 최신 평가에서 항공사 부문 상위 5개 항공사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항공사로서 국제 항공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에서 에어아시아 그룹 산하 항공사들은 2024년 실적을 기반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증권거래소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룹 지주사인 캐피털 A는 전년도 3.5점에서 상승한 4.0점을 기록했고, 에어아시아엑스는 3.8점, 타이 에어아시아엑스는 3.9점을 획득했다. 이는 동일 기준으로 평가된 글로벌 항공사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글로벌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졌다.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는 **S&P 글로벌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에어아시아는 2024년 성과 기준 45%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항공업계 평균인 37%보다 높은 수치다. 에어아시아는 항공업계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항공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항공기 운영과 저탄소 기술 투자에 집중하며 탄소 배출 감소 전략을 강화해 왔다. 최근에는 여행객이 환경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에어아시아의 여행 플랫폼 ‘에어아시아 무브(AirAsia MOVE)’ 앱에서는 실제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좌석당 탄소 배출량’을 표시한다. 이용자는 항공편을 선택할 때 탄소 배출량을 비교할 수 있어 보다 환경을 고려한 여행 선택이 가능하다. 항공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2~3%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과 운영 전략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친환경 항공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신 기종 도입을 통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항로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 2025년에는 국제 항공업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상도 추가로 수상했다. 호주 기반 항공 분석 플랫폼 42kft.com은 에어아시아에 모든 평가 항목에서 만점을 부여했다. 또한 글로벌 항공 안전 평가 기관인 에어라인레이팅스(AirlineRatings)는 제1회 지속가능성 어워드에서 에어아시아를 전 세계 저비용항공사 부문 톱 3로 선정했다. 이 같은 평가는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진행돼 항공사의 환경·안전·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어아시아 그룹의 최고 지속가능경영 책임자인 야프 문 칭은 기후 리스크 관리와 운영 효율성을 핵심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와 규제 기관, 승객과 협력해 탈탄소 전략을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와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여행 산업에서도 친환경 여행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사들은 탄소 배출 저감 기술과 친환경 운영 전략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지속가능 항공 모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여행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을 준다. 그러나 이제 여행의 방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가격과 편의성뿐 아니라 환경 영향까지 고려하는 여행이 늘어나고 있다. 에어아시아의 이번 ESG 성과는 항공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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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산성, 밤이 더 아름답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낮의 행주산성은 역사로 기억되지만, 밤의 행주산성은 풍경으로 먼저 다가온다. 해가 기울면 덕양산 능선 위로 바람이 먼저 차오르고, 성곽길 끝에서는 한강 물빛이 천천히 불을 밝힌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강과 성과 노을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의 밤은 이미 봄 나들이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고양특례시가 3월 14일부터 10월까지 매주 둘째·넷째 주 토요일마다 행주산성 야간 개장을 운영한다. 관람 시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9시다. 관람료는 무료다. 주차는 제1·제2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오후 6시 이후 야간 개장을 위해 들어오는 차량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다만 장맛비나 태풍, 폭설 같은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 시간이 바뀌거나 취소될 수 있다. 행주산성의 밤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조명이 켜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한강 북안의 덕양산을 감싸고 선 토축산성으로,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동남쪽으로는 창릉천이 돌아 자연 해자의 구실을 한다. 국가유산포털은 행주산성을 사적 제56호로 소개하며,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성곽 유적으로 설명한다. 지정일은 1963년 1월 21일, 면적은 35만4732㎡다. 낮에는 국가유산의 결이 먼저 보이지만, 밤에는 이 산성이 왜 강과 평야를 굽어보는 자리에 세워졌는지가 몸으로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행주산성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이름은 역시 행주대첩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의 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행주산성 공식 안내에는 권율 장군 동상, 충장사, 행주대첩비, 대첩기념관 같은 주요 지점이 소개돼 있다. 관람객은 대첩문에서 시작해 권율 장군 동상을 지나 충장사와 덕양정을 둘러보고, 정상부 쪽에서 한강과 도심 풍경을 함께 조망하게 된다. 산성 전체 둘레는 약 1㎞ 안팎이라 너무 길지 않으면서도, 천천히 걸으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머물기 좋다. 이 길의 진짜 매력은 역사 공부가 산책으로 바뀌는 순간에 있다. 권율 장군의 이름과 대첩의 기억은 교과서에서 익숙하지만, 실제 현장에 서면 그 무게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산성 아래로 펼쳐진 강, 사방으로 트인 시야, 성을 감싼 경사와 절벽은 왜 이 자리가 전쟁의 거점이었는지를 말없이 설명한다. 그리고 해가 지면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전적지의 긴장감 위로 노을빛이 앉고, 한강 건너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행주산성은 엄숙한 유적지이면서 동시에 매혹적인 야경 명소가 된다. 역사와 풍경이 서로의 배경이 되는 곳, 행주산성의 밤은 바로 그런 두 겹의 표정을 갖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둘째·넷째 토요일만 열린다는 점도 오히려 여행의 리듬을 만든다. 늘 열려 있는 공간보다, 날짜를 맞춰 찾아가야 하는 장소는 약간의 기대를 더 품게 한다. 특히 3월부터 10월은 강바람이 가장 걷기 좋은 계절과 겹친다. 초봄에는 노을이 부드럽고, 초여름에는 강빛이 길어지며, 가을에는 공기가 맑아 멀리까지 조망이 열린다. 주말 저녁, 과하게 붐비는 상업시설 대신 역사 유적의 산책길에서 한강 야경을 본다는 경험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행주산성 주변 동선도 야간 나들이의 밀도를 높여준다. 공식 관광 정보에는 행주서원, 행주나루, 행주역사공원 같은 주변 명소가 함께 소개된다. 또 행주산성 문화관광 해설 코스에는 대첩기념관과 충훈정, 권율 장군 동상 등이 순서대로 연결돼 있어 낮 시간 탐방과 저녁 야경 코스를 자연스럽게 묶기 좋다. 행주산성 일대가 단지 ‘사진 찍고 내려오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와 풍경이 함께 쌓이는 생활권 문화유산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행주산성은 대단히 화려한 곳은 아니다. 케이블카도 없고, 거대한 상업시설도 없다. 대신 천천히 걸을 길이 있고, 오래 남은 이야기가 있고, 강을 바라보는 높은 자리가 있다. 그래서 이곳의 야간 개장은 더 반갑다. 어둠이 내린 뒤에도 서둘러 문을 닫지 않고, 사람들에게 조금 더 머물 시간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밤이 대개 소비의 시간이라면, 행주산성의 밤은 되새김의 시간에 가깝다. 한강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과거의 전장과 현재의 도시, 그리고 내 눈앞의 야경이 한 장면 안에서 겹쳐진다. 그 순간 행주산성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지금의 계절을 가장 조용하게 누릴 수 있는 전망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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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청령포, 사람 몰리자 먼저 점검했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물 건너 닿는 작은 땅,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가 다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영화 한 편이 불러낸 관심은 단순한 재방문 열풍을 넘어 실제 여행 수요로 이어졌고, 영월의 봄은 예상보다 빠르게 북적이기 시작했다. 관광객이 몰리자 행정도 한발 먼저 움직였다. 추억보다 먼저 챙긴 것은 안전이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3월 6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으로 방문객이 급증한 영월 청령포 나루를 대상으로 유도선 사업장 특별안전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청령포는 올해 설 연휴에만 1만641명이 찾았고, 삼일절 연휴인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도 1만4800여명이 방문했다. 현장에 인파가 집중되면서 청령포 나루와 청령포를 오가는 2대의 도선이 쉴 새 없이 운항했고, 안전관리를 위해 매표가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인명구조 장비와 안전 장비의 적정 비치 여부, 도선의 승선 정원 준수 여부, 관련 법규 이행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점검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유선 및 도선 사업법에 따라 개선 명령 등 행정조치가 뒤따를 예정이다. 강원도는 재난 위험 요소가 있는 관광 현장에 대해 선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청령포가 이렇게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종의 유배지라는 역사성에 더해, 최근 영화 흥행이 장소의 기억을 새로 소환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영월군은 설 연휴 청령포 방문객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고, 장릉 역시 크게 주목받으며 단종 서사를 따라가는 역사 여행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객 증가에 맞춘 대응도 잇따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영월군은 이미 3월 초 청령포 등 주요 관광지 인근 음식점 10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 점검에 들어갔다. 관광객 급증에 따른 식중독 예방과 가격 표시 점검 등, 여행 만족도를 좌우하는 생활 현장 관리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관광은 결국 풍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안전과 위생, 현장 운영의 촘촘함이 함께 받쳐줘야 다시 찾는 여행지가 된다. 청령포는 원래도 영월을 대표하는 역사 관광지다. 영월군 안내에 따르면 이곳은 청령포 관리 및 운영, 도선 운행, 매표와 시설관리가 별도로 이뤄질 만큼 체계적인 현장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강을 건너 들어가는 공간 구조 자체가 특별한 체험이 되지만, 동시에 안전관리의 밀도가 관광 경쟁력이 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점검은 단순한 일회성 대응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영화가 불러온 관심을 실제 관광 자산으로 연결하려면, 무엇보다 현장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청령포가 지금 필요한 것은 ‘많이 오는 관광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심하고 찾는 관광지’라는 신뢰를 쌓는 일이다. 영월의 봄 관광이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 시작 역시 도선의 속도보다 안전의 기준이 먼저여야 한다. 영화가 한 장소를 다시 살려내는 순간은 흔치 않다. 그러나 그 관심을 오래가는 여행으로 바꾸는 일은 결국 현장의 몫이다. 청령포가 지금 보여주는 장면은 분명하다. 사람은 늘었고, 풍경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행정은 그 사이를 메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강물 위 도선 한 척이 오가는 짧은 시간이, 영월 관광의 다음 계절을 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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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역에서 걸어서 ‘바르비종’으로…양평군립미술관, 160만이 다녀간 이유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양평에 가면, 풍경이 먼저 말을 건다. 남한강 물길이 반짝이고 산자락이 뒤에서 등을 받친다. 그런데 이 동네가 ‘그림 같은 곳’에서 그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이 그 중심에 서 있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관람객이 160만 명을 넘겼다. “지방 미술관은 어렵다”는 말을, 이곳은 15년 동안 차근차근 반박해왔다. 양평은 인구 대비 예술인이 많이 사는 곳으로 자주 언급된다. 어떤 이는 파리 근교 예술가 마을에 빗대 ‘한국의 바르비종’이라 불렀다. 미술관은 그 말의 구심점처럼 지역 예술가와 여행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특히 경의중앙선 양평역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다는 접근성이 크다. 차가 없어도 반나절 문화 산책이 가능하다. 미술관은 전시실과 교육실, 어린이 체험 공간, 도서실과 수장고까지 갖췄다. 내부가 단정하게 짜여 있어 가족 관람객도 부담이 적다. 야외에는 ‘빗물’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시선을 붙잡는다. 일본 조형 작가 세키네 노부오가 설계하고, 양평의 돌을 쌓아 만든 작품이다. 미술관 앞마당에서부터 “전시는 이미 시작됐다”는 느낌이 든다. 올봄의 하이라이트는 전국 미술대학 유망작가전 ‘무엇이 보이는가’다. 3월 14일부터 5월 10일까지, 서울·경기·인천권 대학을 포함한 여러 학교에서 추천된 59명의 젊은 작가가 120점을 선보인다. 제목은 단순하지만 질문은 크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말할 것인가.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요즘’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인 표정으로 바뀐다. 회화와 설치, 다양한 매체가 한 전시장 안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현실을 비추고, 관람객은 그 틈에서 자기 시선을 점검하게 된다. 여행 코스는 어렵지 않다. 전시를 보고 난 뒤 조금만 걸으면 남한강변이 열린다. 미술관에서 받은 자극을 강바람에 식히며 산책하기 좋다. 더 욕심이 나면 ‘더그림’이나 ‘이함캠퍼스’로 이어가도 되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두물머리까지 하루를 늘려도 된다. 양평의 장점은 “문화가 자연을 가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시를 보고 나와도, 풍경이 바로 다음 페이지처럼 이어진다. 양평군립미술관이 ‘가볼 만한 곳’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화려한 한 방이 아니라, 문턱을 낮추는 꾸준함이었다. 역에서 걸어 들어가 전시를 보고, 강변으로 흘러나오는 동선까지—이곳은 여행자에게 “문화가 있는 쉬는 법”을 제안한다. 3월, 양평에서 가장 근사한 질문은 어쩌면 이것이다. 당신은 오늘, 무엇이 보였나. [여행정보]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문화복지길 2 문의: 031-775-8515 운영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홈페이지: https://www.ymuseum.org/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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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는 건물…파주 미메시스아트뮤지엄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을 보고 나오면 이상한 착각이 든다. 전시를 한 번 본 게 아니라, 전시를 두 번 보고 나온 것 같다는 느낌. 작품을 보고, 다시 건물을 봤기 때문이다. 파주 출판도시의 가장 조용한 구간에 서 있는 이 미술관은 ‘빛·건축·예술’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관람은 눈만이 아니라 몸 전체로 시작된다. 설계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루 시자(Álvaro Siza).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단단한 콘크리트를 마치 종이처럼 휘게 만들고, 그 곡선을 따라 시간의 빛이 스민다. 외부에서는 회백색 덩어리 두 개가 날개처럼 좌우로 벌어져, 멀리서 보면 책장을 넘기는 장면 같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직선과 곡선이 맞물리며 ‘정지된 조각’이 아니라 ‘움직이는 장면’이 된다. 실내는 더 극적이다. 새하얀 전시공간은 자연광을 끌어들여, 아침과 오후가 서로 다른 표정을 만든다. 같은 벽, 같은 바닥인데도 빛의 각도가 바뀌면 공간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작품을 보기 전에 빛을 보게 되고, 빛을 보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미술관의 조명은 계절이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미메시스는 2005년 열린책들이 만든 예술 전문 브랜드이기도 하다. 1층 북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만으로도 이곳의 성격이 읽힌다. 바쁘게 소비하기보다, 천천히 감각을 정리하는 장소. 그래도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포토 스폿을 따라가보자. 미메시스의 얼굴, 날개, 캔버스, 전망대, 중심이라 불리는 다섯 지점은 건축의 특징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3층에서 두 날개의 중심부를 내려다보면 곡면과 직각, 예각이 겹쳐진 기하학이 한 프레임에 담긴다. 3월 22일까지 이어지는 기획전 ‘DRAMA’는 서동욱·서상익·윤미류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회화 속 인물이 감정과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탐구한다. 인물의 표정과 거리, 배치가 만든 긴장감이 건축의 선과 만나면서 전시는 더 ‘입체’가 된다. 작품이 공간을 바꾸고, 공간이 작품의 리듬을 바꾼다. 연계 여행은 가볍게 잡는 편이 좋다. 미술관의 여운이 긴 편이라, 열화당책박물관·지혜의숲·헤이리예술마을을 ‘가까운 다음 장’처럼 붙이면 딱이다. 파주는 멀리 가서 얻는 감동이 아니라, 가까이서 오래 바라봐서 생기는 감동을 아는 도시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의 매력은 “멋있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콘크리트는 차갑다는 편견이 곡선 앞에서 풀리고, 전시는 조명으로 만든다는 상식이 자연광 앞에서 흔들린다. 전시를 보고도 건축이 더 오래 남는 날, 여행은 한 겹 더 깊어진다. 3월, 파주에서 ‘건물 자체가 작품’인 미술관을 찾는다면 이곳이 가장 설득력 있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파주시 문발로 253문의: 031-955-4100 운영시간: (동절기) 10:00~18:00 / (하절기) 10:00~19:00, 월·화요일 휴무이용요금: 성인 10,000원 / 청소년(14~18세) 7,000원 홈페이지: www.mimesisartmuse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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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리겠네” 했다가 멈춘다…양주 장흥계곡, 장욱진 미술관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처음엔 누구나 방심한다. “저 정도 선은 나도 그을 수 있겠다”는 마음의 소리가 슬쩍 새어 나온다. 그런데 한 걸음만 더 가까이 가면, 그 단순한 선 위로 까치가 날고 소가 울고, 집 안에 사람 냄새가 스민다. 장욱진을 다시 만나는 순간은 늘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는 산과 나무, 새와 달을 과감히 간추렸고, 덜어낸 자리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군더더기 없는 글이 오래 남듯, 그의 그림도 오래 남는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흥계곡의 품에 들어앉아 있다. 일영봉·형제봉·수리봉이 둘러싼 산자락, 매표소를 지나면 드넓은 조각공원이 먼저 길을 연다. 공원은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의 전시’ 같다. 석현천 위 아치형 구름다리를 건너 미술관에 닿는 동선도 인상적이다. 건물은 호랑이가 산속에서 편안히 누운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장욱진의 대표작 ‘호작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그 곡선이 갑자기 생명처럼 느껴진다. 미술관 내부는 한 번에 읽히지 않는다. 1층은 중정을 중심으로 작은 방들이 이어지고, 2층은 다락방처럼 아늑하다. 무심코 걷다 보면 특별함을 놓치기 쉽다. 이곳은 눈높이를 잠깐 ‘하늘에서 내려’야 비로소 보이는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건축 모형이 전시돼 있어 공간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꼭 멈춰야 할 작품이 있다. 장욱진이 덕소 작업실 부엌에 그려두었던 벽화를 떼어내 전시장으로 옮긴 ‘식탁’과 ‘동물가족’ 앞이다. 크지 않은 화면인데도, 이상하게 시간이 늦게 간다. 오래 머물러도 아깝지 않다. 여행자에게 장흥은 “산책이 다 해주는 동네”다. 미술관을 나와 계곡 쪽으로 천천히 걸으면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그림의 여운을 붙잡아준다. 길 건너편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은 추가요금 없이 함께 볼 수 있어, 하루 일정이 자연스럽게 ‘두 개의 미술관’으로 확장된다. 조금 더 욕심이 나면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장흥자생수목원, 권율장군묘까지 묶어도 좋다. 봄의 장흥은 멀리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멀리 온 기분을 준다. 장욱진의 그림은 대단한 기술을 과시하지 않는다. 대신 “삶을 어떻게 단순하게 바라볼 것인가”를 묻는다. 장흥계곡 한복판의 미술관은 그 질문을 조용히 건네는 장소다. 3월, 산과 물 사이에서 한 줄의 선을 오래 바라보다가 돌아오는 길. 그날의 여행은 ‘많이 본 날’이 아니라 ‘깊게 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문의: 031-8082-4245 운영시간: 10:00~18:00,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5,000원 / 어린이 1,000원 홈페이지: www.yangju.go.kr/changucchin/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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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숨은 ‘음악 미술관’…과천 K&L뮤지엄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과천의 ‘뒷골’은 이름부터 한 발 물러서 있다. 우면산·관악산·청계산 능선이 빙 둘러친 골짜기. 도시 소음이 끝나는 지점에서 K&L뮤지엄은 느린 속도로 관람객을 맞는다. 건물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는 단정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이곳의 전시는 눈으로만 보지 않는다. 귀가 함께 걷는다. K&L 컬렉션의 바탕에는 ‘음악’이 있다. 전시장 벽면에는 바그너의 오페라 ‘발퀴레’가 흐르고, 관람객은 화면과 소리 사이를 오가며 작품을 읽게 된다. 조용한 공간에서 음악은 배경이 아니라 길잡이다. 그림의 색이 소리에 반응하고, 조각의 질감이 리듬을 타는 듯하다. “미술관이 이렇게 또렷해질 수 있나” 싶은 순간이 몇 번씩 온다. 올해는 개관 3주년. 이를 기념해 24명의 국내외 작가 작품을 모은 ‘K&L 뮤지엄 소장품전’이 4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소장품전은 미술관의 성격을 가장 정직하게 드러낸다. 어떤 작가를 선택했고, 어떤 결을 오래 붙잡아왔는지—그 축적이 한 전시로 드러난다. 거창한 설명 없이도 “이 미술관은 이런 세계를 좋아한다”는 말이 전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읽힌다. 여행자에게 좋은 이유는 ‘속도’다. K&L은 붐비는 동선이 아니라, 감상을 천천히 이어가도록 짜인 곳이다. 더 깊게 보고 싶다면 큐레이터 팀이 직접 진행하는 프라이빗 투어를 예약해도 좋다. 작품을 ‘많이’ 보는 대신, 몇 점을 ‘오래’ 보게 만드는 방식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아니라, 오래 볼수록 보이는 것이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전시를 본 뒤에는 2025년 문을 연 자매 공간 K&L 라이브러리로 발길을 돌려보자. 달리·피카소·미로·고야 등 19~20세기 스페인 거장들의 판화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지고, 음료와 와인을 곁들일 수 있어 ‘관람의 여운’을 부드럽게 늘려준다. 미술관 관람객에게는 할인 혜택도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자리에서 음악과 작품을 마주하고, 책과 판화로 한 번 더 숨을 고르는 코스. 하루가 과하게 채워지지 않으면서도 밀도가 남는다. 연계 여행도 어렵지 않다. 가까운 렛츠런파크 서울, 국립과천과학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을 묶으면 “산속의 미술관—도시의 문화시설”을 오가는 반나절 일정이 된다. 과천은 의외로 ‘문화가 촘촘한 도시’다. K&L은 그 촘촘함을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곳이고,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큰 미술관이 주는 스펙터클이 아니라, 작은 미술관이 주는 ‘집중’이 필요할 때가 있다. K&L뮤지엄은 그 집중을 음악으로 도와준다. 산이 둘러싼 뒷골에서, 눈과 귀가 동시에 열리는 경험. 4월 12일까지 이어지는 소장품전은 봄의 속도를 늦추기에 딱 맞는 이유가 된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과천시 뒷골2로 19 문의: 0507-1421-8116 운영시간: 10:00~18:00,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6,000원, 청소년 3,000원 홈페이지: https://www.kandl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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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숲이 됐다…용인 백남준아트센터 ‘TV정원’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용인 기흥구에 들어서면 길 이름부터 낯익다. ‘백남준로’. 그 끝에서 백남준아트센터는 거울을 겹겹이 두른 얼굴로 서 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건물은 풍경을 비추고, 풍경은 다시 관람객을 비춘다. 2026년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서거 20주기. 아트센터는 이 시간을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그의 예술을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공재”로 다시 읽는 계기로 삼는다. 백남준은 1963년 텔레비전의 내부 회로를 변조한 작품으로 미디어 아티스트의 길을 열었다. 브라운관은 그에게 화면이 아니라 조형 재료였다. 영상은 조각과 설치를 만나 입체가 되었고, 기술은 예술의 문법이 되었다. 스스로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개발하며 ‘편집 가능한 시간’을 손에 쥐었고, 음악과 신체, 우연과 놀이를 끝까지 실험했다. 그가 남긴 것은 작품만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의 사용법”이었다. 관람의 첫 장면은 1층에서 시작된다. 대표작 ‘TV정원’은 화면이 빛을 내뿜는 대신 식물과 함께 숨을 쉰다. 관객은 조용히 걷다가, 어느 순간 스피커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와 초록의 질감에 발을 멈춘다. 2층에는 백남준의 뉴욕 작업실을 재현한 ‘메모라빌리아’가 있다. 낡은 메모, 기계 부품, 비디오 장비들이 그대로 놓여 있어, 거장의 작업이 실은 수많은 ‘손의 흔적’ 위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3월 19일부터는 자그레브 현대미술관과 공동기획한 전시 ‘불연속의 접점들’이 문을 연다. 불연속처럼 보이는 역사와 미디어의 흐름이 어떻게 다시 연결되고, 어떤 방식으로 오늘의 감각에 닿는지 묻는 자리다. 개막일에는 공연도 예정돼 전시의 ‘첫 호흡’을 현장에서 함께할 수 있다. 전시장을 다 보고도 아쉽다면, 온라인에 구축된 방대한 비디오 아카이브로 집에서도 계속 이어볼 수 있다. 낯설었던 현대미술은 여기서 ‘설명’보다 ‘체험’으로 가까워진다. 백남준아트센터의 가장 좋은 계절은, 사실 “산책이 가능한 달”이다. 센터 앞에서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어린이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면 봄빛이 전시의 여운을 밖으로 꺼내준다. 미술관 여행은 대단한 지식이 아니라, 천천히 보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화면이 조각이 되고, 소리가 풍경이 되는 곳. 3월, 용인에서 백남준을 만나는 일은 ‘예술을 이해하는 여행’이 아니라 ‘감각을 새로 켜는 여행’이다. [여행 정보] 주소: 경기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 운영: 10:00~18:00(입장마감 17:00) / 월요일 휴관 문의: 031-201-8500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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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서 만나는 봄, 순천만국가정원 다시 뜬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순천의 봄은 꽃보다 먼저 물길에서 시작된다. 정원을 한 바퀴 걷는 대신 배에 올라 천천히 시선을 미끄러뜨리면, 익숙한 풍경도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지난 13일부터 동천 물길을 따라 달리는 ‘정원드림호’ 운항을 다시 시작했다. 겨울 멈춤 뒤 4개월 만의 재개다. 봄빛이 번지는 정원을 가장 느리게, 그리고 가장 가까이 만나는 길이 다시 열린 셈이다. 정원드림호는 국가정원 호수정원에서 출발해 동천을 따라 왕복 약 5㎞를 오간다. 배 위에 머무는 시간은 약 40분. 발아래 물결이 흔들리고, 눈앞으로는 연둣빛으로 깨어나는 정원이 흐르듯 지나간다. 걸을 때는 놓치기 쉬운 수면의 반짝임과 강변의 결, 나무와 하늘이 한 장면으로 겹쳐지는 순간이 이 짧지 않은 항해 안에 담긴다. 순천만국가정원 누리집은 정원드림호를 정원과 도심을 잇는 연결고리로 소개하고 있다. 이 체험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배를 탄다는 데 있지 않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원래도 천천히 걷는 장소였지만, 정원드림호는 그 ‘천천함’을 물 위로 옮겨놓는다. 강바람을 맞으며 정원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뱃놀이에 가깝기보다 정원 감상의 결을 바꾸는 일에 가깝다. 순천이 정원을 보는 도시에서, 정원을 여러 방식으로 누리는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원드림호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본격 운영되며 국가정원의 대표 체험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정원 내부를 걷는 관람과는 또 다른 동선을 만들었고, 국가정원과 동천, 도심의 관계를 다시 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정원이 울타리 안 풍경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물길과 이어진다는 사실을 배 위에서 가장 선명하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기도 좋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이달 들어 튤립 개화를 시작으로 봄 손님맞이에 들어갔고, 3월부터 4월 사이에는 구근식물과 봄꽃들이 차례로 피며 정원 전역의 표정을 바꿔간다. 최근 순천시는 튤립을 시작으로 100만 송이 안팎의 봄꽃이 순차 개화하고, 3월 한 달 릴레이 꽃 풍경이 이어진다고 알렸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정원은 땅 위에서 보는 꽃밭과 또 다르다. 화사함보다 먼저 계절이 움직이는 기척이 보인다. 이용 방법도 어렵지 않다. 정원드림호는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발권으로 탑승할 수 있고, 성인 요금은 1만원이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동절기인 12월부터 3월까지는 운항을 쉬며, 올해 재개 이후에는 계절별 운영시간표에 따라 운행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10월부터 6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입장 마감은 오후 7시다. 정원 나들이와 드림호 탑승 시간을 함께 맞춰 움직이면 훨씬 여유로운 하루가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에는 원래도 꽃과 나무가 많았다. 그런데 정원드림호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풍경은 비로소 입체가 된다. 강변을 스치는 바람, 물결 위에 비치는 정원의 그림자,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수목의 선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순천의 봄은 ‘보는 것’에서 ‘머무는 것’으로 바뀐다. 여행자는 그 안에서 잠깐 관람객이 아니라, 계절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승객이 된다. 순천의 봄을 기억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올해는 정원드림호가 그 답 가운데 하나가 될 듯하다. 꽃길을 걷는 일도 좋지만, 물길 위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시간은 좀 더 오래 남는다. 봄은 늘 같은 자리에서 오는 듯 보이지만,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계절이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봄이 다시 출항했다. 이번에는 걸어서가 아니라, 천천히 떠가며 만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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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서 만나는 봄, 순천만국가정원 다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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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갔다가 절에 앉았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빵집에 들렀다가 절에 앉고, 딸기를 맛본 뒤 고인돌 앞에 선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장면들이 기차 한 편 안에서 한 줄로 이어진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코레일관광개발이 함께 운영하는 ‘2026년 봄맞이 템플스테이 테마 기차여행’이 오는 3월 29일 호남선 코스로 출발한다. 이번 여행은 충청·전라권 사찰을 찾아 당일형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인근 시장과 축제, 유적지와 자연 명소를 함께 둘러보도록 짜였다. 그저 절 한 곳에 다녀오는 일정이 아니라, 봄 여행의 결을 훨씬 풍성하게 엮어낸 상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호남선 코스는 충북 영동 반야사, 충남 금산 신안사, 충남 논산 지장정사, 충남 부여 무량사, 전북 부안 내소사, 전북 고창 선운사 등 6개 사찰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다녀오는 방식이다. 서울역을 출발해 영등포·수원·평택·천안 등에서 탑승할 수 있고, 목적지 인근 역에 내린 뒤 전용 차량으로 사찰까지 이동한다. 4월 12일에는 중앙선 코스도 이어질 예정이라, 봄철 템플스테이 기차여행은 호남선에서 먼저 문을 여는 셈이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절과 지역 명소를 함께 묶었다는 점이다. 신안사 코스는 대전중앙시장과 성심당 방문 일정이 포함돼 ‘산사와 도시 미식’이라는 예상 밖의 조합을 만든다. 지장정사 코스는 논산딸기축제와 연계해 딸기 시식이 가능하도록 꾸려졌고, 선운사 코스는 고창 고인돌 유적지를 함께 돌아보도록 설계됐다. 반야사 코스는 월류봉과 옥천 구읍 문화유적 탐방이 더해져 강과 절, 오래된 마을 풍경이 맞물린다. 기차를 타고 조용한 절로 들어가지만, 하루의 기억은 결코 단조롭지 않다. 사찰 자체의 매력도 봄 여행의 밀도를 높인다. 내소사는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약 600m 이어지는 전나무숲길로 잘 알려져 있다. 숲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는 순간, 바깥의 소음이 천천히 밀려나는 느낌이 분명하다. 선운사가 자리한 선운산 도립공원은 울창한 숲과 기암 풍경이 어우러진 곳이고, 고창 고인돌 유적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표 문화유산이다. 반야사가 이어지는 영동 월류봉 역시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이름처럼 석천을 따라 빼어난 절경을 펼친다. 절 한 곳을 찾는 길이 곧 풍경 여행이 되고, 유산 여행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의 본래 결도 살아 있다. 템플스테이는 불교 문화와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를 찾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된다. 사찰 안내, 참선과 명상, 스님과의 차담, 예불, 108배, 연등이나 염주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이 템플스테이의 대표 요소다. 이번 기차여행 역시 이런 기본 경험 위에 각 지역의 봄 풍경과 먹거리, 축제, 유적 답사를 덧입혔다. 그래서 이 상품은 단순한 관광상품보다 ‘하루짜리 마음 환기’에 가깝다. 빠르게 움직이되, 잠시 멈춰 서는 법도 함께 배우는 여정이다. 이 템플스테이 열차는 이미 검증을 거친 상품이기도 하다. 2024년 6월 처음 선보였고,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 2년 동안 약 900명이 이용했으며, 전국 30여 개 사찰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왔다. 왕복 열차비와 현지 이동 차량, 템플스테이 체험비, 관광지 입장료, 일부 식사비를 포함한 가격은 1인 약 10만원 수준으로 소개됐다. 일정과 이동, 체험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준비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사찰 체험은 어렵고 멀다’고 여겼던 이들에게는 의외로 진입 장벽이 낮은 봄 여행이 될 수 있다. 요즘 여행자들이 찾는 것은 많이 보는 여행보다 오래 남는 장면이다. 그런 점에서 이 상품의 조합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기차는 출발부터 여행의 리듬을 만들고, 절은 도착 이후의 속도를 늦춘다. 시장과 빵집, 딸기축제와 고인돌 유적은 그 사이를 채우며 하루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특히 호남선은 충청과 전라를 가로지르며 봄철 지역색을 압축해서 보여주기에 좋다. 차창 밖으로 계절이 흐르고, 도착한 곳에서는 산사의 공기와 지역의 맛이 기다린다. 생각보다 강한 여행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이번 봄, 가장 흥미로운 하루는 어쩌면 아주 조용한 절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그런데 그 길목에는 성심당이 있고, 논산딸기가 있고, 고창 고인돌과 월류봉 같은 풍경이 있다. 고요함과 활기, 명상과 미식, 철도와 산사가 한 장의 기차표 안에서 만나는 여행. 3월 29일 출발하는 호남선 템플스테이 열차는 ‘절에 가는 여행’이 아니라, 봄을 다르게 건너는 방법으로 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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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갔다가 절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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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도심 봄날의 문화공간으로 뜬 이유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도심 한복판에 있는 오래된 집 하나가 요즘 봄나들이 목적지가 되고 있다. 한때 권력의 공간이던 곳이 이제는 전시를 보고, 음악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창원 용호동 ‘도민의 집’에서 상반기 전시·공연·기획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면서, 이곳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건물이 아니라 일부러 들러야 할 문화 산책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도지사 관사·도민의 집’ 일원에서 전시, 공연,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모 안내에 따르면 상반기 운영 기간은 2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이며, 장소는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도민의 집과 옛 도지사 관사 일원이다. 상반기 전시 프로그램의 큰 주제는 ‘여기, 지금, 그리고 다음’이다. 이미 경남 미술의 기반과 흐름을 짚는 전시 ‘지역을 지켜온 예술’이 먼저 마무리됐고, 현재의 경남 미술을 보여주는 ‘아트뉴페이스 경남’은 2월 25일부터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이후에는 장애 예술인 기획전 ‘경남, 다양한 시선’, 청년 작가 기획전 ‘경남, 청년의 시선’, 도민 참여 공공 전시 ‘도민의 작업실’ 등이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공연 프로그램도 봄의 결을 따라간다. ‘관사음악회’는 ‘봄에 기대어 봄’이라는 이름으로 3월 7일부터 4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열리며, 국악과 대중음악,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무대가 도민의 집 앞뜰에서 펼쳐진다. 관사라는 이름이 남아 있는 공간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분위기는 남다르다. 오래된 건물과 봄 햇살, 마당 공연이 겹치면서 이곳은 전시장이자 생활 속 소규모 야외 공연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기획 프로그램은 대상별로 더 세분화됐다. 성인 대상 ‘화·목한 아카데미’는 2월 24일부터 4월 16일까지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열리며, 융복합 생활문화예술교육과 특강으로 꾸려진다. 실제 지역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옛 도지사 관사 실내·야외에서 총 4가지 정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족·연인 대상 ‘주말 예술 캠프’는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토요일 낮 시간대에 앞뜰에서 열리고, 유아 참여형 프로그램 ‘아기자기’는 4월 16일부터 24일까지 어린이집·유치원 연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공간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건물의 이력 때문이다. 경남도민의 집은 1983년 완공돼 이듬해부터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어 2022년 9월 일반 시민에게 개방됐다. 옛 도지사 관사 역시 2022년 도민에게 환원됐다. 한때는 행정 권력의 안쪽 공간이던 장소가 이제는 전시를 보고 공연을 듣는 열린 공간이 된 셈이다. 그 변화의 서사가 공간 자체에 남아 있어,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 이상의 상징성을 만든다. 그래서 도민의 집은 여행기사의 시선으로 봐도 충분히 흥미롭다. 창원에는 바다와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용호동 가로수길과 용지호수 인근의 이 공간은 전혀 다른 속도를 보여준다. 전시를 보고, 마당 공연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하고, 잠시 산책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멀리 떠나는 여행과는 다른 ‘생활권 문화 여행’의 감각에 가깝다. 최근 경남도가 이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재조성하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 공간이 일회성 행사장이 아니라 장기적인 문화 거점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마지막 해석은 관련 공모 내용과 향후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도민의 집 프로그램은 화려한 대형 축제처럼 소비되기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가 스며드는 방식을 택한다. 전시는 천천히 보고, 공연은 부담 없이 서서 듣고, 체험은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설 연휴에도 이곳에서 전통공연과 예술 체험, 놀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는 사실은, 이 공간이 특정 장르나 세대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형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문화공간은 멀리 있지 않다. 오래된 집이 문을 열고, 그 안에 그림과 음악과 사람이 들어올 때 도시는 조금씩 달라진다. 창원의 도민의 집이 바로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봄 한철의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지만, 이곳이 남기는 인상은 더 길다. 도심 속에서 잠시 쉬고 보고 듣는 일, 그 사소한 문화의 시간이 결국 도시의 품격을 만든다는 사실을 도민의 집은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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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도심 봄날의 문화공간으로 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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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 “서울 한복판에 이런 산이?”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30분만 가면 거대한 산길이 시작된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런 특별한 등산 경험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서울 산을 함께 걷기 시작했다. 서울의 도심 속 산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홍보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북한산 인근 서울 등산관광센터에서 ‘2026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Global Hiking Mate)’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는 서울의 산을 매개로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등산을 즐기며 서울의 자연과 관광 매력을 세계에 소개하는 외국인 서포터즈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돼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32개국에서 선발된 100명의 인플루언서가 참여한다. 이들은 개인 SNS와 콘텐츠 채널을 통해 서울 등산 관광의 매력을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는다. 참가자들의 전체 팔로워 수는 약 5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대식은 환영사를 시작으로 연간 활동 계획 소개와 참가자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5명씩 팀을 구성해 팀 이름을 정하고 활동 목표를 공유하며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이후 참가자들은 전문 산악 인솔자의 안내를 받으며 북한산 우이령길을 탐방했다. 약 7.7km에 이르는 이 코스는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에 위치한 숲길로, 서울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가운데 하나다.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드물게 도심 가까이에 큰 산이 자리한 도시다. 북한산과 북악산, 관악산 등 여러 산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어 시민들이 쉽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서울은 최근 **‘도심 등산 관광’**이라는 새로운 여행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는 올해 11월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북한산·북악산·관악산에 위치한 서울 등산관광센터를 거점으로 매월 새로운 주제의 산행 미션과 팀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등산 체험을 넘어 웰니스 관광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을 포함해 자연 속 휴식과 건강을 결합한 체험 활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민과 외국인이 함께 참여하는 ‘서울 하이킹 위크’도 확대 운영된다. 봄과 가을 두 차례 진행될 예정이며, 첫 번째 행사인 ‘서울 하이킹 위크: 스프링’은 3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약 3주 동안 열린다. 이 기간에는 서울의 주요 산과 등산 명소에서 다양한 하이킹 프로그램과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산행뿐 아니라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 문화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서울 등산 관광은 최근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궁궐과 쇼핑 거리뿐 아니라 산을 찾아 자연 풍경을 즐기는 여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등산 전후로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을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도심과 자연이 가까이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다른 글로벌 도시와 차별화된 매력을 지닌다. 산과 도시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등산 관광이 앞으로 서울 관광의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 여행은 이제 궁궐과 쇼핑 거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만 가면 숲길이 이어지고 정상에 오르면 도시가 한눈에 펼쳐진다. 서울의 산을 함께 걷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이 새로운 도시 여행을 세계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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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 “서울 한복판에 이런 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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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탄소도 공개한다”…에어아시아, ESG 항공사 ‘톱5’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비행기를 탈 때 탄소 배출량까지 확인하는 시대가 왔다. 항공권 가격만 비교하던 여행자들이 이제는 환경 영향을 함께 살피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아시아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지속가능 항공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아시아가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기관인 FTSE 러셀의 최신 평가에서 항공사 부문 상위 5개 항공사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항공사로서 국제 항공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에서 에어아시아 그룹 산하 항공사들은 2024년 실적을 기반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증권거래소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룹 지주사인 캐피털 A는 전년도 3.5점에서 상승한 4.0점을 기록했고, 에어아시아엑스는 3.8점, 타이 에어아시아엑스는 3.9점을 획득했다. 이는 동일 기준으로 평가된 글로벌 항공사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글로벌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졌다.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는 **S&P 글로벌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에어아시아는 2024년 성과 기준 45%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항공업계 평균인 37%보다 높은 수치다. 에어아시아는 항공업계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항공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항공기 운영과 저탄소 기술 투자에 집중하며 탄소 배출 감소 전략을 강화해 왔다. 최근에는 여행객이 환경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에어아시아의 여행 플랫폼 ‘에어아시아 무브(AirAsia MOVE)’ 앱에서는 실제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좌석당 탄소 배출량’을 표시한다. 이용자는 항공편을 선택할 때 탄소 배출량을 비교할 수 있어 보다 환경을 고려한 여행 선택이 가능하다. 항공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2~3%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과 운영 전략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친환경 항공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신 기종 도입을 통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항로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 2025년에는 국제 항공업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상도 추가로 수상했다. 호주 기반 항공 분석 플랫폼 42kft.com은 에어아시아에 모든 평가 항목에서 만점을 부여했다. 또한 글로벌 항공 안전 평가 기관인 에어라인레이팅스(AirlineRatings)는 제1회 지속가능성 어워드에서 에어아시아를 전 세계 저비용항공사 부문 톱 3로 선정했다. 이 같은 평가는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진행돼 항공사의 환경·안전·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어아시아 그룹의 최고 지속가능경영 책임자인 야프 문 칭은 기후 리스크 관리와 운영 효율성을 핵심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와 규제 기관, 승객과 협력해 탈탄소 전략을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와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여행 산업에서도 친환경 여행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사들은 탄소 배출 저감 기술과 친환경 운영 전략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지속가능 항공 모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여행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을 준다. 그러나 이제 여행의 방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가격과 편의성뿐 아니라 환경 영향까지 고려하는 여행이 늘어나고 있다. 에어아시아의 이번 ESG 성과는 항공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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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탄소도 공개한다”…에어아시아, ESG 항공사 ‘톱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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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산성, 밤이 더 아름답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낮의 행주산성은 역사로 기억되지만, 밤의 행주산성은 풍경으로 먼저 다가온다. 해가 기울면 덕양산 능선 위로 바람이 먼저 차오르고, 성곽길 끝에서는 한강 물빛이 천천히 불을 밝힌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강과 성과 노을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의 밤은 이미 봄 나들이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고양특례시가 3월 14일부터 10월까지 매주 둘째·넷째 주 토요일마다 행주산성 야간 개장을 운영한다. 관람 시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9시다. 관람료는 무료다. 주차는 제1·제2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오후 6시 이후 야간 개장을 위해 들어오는 차량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다만 장맛비나 태풍, 폭설 같은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 시간이 바뀌거나 취소될 수 있다. 행주산성의 밤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조명이 켜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한강 북안의 덕양산을 감싸고 선 토축산성으로,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동남쪽으로는 창릉천이 돌아 자연 해자의 구실을 한다. 국가유산포털은 행주산성을 사적 제56호로 소개하며,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성곽 유적으로 설명한다. 지정일은 1963년 1월 21일, 면적은 35만4732㎡다. 낮에는 국가유산의 결이 먼저 보이지만, 밤에는 이 산성이 왜 강과 평야를 굽어보는 자리에 세워졌는지가 몸으로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행주산성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이름은 역시 행주대첩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의 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행주산성 공식 안내에는 권율 장군 동상, 충장사, 행주대첩비, 대첩기념관 같은 주요 지점이 소개돼 있다. 관람객은 대첩문에서 시작해 권율 장군 동상을 지나 충장사와 덕양정을 둘러보고, 정상부 쪽에서 한강과 도심 풍경을 함께 조망하게 된다. 산성 전체 둘레는 약 1㎞ 안팎이라 너무 길지 않으면서도, 천천히 걸으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머물기 좋다. 이 길의 진짜 매력은 역사 공부가 산책으로 바뀌는 순간에 있다. 권율 장군의 이름과 대첩의 기억은 교과서에서 익숙하지만, 실제 현장에 서면 그 무게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산성 아래로 펼쳐진 강, 사방으로 트인 시야, 성을 감싼 경사와 절벽은 왜 이 자리가 전쟁의 거점이었는지를 말없이 설명한다. 그리고 해가 지면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전적지의 긴장감 위로 노을빛이 앉고, 한강 건너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행주산성은 엄숙한 유적지이면서 동시에 매혹적인 야경 명소가 된다. 역사와 풍경이 서로의 배경이 되는 곳, 행주산성의 밤은 바로 그런 두 겹의 표정을 갖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둘째·넷째 토요일만 열린다는 점도 오히려 여행의 리듬을 만든다. 늘 열려 있는 공간보다, 날짜를 맞춰 찾아가야 하는 장소는 약간의 기대를 더 품게 한다. 특히 3월부터 10월은 강바람이 가장 걷기 좋은 계절과 겹친다. 초봄에는 노을이 부드럽고, 초여름에는 강빛이 길어지며, 가을에는 공기가 맑아 멀리까지 조망이 열린다. 주말 저녁, 과하게 붐비는 상업시설 대신 역사 유적의 산책길에서 한강 야경을 본다는 경험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행주산성 주변 동선도 야간 나들이의 밀도를 높여준다. 공식 관광 정보에는 행주서원, 행주나루, 행주역사공원 같은 주변 명소가 함께 소개된다. 또 행주산성 문화관광 해설 코스에는 대첩기념관과 충훈정, 권율 장군 동상 등이 순서대로 연결돼 있어 낮 시간 탐방과 저녁 야경 코스를 자연스럽게 묶기 좋다. 행주산성 일대가 단지 ‘사진 찍고 내려오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와 풍경이 함께 쌓이는 생활권 문화유산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행주산성은 대단히 화려한 곳은 아니다. 케이블카도 없고, 거대한 상업시설도 없다. 대신 천천히 걸을 길이 있고, 오래 남은 이야기가 있고, 강을 바라보는 높은 자리가 있다. 그래서 이곳의 야간 개장은 더 반갑다. 어둠이 내린 뒤에도 서둘러 문을 닫지 않고, 사람들에게 조금 더 머물 시간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밤이 대개 소비의 시간이라면, 행주산성의 밤은 되새김의 시간에 가깝다. 한강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과거의 전장과 현재의 도시, 그리고 내 눈앞의 야경이 한 장면 안에서 겹쳐진다. 그 순간 행주산성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지금의 계절을 가장 조용하게 누릴 수 있는 전망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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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청령포, 사람 몰리자 먼저 점검했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물 건너 닿는 작은 땅,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가 다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영화 한 편이 불러낸 관심은 단순한 재방문 열풍을 넘어 실제 여행 수요로 이어졌고, 영월의 봄은 예상보다 빠르게 북적이기 시작했다. 관광객이 몰리자 행정도 한발 먼저 움직였다. 추억보다 먼저 챙긴 것은 안전이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3월 6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으로 방문객이 급증한 영월 청령포 나루를 대상으로 유도선 사업장 특별안전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청령포는 올해 설 연휴에만 1만641명이 찾았고, 삼일절 연휴인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도 1만4800여명이 방문했다. 현장에 인파가 집중되면서 청령포 나루와 청령포를 오가는 2대의 도선이 쉴 새 없이 운항했고, 안전관리를 위해 매표가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인명구조 장비와 안전 장비의 적정 비치 여부, 도선의 승선 정원 준수 여부, 관련 법규 이행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점검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유선 및 도선 사업법에 따라 개선 명령 등 행정조치가 뒤따를 예정이다. 강원도는 재난 위험 요소가 있는 관광 현장에 대해 선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청령포가 이렇게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종의 유배지라는 역사성에 더해, 최근 영화 흥행이 장소의 기억을 새로 소환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영월군은 설 연휴 청령포 방문객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고, 장릉 역시 크게 주목받으며 단종 서사를 따라가는 역사 여행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객 증가에 맞춘 대응도 잇따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영월군은 이미 3월 초 청령포 등 주요 관광지 인근 음식점 10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 점검에 들어갔다. 관광객 급증에 따른 식중독 예방과 가격 표시 점검 등, 여행 만족도를 좌우하는 생활 현장 관리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관광은 결국 풍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안전과 위생, 현장 운영의 촘촘함이 함께 받쳐줘야 다시 찾는 여행지가 된다. 청령포는 원래도 영월을 대표하는 역사 관광지다. 영월군 안내에 따르면 이곳은 청령포 관리 및 운영, 도선 운행, 매표와 시설관리가 별도로 이뤄질 만큼 체계적인 현장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강을 건너 들어가는 공간 구조 자체가 특별한 체험이 되지만, 동시에 안전관리의 밀도가 관광 경쟁력이 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점검은 단순한 일회성 대응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영화가 불러온 관심을 실제 관광 자산으로 연결하려면, 무엇보다 현장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청령포가 지금 필요한 것은 ‘많이 오는 관광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심하고 찾는 관광지’라는 신뢰를 쌓는 일이다. 영월의 봄 관광이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 시작 역시 도선의 속도보다 안전의 기준이 먼저여야 한다. 영화가 한 장소를 다시 살려내는 순간은 흔치 않다. 그러나 그 관심을 오래가는 여행으로 바꾸는 일은 결국 현장의 몫이다. 청령포가 지금 보여주는 장면은 분명하다. 사람은 늘었고, 풍경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행정은 그 사이를 메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강물 위 도선 한 척이 오가는 짧은 시간이, 영월 관광의 다음 계절을 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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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청령포, 사람 몰리자 먼저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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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역에서 걸어서 ‘바르비종’으로…양평군립미술관, 160만이 다녀간 이유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양평에 가면, 풍경이 먼저 말을 건다. 남한강 물길이 반짝이고 산자락이 뒤에서 등을 받친다. 그런데 이 동네가 ‘그림 같은 곳’에서 그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이 그 중심에 서 있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관람객이 160만 명을 넘겼다. “지방 미술관은 어렵다”는 말을, 이곳은 15년 동안 차근차근 반박해왔다. 양평은 인구 대비 예술인이 많이 사는 곳으로 자주 언급된다. 어떤 이는 파리 근교 예술가 마을에 빗대 ‘한국의 바르비종’이라 불렀다. 미술관은 그 말의 구심점처럼 지역 예술가와 여행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특히 경의중앙선 양평역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다는 접근성이 크다. 차가 없어도 반나절 문화 산책이 가능하다. 미술관은 전시실과 교육실, 어린이 체험 공간, 도서실과 수장고까지 갖췄다. 내부가 단정하게 짜여 있어 가족 관람객도 부담이 적다. 야외에는 ‘빗물’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시선을 붙잡는다. 일본 조형 작가 세키네 노부오가 설계하고, 양평의 돌을 쌓아 만든 작품이다. 미술관 앞마당에서부터 “전시는 이미 시작됐다”는 느낌이 든다. 올봄의 하이라이트는 전국 미술대학 유망작가전 ‘무엇이 보이는가’다. 3월 14일부터 5월 10일까지, 서울·경기·인천권 대학을 포함한 여러 학교에서 추천된 59명의 젊은 작가가 120점을 선보인다. 제목은 단순하지만 질문은 크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말할 것인가.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요즘’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인 표정으로 바뀐다. 회화와 설치, 다양한 매체가 한 전시장 안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현실을 비추고, 관람객은 그 틈에서 자기 시선을 점검하게 된다. 여행 코스는 어렵지 않다. 전시를 보고 난 뒤 조금만 걸으면 남한강변이 열린다. 미술관에서 받은 자극을 강바람에 식히며 산책하기 좋다. 더 욕심이 나면 ‘더그림’이나 ‘이함캠퍼스’로 이어가도 되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두물머리까지 하루를 늘려도 된다. 양평의 장점은 “문화가 자연을 가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시를 보고 나와도, 풍경이 바로 다음 페이지처럼 이어진다. 양평군립미술관이 ‘가볼 만한 곳’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화려한 한 방이 아니라, 문턱을 낮추는 꾸준함이었다. 역에서 걸어 들어가 전시를 보고, 강변으로 흘러나오는 동선까지—이곳은 여행자에게 “문화가 있는 쉬는 법”을 제안한다. 3월, 양평에서 가장 근사한 질문은 어쩌면 이것이다. 당신은 오늘, 무엇이 보였나. [여행정보]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문화복지길 2 문의: 031-775-8515 운영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홈페이지: https://www.ymuseum.org/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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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역에서 걸어서 ‘바르비종’으로…양평군립미술관, 160만이 다녀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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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는 건물…파주 미메시스아트뮤지엄
-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을 보고 나오면 이상한 착각이 든다. 전시를 한 번 본 게 아니라, 전시를 두 번 보고 나온 것 같다는 느낌. 작품을 보고, 다시 건물을 봤기 때문이다. 파주 출판도시의 가장 조용한 구간에 서 있는 이 미술관은 ‘빛·건축·예술’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관람은 눈만이 아니라 몸 전체로 시작된다. 설계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루 시자(Álvaro Siza).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단단한 콘크리트를 마치 종이처럼 휘게 만들고, 그 곡선을 따라 시간의 빛이 스민다. 외부에서는 회백색 덩어리 두 개가 날개처럼 좌우로 벌어져, 멀리서 보면 책장을 넘기는 장면 같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직선과 곡선이 맞물리며 ‘정지된 조각’이 아니라 ‘움직이는 장면’이 된다. 실내는 더 극적이다. 새하얀 전시공간은 자연광을 끌어들여, 아침과 오후가 서로 다른 표정을 만든다. 같은 벽, 같은 바닥인데도 빛의 각도가 바뀌면 공간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작품을 보기 전에 빛을 보게 되고, 빛을 보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미술관의 조명은 계절이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미메시스는 2005년 열린책들이 만든 예술 전문 브랜드이기도 하다. 1층 북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만으로도 이곳의 성격이 읽힌다. 바쁘게 소비하기보다, 천천히 감각을 정리하는 장소. 그래도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포토 스폿을 따라가보자. 미메시스의 얼굴, 날개, 캔버스, 전망대, 중심이라 불리는 다섯 지점은 건축의 특징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3층에서 두 날개의 중심부를 내려다보면 곡면과 직각, 예각이 겹쳐진 기하학이 한 프레임에 담긴다. 3월 22일까지 이어지는 기획전 ‘DRAMA’는 서동욱·서상익·윤미류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회화 속 인물이 감정과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탐구한다. 인물의 표정과 거리, 배치가 만든 긴장감이 건축의 선과 만나면서 전시는 더 ‘입체’가 된다. 작품이 공간을 바꾸고, 공간이 작품의 리듬을 바꾼다. 연계 여행은 가볍게 잡는 편이 좋다. 미술관의 여운이 긴 편이라, 열화당책박물관·지혜의숲·헤이리예술마을을 ‘가까운 다음 장’처럼 붙이면 딱이다. 파주는 멀리 가서 얻는 감동이 아니라, 가까이서 오래 바라봐서 생기는 감동을 아는 도시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의 매력은 “멋있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콘크리트는 차갑다는 편견이 곡선 앞에서 풀리고, 전시는 조명으로 만든다는 상식이 자연광 앞에서 흔들린다. 전시를 보고도 건축이 더 오래 남는 날, 여행은 한 겹 더 깊어진다. 3월, 파주에서 ‘건물 자체가 작품’인 미술관을 찾는다면 이곳이 가장 설득력 있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파주시 문발로 253문의: 031-955-4100 운영시간: (동절기) 10:00~18:00 / (하절기) 10:00~19:00, 월·화요일 휴무이용요금: 성인 10,000원 / 청소년(14~18세) 7,000원 홈페이지: www.mimesisartmuse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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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는 건물…파주 미메시스아트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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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리겠네” 했다가 멈춘다…양주 장흥계곡, 장욱진 미술관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처음엔 누구나 방심한다. “저 정도 선은 나도 그을 수 있겠다”는 마음의 소리가 슬쩍 새어 나온다. 그런데 한 걸음만 더 가까이 가면, 그 단순한 선 위로 까치가 날고 소가 울고, 집 안에 사람 냄새가 스민다. 장욱진을 다시 만나는 순간은 늘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는 산과 나무, 새와 달을 과감히 간추렸고, 덜어낸 자리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군더더기 없는 글이 오래 남듯, 그의 그림도 오래 남는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흥계곡의 품에 들어앉아 있다. 일영봉·형제봉·수리봉이 둘러싼 산자락, 매표소를 지나면 드넓은 조각공원이 먼저 길을 연다. 공원은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의 전시’ 같다. 석현천 위 아치형 구름다리를 건너 미술관에 닿는 동선도 인상적이다. 건물은 호랑이가 산속에서 편안히 누운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장욱진의 대표작 ‘호작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그 곡선이 갑자기 생명처럼 느껴진다. 미술관 내부는 한 번에 읽히지 않는다. 1층은 중정을 중심으로 작은 방들이 이어지고, 2층은 다락방처럼 아늑하다. 무심코 걷다 보면 특별함을 놓치기 쉽다. 이곳은 눈높이를 잠깐 ‘하늘에서 내려’야 비로소 보이는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건축 모형이 전시돼 있어 공간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꼭 멈춰야 할 작품이 있다. 장욱진이 덕소 작업실 부엌에 그려두었던 벽화를 떼어내 전시장으로 옮긴 ‘식탁’과 ‘동물가족’ 앞이다. 크지 않은 화면인데도, 이상하게 시간이 늦게 간다. 오래 머물러도 아깝지 않다. 여행자에게 장흥은 “산책이 다 해주는 동네”다. 미술관을 나와 계곡 쪽으로 천천히 걸으면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그림의 여운을 붙잡아준다. 길 건너편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은 추가요금 없이 함께 볼 수 있어, 하루 일정이 자연스럽게 ‘두 개의 미술관’으로 확장된다. 조금 더 욕심이 나면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장흥자생수목원, 권율장군묘까지 묶어도 좋다. 봄의 장흥은 멀리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멀리 온 기분을 준다. 장욱진의 그림은 대단한 기술을 과시하지 않는다. 대신 “삶을 어떻게 단순하게 바라볼 것인가”를 묻는다. 장흥계곡 한복판의 미술관은 그 질문을 조용히 건네는 장소다. 3월, 산과 물 사이에서 한 줄의 선을 오래 바라보다가 돌아오는 길. 그날의 여행은 ‘많이 본 날’이 아니라 ‘깊게 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문의: 031-8082-4245 운영시간: 10:00~18:00,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5,000원 / 어린이 1,000원 홈페이지: www.yangju.go.kr/changucchin/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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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리겠네” 했다가 멈춘다…양주 장흥계곡, 장욱진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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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타야 할 가을밤 기차체험 “좀비트레인”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에코랜드 테마파크가 이번 가을, 제주 곶자왈 숲속을 배경으로 한 몰입형 공포 체험 ‘좀비트레인’을 새롭게 선보인다. 평화로운 관광열차 코스가 밤이 되면 공포 어트랙션으로 변신해, 실감 넘치는 퍼포먼스와 탈출 미션이 어우러진 체험형 콘텐츠로 변모했다. 자연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기반 호러 체험을 찾는 사람들에게 ‘짠’한 가을 여행 경험이 될 전망이다. 제주의 대표 테마파크 에코랜드는 2025년 9월 25일부터 11월 2일까지, 매주 목·금·토·일요일에 ‘좀비트레인’을 운영한다. 특히 추석 연휴(10월 2일~12일)에는 매일 운영하여 가족∙연인∙친구 단위 방문객의 참여 폭을 넓힌다. 장소는 에코랜드 내 라벤더역 구간과 곶자왈 숲속이다. 어두워진 곶자왈 숲의 실루엣 아래, 치명적인 독초 천남성을 먹고 좀비가 된 존재들이 기차 주변을 배회하며 나타난다. 관람객들은 열차를 타고 이 저주받은 숲을 가로지르며 생존 탈출의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배우들의 실감 나는 등장과 지속되는 서프라이즈 연출은 마치 공포 영화 속 장면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가격은 인터파크투어 기준 2만원이며, 예약 후 QR 또는 바코드 확인으로 입장 가능하다. 에코랜드 측은 “깊어가는 가을밤 제주의 자연과 융합된 공포 장르로 여행객들에게 전례 없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청소년과 젊은 층, 커플·단체 방문객에게도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히고 있다. 이 체험은 기존의 관광형 순환열차 코스—약 4.5km 길이의 자연 기차 여행—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낮에는 풍경 감상, 숲과 자연생태 체험 위주였지만, 밤에는 어둠과 공포라는 요소가 더해져 ‘자연 속 스릴’이 강조된 테마가 된다. 또한 사진 찍기 좋은 스팟도 마련되어 있어 체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방문객에게 적합하다. “좀비트레인”은 단순한 공포 체험이 아니다. 제주의 숲이 지닌 신비와 어둠, 이야기와 싸우며 밤을 헤쳐 나가는 모험이자, 여행자에게 보내는 또 다른 제안이다. 가을밤 제주의 숲속에서 평범함을 뛰어넘는 기억을 만들고 싶다면, 이 야외 호러트레인은 그 선택지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티켓, 시간, 세부 연출 정보 등을 미리 확인하고 준비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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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타야 할 가을밤 기차체험 “좀비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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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따라 힐링 루트! 인제 내린천 트레킹 코스
-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강원 인제군이 인제읍 고사리와 원대리 내린천 일대를 잇는 ‘내린천 수변 트레킹 코스 조성사업’을 오는 20일 준공, 숲길과 데크길·인도교·쉼터 등이 포함된 순환형 코스를 선보인다. 자작나무숲, 소양강 둘레길, 무장애나눔길과 연계해 사계절 관광지로 개발되며 자연 속 휴식 및 체류형 여행지로서의 가능성이 크다. 이번 코스는 2022년 특수상황지역개발사업 공모에 선정되며 국비 40억 원을 포함한 총 56억 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사업은 2023년 8월 착공된 뒤 인도교 설치, 숲길과 데크길 공사, 마지막 점검까지 이어지며 오는 20일 정식 개방될 예정이다. 코스의 주요 시설로는 길이 130m, 폭 2.5m의 인도교 1개, 300㎡ 규모의 쉼터, 800m의 숲길 및 데크길이 있으며, 기존 내린천 무장애나눔길과 연결되는 순환형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숲과 물가가 맞닿는 구간으로, 기암괴석, 자갈밭, 울창한 산림 풍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교통 접근성도 고려됐다. 국도 44호선과 인접한 국도 31호선 고사리 구간을 지나며 도로망이 잘 닿아 있고, 고사리와 원대리 지역 주변의 자연과 경치가 코스에 풍성한 배경을 더한다. 인제군은 이 코스를 자작나무숲, 소양강 둘레길, 내린천 무장애나눔길 등과 연계해 사계절형 관광 루트로 가꾸고자 한다. 겨울철 설경, 봄철 새싹과 꽃,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등 사계절 모두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조경 및 편의 시설 유지 ·관리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며,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주민 소득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이 트레킹 코스는 치유와 휴양의 공간으로도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숲길과 물소리, 자연 환경이 주는 안정감이 도심을 벗어나 자연의 리듬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무장애 나눔길과 연결된 덕분에 보행 약자도 접근성이 높아진 점이 큰 장점이다. 내린천 수변 트레킹 코스는 자연 속 감성이 언제나 열려 있는 길이다. 길 하나가 아니라 숲과 물, 바람과 계절의 이야기가 함께 흐른다. 사계절 변화 속에서 걷는 기쁨, 쉬는 여유, 잔잔한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제는 더 이상 숨은 보석이 아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이 맑아지는 이 길에서 잠시 멈추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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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음성양조장 이지재 대표...옹기 속에서 피어난 80년 전통주 향기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충북 음성군 음성읍, 가섭산 기슭. 공기가 맑고 물이 좋은 이곳에 자리한 음성양조장은 올해로 80주년을 맞았다. 1943년 설립 이래 ‘옹기막걸리’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자부심을 이어온 이곳은 단순한 양조장이 아니라 한국 전통주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산실이다. 그 중심에는 평생을 술 빚기에 바쳐온 이지재 대표(72)가 있다. 열여덟 살이던 시절, 아버지를 따라 처음 술을 담근 뒤 13명의 주주와 함께 양조장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홀로 대표로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저는 막걸리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한 잔 한 잔에 제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요.” 이 대표의 목소리에는 전통의 맛을 지켜온 자부심과 세월의 무게가 배어 있었다 . “술은 결국 물이 좌우합니다” – 대표님, 음성막걸리가 80년 동안 한결같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술은 결국 물이 좌우한다는 것이지요. 저희 양조장은 수차례 공사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지하 암반수를 찾아 옮겨왔습니다. 술은 곧 물이라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물이 맑아야 맛이 변치 않습니다. 지금도 저희 막걸리가 80년 전의 맛 그대로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이지재 대표의 말은 단호했다. 그는 술맛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하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는 식약처 검증까지 마쳤다. 이 물에 국내산 쌀과 누룩을 더해 옹기독에서 발효시키는 전통 방식은 오늘날까지 변하지 않았다. 옹기가 숨 쉬는 막걸리, 다섯 가지 맛의 조화 음성양조장의 대표 제품은 크게 밀막걸리, 생막걸리, 쌀막걸리 세 가지다. 밀막걸리는 다섯 가지 맛(단맛, 쓴맛, 신맛, 떫은맛, 청량감)이 조화를 이룬다. 생막걸리는 6도의 도수와 청량한 탄산감이 특징이며, 옹기에서 살아 숨 쉬는 발효가 주는 깊은 맛을 자랑한다. 쌀막걸리는 감칠맛과 부드러움이 뛰어나 ‘뒤끝 없는 술’로 손꼽힌다. – 대표님, 옹기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옹기는 숨을 쉽니다. 발효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술맛이 부드럽고 뒤끝이 없지요. 기계화된 양조 시설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맛입니다.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술에 정성이 담깁니다.” 18세 소녀에서 70대 장인까지, 술과 함께한 평생 – 대표님께 술 빚기는 어떤 의미입니까? “제 인생 전부입니다. 아버지 곁에서 술을 담그던 열여덟 살 소녀가 어느새 칠십을 넘겼습니다. 지금도 양조장에 있으면 가장 편하고 좋습니다.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저는 술 빚기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이지재 대표의 눈빛은 여전히 초심을 지키는 장인의 그것이었다. 그에게 양조장은 단순한 생업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며, 세월을 관통하는 자부심 그 자체였다. 획일화된 막걸리 속에서 ‘추억의 맛’을 지켜내다 오늘날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쉽게 만나는 막걸리와 음성막걸리는 결이 다르다. 대량생산 체계 속에서 획일화된 술맛이 일반화된 시대, 음성양조장은 옹기와 수작업, 그리고 암반수를 고집하며 ‘추억의 맛’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잔칫상에 빠질 수 없는 단골 술이며, 외지 관광객들에게는 ‘한 번 맛보면 다시 찾게 되는 술집 같은 막걸리’로 입소문이 났다. 이지재 대표는 옹기에서 발효되는 전통 방식의 술맛이야말로 음성양조장이 지켜온 정체성이자 자부심이라고 덧붙였다. “옹기는 숨을 쉽니다. 그 덕에 술이 살아 있고, 뒤끝이 없지요. 기계식 설비로는 절대 낼 수 없는 맛입니다. 손이 많이 가지만 술에 정성을 담아내는 과정이 바로 우리 양조장의 힘입니다.” 우리 술의 미래를 위해 이지재 대표는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술은 단순히 마시는 게 아니라 전통을 잇는 문화입니다. 젊은 세대도 막걸리를 통해 한국의 멋과 정취를 느끼길 바랍니다. 음성양조장은 앞으로도 그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음성양조장의 80년은 단순히 오래된 시간이 아니라, 한 장인의 땀과 신념이 지켜낸 한국 전통주의 역사다. 옹기에서 살아 숨 쉬는 발효, 지하 암반수의 순수함, 그리고 장인의 손끝에서 태어난 술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세월의 이야기’다. 오늘날의 여행자가 음성에 들러 그 술을 마시는 순간, 비로소 전통이 현재와 만나는 깊은 울림을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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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음성양조장 이지재 대표...옹기 속에서 피어난 80년 전통주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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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여행] 아픈 땅, 이젠 ‘힐링 핫플’로—매향리, 평화로 피어나다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경기 화성시 매향리가 ‘평화와 생명이 숨 쉬는’ 새로운 문화·생태 관광지로 탈바꿈한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오는 9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매향리, 평화와 희망의 문을 열다”를 개최하며, 과거의 아픈 역사 위에 미래지향적 평화의 가치를 더한다. 이 프로젝트는 ‘2025 경기도 융복합 관광콘텐츠 개발’ 공모에 선정되어 추진된다.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문화예술과 생태체험을 접목한 융복합 콘텐츠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주어진 역사적 상징성을 살려, 프로그램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주말여행 형식으로 구성됐다. 대표 콘텐츠인 ‘RE:매향 농섬여행’에서는 연극과 뮤지컬, 서해 갯벌을 배경으로 한 음악회와 북콘서트가 펼쳐지며 평화의 의미를 감동적으로 되새긴다. ‘RE:매향 생태여행’은 갯벌의 고유 생태계를 탐방하고 철새를 관찰하는 체험으로 구성된다. GPS 기반 모바일 앱을 활용한 게임 미션과 캐릭터 수집 활동 역시 마련돼, 전 연령대가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행사의 첫날인 9월 30일에는 ‘사격장 폐쇄 기념 갯벌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과거 폭격 훈련을 멈춘 날을 기념하며 참가자 모두가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대동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모든 프로그램은 매향리평화기념관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 가능하며, 참가비는 특별 할인가 1만원으로 설정됐다. 행사는 화성시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와 평화기념관 공식 SNS를 통해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매향리가 아픈 역사의 공간에서 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장소로 변화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매향리는 과거 미군 폭격 훈련장이라는 상처를 품고 있지만, 이제는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매향리평화기념관은 아픔을 넘어 평화를 기억하는 장소로 설립된 바 있다. 이러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문화와 생태 콘텐츠는, 여행이라는 행위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역사적 성찰과 공감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매향리라는 땅이 이제는 아픔을 잊지 않되, 평화와 생명이 깃든 ‘힐링 핫플’로 피어난다. 문화와 생태가 어우러진 이곳은, 기억을 넘어 미래를 품는 여행지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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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여행] 아픈 땅, 이젠 ‘힐링 핫플’로—매향리, 평화로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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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전어·대하 입에서 톡!” 무창포에서 ‘먹방+뷰티’ 놀자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무더위가 물러난 가을, 충남 보령의 무창포해수욕장에서 ‘무창포 대하·전어 축제’가 오는 9월 12일부터 28일까지 17일간 열린다. 제철 맞은 전어와 대하는 맛으로, 해변의 낙조 5경은 눈으로, 다양한 체험은 마음으로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가을 별미의 대명사인 전어와 대하는 신선한 풍미로 무창포를 찾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처럼 전어는 여름을 지나며 통통하게 살이 올라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내고, 대하는 소금을 깔고 구워 먹을 때 향만으로도 식욕을 자극한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공연과 함께 맨손으로 대하와 전어를 잡는 체험이 마련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직접 잡아 올린 해산물을 맛보는 경험은 남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맛있는 별미를 즐긴 후에는 해질 무렵 무창포해수욕장의 낙조 5경을 감상하는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무창포타워에서는 해수욕장 전경과 붉게 물든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신비의 바닷길에서는 썰물 때 드러난 갯길과 일몰이 어우러지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특히 9월 19일부터 21일까지는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함께 열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수욕장 북쪽 끝 다리 위에서는 고즈넉한 항구와 등대, 그리고 석양이 겹쳐지는 낭만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등대 주변에서는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 수평선 너머로 지는 태양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으며, 닭벼슬섬에서는 무창포타워와 해수욕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이 일몰과 어우러져 사진 촬영 명소로 손꼽힌다. 무창포해수욕장은 공영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편리하게 축제와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맛과 풍경, 체험이 어우러진 이번 축제는 가을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최적의 기회로 꼽힌다. 무창포의 가을은 먹고, 잡고, 보고 즐기는 삼색 매력으로 가득하다. 제철 별미인 전어와 대하로 입을 채우고, 낙조 5경이 선사하는 황홀한 풍경으로 마음을 달래며 힐링하는 여행이 완성된다. 이번 가을, 무창포에서의 하루는 강렬한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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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전어·대하 입에서 톡!” 무창포에서 ‘먹방+뷰티’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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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생극양조 UF BEER, 허성준 대표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충북 음성군 생극면 들녘에 자리한 양조장, 생극양조 UF BEER가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UF’는 “Ultra Fresh(울트라 프레쉬)”의 약자로, 허성준 대표가 직접 재배한 유기농 보리로 만든 신선한 맥주를 뜻한다. 인공 첨가물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낸 이 맥주는, 국내산 보리를 맥주 원료로 사용하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농부의 고집과 장인의 자부심이 어우러져 탄생한 로컬맥주는 이제 음성을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사랑·농사·술, 세 축이 만들어낸 한국 로컬맥주의 새로운 길 생극양조를 이끄는 허성준 대표는 남다른 길을 걸어왔다. “농사를 지으며 살아라”는 대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당부를 가슴에 새기며, 젊은 날부터 농부로서 땅을 일구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단순한 농부에 머물지 않았다. 전역 후 홍대에서 한눈에 반한 스페인 여성과 결혼한 그는 ‘사랑’과 ‘농사’, 그리고 ‘술’이라는 세 축을 결합해 오늘의 양조장을 만들어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보리로 만든 맥주가 없다는 사실이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렇다면 직접 재배해서 최고의 맥주를 만들어 보자, 오기가 생겼지요.” 허 대표의 목소리에는 농부의 고집과 장인의 자부심이 동시에 묻어났다. ㈜생극양조의 맥주는 농사에서 출발한다. 음성군 들녘에서 자란 토종 및 육종 보리를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고, 이를 직접 맥아로 가공해 맥주를 양조한다. “원료 재배에서 맥아 생산, 맥주 양조까지 모두 손수 하는 양조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우리는 수제맥주가 아닙니다. 우리는 로컬맥주(Local Beer)입니다.” 양조장 앞마당에서는 매년 5월 청보리축제가 열린다. 초록빛 파도 위를 걷다 보면, 바로 그 자리에서 빚어낸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맥주잔을 기울이는 순간, 땅과 바람, 햇볕이 빚은 곡물의 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허 대표는 원료에 대한 기준도 남다르다. 국제 기준이 1.8~2.6mm인 보리보다 더 우수한 3.3mm 이상 우량 종자만을 직접 선별한다. 여기에 유기농 인증, 저온 발아 공법, 자체 제작한 맥아 장비까지 더해져, 오롯이 ‘우리 재료의 맛’을 보여주는 맥주가 탄생한다. ◈맥주에 담긴 철학, 다섯 가지 이야기 허성준 대표가 선보이는 맥주에는 각각 뚜렷한 개성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먼저, ‘필 더 바이브(Feel the Vibe, Korean Wheat)’는 우리밀과 우리보리를 50:50으로 섞어 만든 ‘진짜 K-위트 맥주’다. 허 대표는 “든든한 형님들을 위해 만든 헌정 맥주”라며 웃었고, 부드러운 거품 속에서 바나나와 정향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이 맥주는 단골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다. 또 다른 작품은 ‘ESC(비엔나 라거)’다. 코끼리 브루어리와 협업해 만든 이 맥주는 키보드 ESC 키에서 이름을 따, 지친 일상에서 잠시 탈출을 선물하는 의미를 담았다. 허 대표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면서도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전했다. 도수 6.1%의 매끈한 라거는 그 이름처럼 일탈의 순간을 상징한다. 허 대표가 가장 자부심을 갖는 맥주는 단연 ‘UF 유기농 싱글몰트 라거’다. 국내 최초로 유기가공 인증을 받은 맥주로, 검은수염 흑호 보리 100%를 사용해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살려냈다. 그는 “이 맥주로 우리 재료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었다”며 강조했다. 이어지는 ‘DON(UF 슈퍼 세종)’은 벨기에 농주 스타일의 세종으로, 귀리와 보리를 섞어 묵직한 맛을 완성했다. 허 대표는 “농부가 만드는 세종은 달라야 합니다. 한 병 속에 농사의 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미드나잇(Midnight, UF Amber Intenso)’은 딸기잼 향과 강력한 바디감을 지닌 앰버로, 깊은 색감만큼이나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그는 “강렬한 앰버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며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는, 그러나 특별한 순간에도 어울리는 맥주”라고 소개했다. ◈농업에 뿌리내린 양조장 생극양조의 특징은 농업에 진심이라는 점이다. 허 대표와 동료들은 군 전역 후 음성에 터를 잡고 농사를 시작했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지 않는 현실을 바꾸고자 농민운동, 직거래, 인터넷 판매를 시도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결국 허 대표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먹는 식품에 우리 재료가 들어가야 한다.” 이후 농업용 센서 개발, 특허권 취득, 농진청·충북도의 농업위원 활동 등 농업과 과학을 결합한 시도들이 이어졌다. 그 결과, 이들은 ‘농업과 양조’를 연결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로컬의 힘으로 세계로 허성준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만드는 건 수제맥주가 아닙니다. 우리 땅에서 자란 보리와 곡물, 우리 농부의 손길이 만든 로컬맥주입니다. 이 맥주가 우리나라 대표맥주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자랑스러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충북 음성의 양조장에서 시작된 그의 도전은 이제 한국 로컬맥주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바람이 스치는 청보리밭에서, 농부와 양조가 만나 맺은 맥주의 한 모금은 땅과 사람, 그리고 삶을 담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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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생극양조 UF BEER, 허성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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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가을, 신화와 음악이 만나는 초대형 축제의 장...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올해 서귀포의 가을은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귀포시가 공동 주최하는 ‘2025 문화의 달 행사’와, 서귀포를 대표하는 가을 축제 ‘제31회 서귀포칠십리축제’가 오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원도심 일원에서 동시에 열린다. 천지연폭포 주차장을 중심으로 이중섭거리, 솔동산 문화거리, 자구리공원까지 서귀포 시내 전역이 하나의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문화의 달 행사는 1990년부터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을 전후로 특정 지역을 선정해 그곳의 문화와 매력을 알리는 국가 지정 문화축제다. 올해 개최지는 제주 서귀포시로,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확정됐다. ‘1만 8천 신들의 섬’이라 불릴 만큼 신화와 전통이 살아 있는 제주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지역 대표 축제인 칠십리축제와 연계해 그 의미를 더한다. 올해 슬로건은 “다시! 하늘과 바람과 바다: 서귀포가 전하는 신들의 지혜”. 제주 창세신화의 여신 설문대할망을 주제로 한 대형 기념 공연 <설문대할망 본풀이>가 무대에 오르며, 관람객들에게 제주 신화의 장엄함을 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대거 합류한다. 자우림, 프랑스 재즈 트럼페터 이브라힘 말루프, 밴드 엔플라잉 등 다채로운 뮤지션들의 공연이 준비돼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또 가문잔치 음식 체험, 일몰·일출 요가, 거리예술·서커스 등 체험형 프로그램이 이어져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한편, 제31회 서귀포칠십리축제는 1995년 첫발을 내딛은 이후 서귀포의 자연과 문화를 대표하는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는 천지연폭포 주차장에서 문화의 달 행사와 함께 열리며, 더욱 큰 규모와 풍성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슬로건은 “동GO 동樂, 볼거인 놀거인 재미인”으로,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참여형 축제를 지향한다. 특히 제주의 토박이 말인 ‘~인’을 활용해 친근함과 독창성을 동시에 전한다. 개막을 알리는 거리 퍼레이드는 읍면동 행렬과 공연단체가 어우러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민·가족·동호회 등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칠십리 오픈런’, 청소년이 직접 무대를 꾸미는 제1회 아동·청소년 연극제 등 신규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다양한 시민 참여형 경연 대회와 체험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축제의 주인공이 되도록 돕는다. 축제장에는 칠십리 먹거리장터, 칠십리 마켓, 휴식공간 등이 마련돼 풍성한 가을 한 끼와 여유로운 휴식까지 즐길 수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번 문화의 달 행사와 칠십리축제는 서귀포만의 문화와 공동체 정신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축제 모델이 될 것”이라며 “연계행사를 통해 더 큰 감동과 화합의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가을, 서귀포는 신화와 음악,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거대한 무대로 변신한다. 폭포의 물안개, 골목의 예술, 시민의 웃음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이 특별한 3일은, 서귀포를 찾는 모든 이에게 잊지 못할 가을의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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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가을, 신화와 음악이 만나는 초대형 축제의 장...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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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빛 타임슬립!...시흥 갯골에서 만나는 염부들의 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가을 저녁, 바다 내음 가득한 갯벌 위에서 과거와 현재가 한데 어우러지는 체험이 펼쳐진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9월 6일부터 11월 16일까지 개최되는 <호조들과 염부들-소금농부의 초대장>은 일제강점기 수도권 최대 천일염 생산지였던 소래염전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은 시간여행형 관광콘텐츠다. 염전의 노고와 생태의 풍요가 야간의 갯골에서 다시 펼쳐지며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고자 기획됐다. 소래염전은 1930년대 조성된 뒤 1996년까지 운영된 천일염 생산지로, 현재 남아 있는 소금창고 2동은 도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갯골생태공원은 염전의 산업유산과 갯벌 생태가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2025 경기도 융복합 관광콘텐츠 개발사업’의 선정작으로, 이 역사적 장소를 배경으로 전통과 체험이 결합된 야간 관광 콘텐츠로 기획됐다. 주요 체험으로는 갯골의 어둠 속에서 진행되는 ‘갯골 3색 생태체험’과 염부들의 고단했던 삶을 각색한 관객 참여형 ‘소리마 당극’이 마련된다. 행사 참가자는 등불을 띄우고 갯벌 위에서 소원을 담는 특별한 순간도 경험할 수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6세에서 10세 자녀를 둔 가족을 주요 대상으로 한 기획으로, 가족이 함께 밤 갯골을 걸으며 역사와 생태, 체험을 엮는 형태다. 참가비는 1인 9,000원이며, 예약은 주관사인 은행마을공동체 홈페이지 또는 문의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갯골생태공원은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동서로 287에 위치하며, 국가 해양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내만 갯골과 과거 염전의 풍경이 함께 담긴 공간이다. 염전이 남긴 소금창고 내부에는 옛 소래염전의 기록과 염전체험 자료가 정리되어 있으며, 생태교육과 예술체험이 병행되고 있다. 야간 체험은 일몰 시간부터 시작되어 갯골의 물결과 바람, 소금기 머금은 공기 속에서 진행된다. 굳이 복잡한 관광지로 나설 필요 없이, 서울에서 채 한 시간이 안 걸리는 거리에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공사 관계자는 “도내 대표 생태관광자원인 갯골생태공원에서 매력적인 야간관광 콘텐츠를 선보이게 돼 뜻깊다”며 “많은 분들이 참여해 색다른 추억을 쌓고 새로운 형태의 관광콘텐츠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금 한 알, 물결 한 줄기, 그리고 바람이 빚은 시간의 흔적. 갯골생태공원에서 이뤄지는 <호조들과 염부들-소금농부의 초대장>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역사와 기억, 생태가 어우러진 여행이다. 가족 손잡고 갯벌 위를 걸으며 과거로의 걸음을 내딛는다면, 그곳엔 ‘관광’보다 깊이 있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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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빛 타임슬립!...시흥 갯골에서 만나는 염부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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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산미로 그린 전통주의 새로운 풍경...김기명 대표의 화성양조장 이야기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포도밭 사이, 은은한 산미 향이 감도는 공간. 전국 누룩을 찾아다니며 직접 빚은 술로 전통주의 경계를 확장하는 화성양조장(마스브루어리)의 김기명 대표가 있다. 그의 술에는 ‘의도된 신맛’이 담겨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제품 ‘루나(Luna)’가 상품화에 성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김기명 대표는 “달고 짠 우리 음식에는 신맛이 더 잘 어울린다. 술이 음식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신념으로 그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누룩을 찾아 직접 배우고 만들어왔다. 밀누룩, 향온곡 등 네 가지 누룩을 계절별로 비율을 달리 조합한 뒤, ‘수곡(숙성 누룩)’으로 효소와 효모만 추출해 사용하는 방식은 누룩 고유의 맛에 지배되지 않고 다층적인 산미를 구현하는 비법이다. 또한 찹쌀술 세 종류와 멥쌀술 두 종류를 혼합해 양조장만의 캐릭터를 완성하는데, 이러한 혼합 비율이 술 맛의 일관성을 높이는 핵심이다. 그의 대표작인 ‘로제’는 송산면 특산 캠벨얼리 포도로 빚은 장기발효주다. 포도를 열처리해 즙을 내고, 멥쌀술과 찹쌀술을 따로 빚어 90~120일 숙성 후 결합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갈변을 막아 색과 맛을 유지하는 섬세한 공정을 통해 로제빛의 막걸리를 만들어냈다. ‘사워’는 청수 포도를 사용해 산미를 극대화한 술로 이름 그대로 신맛이 살아 있다. ‘제로’는 쌀·누룩·물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 순곡주로, 정직한 철학이 담긴 브랜드다. 이름처럼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이고, 한국어 두 글자·영문 네 글자의 규칙을 고수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 최근 상품화에 성공한 신제품 ‘루나(Luna)’가 더해졌다. 한국식 포도 술로 소개된 루나는 전통 방식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며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루나는 포도 본연의 풍미와 장기 발효의 깊이를 담아낸 술로, 앞으로 화성양조장의 새로운 대표 브랜드로 키워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의도된 신맛’을 증명하기 위해 양조장 내에 ‘주방장 특선’ 페어링 주점을 운영한다. 제철 음식과 산미 있는 술이 만나 입안에서 새로운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차별화된 경험은 해외 수출 성과로도 이어졌다. 실제로 싱가포르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 꾸준히 술을 내보내며, 한국 전통주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양조장 옆에 마련된 카페와 연구실 공간은 모두 디자인을 전공한 아내의 손길로 탄생했다. 깔끔한 미니멀리즘과 은은한 조명, 자연 소재의 가구들이 어우러져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SNS에서 빛나는 포토존처럼 꾸며진 이곳은 주말마다 전국에서 MZ 세대가 찾아와 인증샷을 남기는 명소가 되었고, 술을 맛보는 공간이자 문화적인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향료 한 방울로 포도 막걸리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만, 우리는 진짜 포도와 누룩을 써야 한다. 술 한 잔에 전통의 시간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김 대표의 말처럼 그의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장인의 실험과 철학이 담긴 결과물이다. “발효 온도와 시간, 누룩 비율을 바꾸고 다시 실험하면서 어떤 맛이 가장 우리 음식과 어울릴지 고민했다”는 그의 고백은 집요한 노력의 증거이기도 하다. 전통을 따르면서도 현대 감성을 품은 화성양조장은 산미 중심의 철학으로 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루나’라는 신제품과 젊은 세대를 사로잡는 감각적인 공간이 더해져, 이제 화성양조장은 한 잔의 술이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학을 이어주는 특별한 여행지가 되고 있다. 김기명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우리 술이 K-문화와 한류의 큰 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전통 누룩을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새롭게 개발해 언젠가는 우리 술을 달나라까지 가져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집념과 비전은 화성양조장이 단순한 양조장을 넘어, 세계로 향하는 한국 전통주의 미래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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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산미로 그린 전통주의 새로운 풍경...김기명 대표의 화성양조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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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위한 여름 서울 힐링 여행지 5선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 8월, 서울관광재단은 무더위를 이겨내는 동시에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여름 힐링 여행지를 소개했다. 동대문과 통인시장, 약령시 일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음식과 전통차, 한방 체험까지 아우르는 이색 여행 코스는 도시 속에서의 쉼표를 선사한다. ◈동대문, 40년 전통의 보양 한 끼 예로부터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듯, 음식을 통해 건강을 챙기는 지혜는 여름철에도 유효하다. 동대문 일대에는 오랜 세월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의 기력을 책임져 온 ‘닭한마리 골목’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골목에는 짧게는 5년, 길게는 4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노포들이 모여 있다. 커다란 양푼에 엄나무, 인삼, 대추 등을 넣은 육수와 함께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끓여낸 뒤, 취향에 따라 떡이나 감자 등을 곁들여 먹는다. 육수가 잘 우러난 뒤 칼국수 사리를 넣으면 한 끼의 보양식이 완성된다.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즐겨찾는 대표적인 서울 미식 명소로 자리잡았다. 인근의 생선구이 골목도 빼놓을 수 없다. 1970년대 말부터 형성된 이 골목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연탄 아궁이에서 갓 구워낸 고등어, 삼치, 갈치 등을 맛볼 수 있는 진한 ‘서울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도 14곳의 식당이 골목을 지키며 즉석 생선구이를 내놓는다. 또한, 평화시장 뒤편에는 200여 개 이상이 모였던 헌책방거리도 있다. 현재는 10여 곳만이 남았지만 어린이책부터 고서적, 외국 서적까지 다양한 책들을 구비하고 있어 문화적 여운을 더한다. ◈북촌에서 만나는 티 테라피와 전통차의 품격 서울 북촌 일대는 조용한 골목 안에 고즈넉한 전통 찻집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도 ‘티 테라피(Tea Therapy)’는 현대적인 감각과 한옥의 미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다양한 한약재를 블렌딩한 한방차와 족욕 체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당귀, 황기, 구기자 등을 활용한 티 메뉴는 미병(未病)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며, 체질에 따라 분류된 ‘원기차’, ‘건위차’, ‘보음차’ 등의 처방 차도 제공한다. 특히 발에 따뜻한 계피·박하 물을 담그는 족욕 공간은 현대인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힐링 명소로 각광받는다. ◈90년 역사의 건강식, 서울식 추어탕 시청 인근 중구 다동에는 1932년부터 영업해온 서울식 추어탕 전문점 ‘용금옥’이 있다. 통째로 끓인 미꾸라지의 감칠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유명한 이곳은 평창동 형제추탕, 동대문 곰보추탕과 함께 서울 3대 추탕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정치인, 예술인들이 단골이었던 이곳은 지금도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는 건강식당으로, 여름철 기력을 보충하기에 제격이다. ◈조선의 약방에서 현대의 웰니스로, 서울한방진흥센터 한방을 주제로 한 복합문화시설 ‘서울한방진흥센터’는 서울 약령시 안에 위치한 체험형 관광지다. 조선시대 약재를 나누던 보제원의 터에 세워진 이곳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건축미와 함께, 족욕·한방체험·전시 등을 통해 한의학의 지혜를 전한다. 센터 내에서는 300여 종의 약초 전시를 비롯해 한방 천연팩, 허브온열찜질, 약선 음식 체험 등이 가능하다. 특히 방학기간 중 운영되는 ‘약초탐험대와 신비한 꽃씨’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다. 한옥 누마루에서는 약초 족욕을 하며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는 여유를 즐길 수 있고, '보제원 한방체험' 공간에서는 발열안대, 한방 손팩, 지압 등 다양한 웰니스 요소를 통해 경락·경혈의 기운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무더운 여름,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서울 곳곳에서 건강과 힐링을 찾을 수 있다. 전통의 맛을 잇는 보양식부터 한방 웰니스 체험까지, 일상의 틈 속에서 잠시 쉬어가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들이다.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이번 주말엔 서울의 치유 명소를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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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위한 여름 서울 힐링 여행지 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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