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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40’, 전남 1월의 전통주 선정… 작은 양조장의 큰 도전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여행의 맛은 지역의 술에서 완성된다. 전남 곡성의 한 양조장이 빚어낸 증류주가 지역을 넘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전통과 실험, 협업이 만나 탄생한 술 한 병이 남도의 겨울을 달군다. 전남 곡성군은 관내 농업회사법인 시향가의 신작 증류주 네오 40이 ‘전라남도 1월의 전통주’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지역의 원료와 기술, 이야기를 담은 술이 남도의 대표 전통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네오 40은 지난해 열린 남도 우리술 품평회에서 새술마루상과 증류주 부문 최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품질을 입증했다. 특히 곡성 지역 농산물 기업과 협업해 세계 최초로 ‘가루미(바로미 2)’ 쌀을 원료로 사용한 점이 주목받았다. 쌀의 입자를 가루 형태로 가공해 발효 효율을 높인 이 원료는 증류주의 질감을 한층 깔끔하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 술의 탄생에는 요리와 전통주의 만남도 있었다. ‘흑백요리사2’ 우승자인 최강록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음식과 어울리는 증류주로 방향을 잡았다. 지역의 식재료와 술, 요리가 하나의 식문화로 이어지는 실험이었다. 제조 방식 역시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네오 40은 조선 시대 발효 이론서로 알려진 ‘고사촬요’를 현대적으로 복원해 적용했다. 전통 발효의 원리를 살리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잡미를 줄여 맑은 풍미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기술로 다시 빚어낸 셈이다. 시향가는 올해 도수를 낮춘 ‘네오25 화이트’를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심성철 셰프와는 토란막걸리 마리주를 출시해 전통주와 음식의 결합을 이어가고 있다. 전남 곡성 삼기면의 작은 양조장이 한국 전통주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해외 시장을 향한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향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과 수출 절차를 마쳤고, 미국 현지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세계 진출에 나섰다. 남도의 술이 글로벌 테이블에 오를 준비를 마친 셈이다. 군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1월의 남도 전통주로 선정된 지역 술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네오 40은 곡성몰과 카카오톡 선물하기, 전통주 플랫폼 ‘우리술 한잔’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지역의 한 잔이 여행의 기억으로, 다시 세계의 취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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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 휴식과 업무를 잇는 ‘정원 워케이션’의 실험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일하는 공간이 달라지면 삶의 리듬도 바뀐다. 전남 순천의 정원은 이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머물며 일하는 장소로 확장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정원 워케이션’이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근무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자연을 향유하는 공간을 넘어 휴식과 업무가 공존하는 워케이션 공간, 이른바 ‘머무는 일터’로 진화하고 있다. 정원 인프라를 활용한 정원 워케이션은 기존의 콘크리트 중심 업무 환경을 자연으로 확장하며 체류형 근무 모델을 제시하고, 생활 인구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다. 순천시는 2024년 4월부터 정원 워케이션을 본격 운영한 결과, 현재까지 1천여 개 기업·기관에서 1천750여 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참여 대상은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을 비롯해 스타트업, 프리랜서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경기권과 경상권 참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용 만족도 역시 눈에 띈다. 2025년 가을 실시한 조사에서 참여자의 96%가 업무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고, 재방문 의향은 96.7%에 달했다. 평균 2~3일 이상 순천에 머무르며 근무와 휴식을 병행한 참여자들은 숙박과 외식, 교통, 관광 등 지역 소비로 이어져 체류 효과를 높였다. 반복 참여 기업과 재방문 인원이 늘어나며, 정원 워케이션은 일회성 체험이 아닌 ‘다시 찾는 근무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정원 워케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과의 연결이다.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한 로컬 콘텐츠 체험, 정원 해설 투어 등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연스럽게 순천의 일상과 마주하도록 설계했다. 정원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마을 숙박 프로젝트 ‘쉴랑게’와의 연계는 체류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일부 참여자는 프로그램 종료 후 개인 여행이나 가족 동반 방문으로 순천을 다시 찾고 있다. 한 참여 기업 관계자는 “정원이라는 공간이 직원들의 긴장을 완화하고 소통을 자연스럽게 만든다”며 “회의와 업무 후 바로 지역을 경험할 수 있어 워크숍 효과도 컸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정원 워케이션을 지방 소멸 대응과 근무 문화 혁신을 동시에 실현하는 전략 사업으로 보고, 향후 도심 전반으로 단계적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수도권 대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체험 상품을 통해 기업 이전과 투자 유치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시대, 순천의 정원은 더 이상 ‘보는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이 머무는 경험이 지역과 연결되는 이 실험은 지방 시대의 또 다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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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동진강으로 보내는 눈물
겨울의 동진강은 지나치게 고요하다. 김제와 부안을 가로지르는 강물 위로 하늘은 옅은 푸른빛을 풀어놓고, 갈대는 말라붙은 몸을 세운 채 바람에만 반응한다. 나뭇가지들은 모두 잎을 내려놓고, 강둑에 서 있는 풍경은 오래된 사진처럼 시간을 멈춘다. 물은 차갑고, 빛은 낮다. 이곳에서는 어떤 감정도 크게 소리 내지 않는다. 2018년 1월 3일 아침 8시 3분, 막내동생은 마흔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화장장에서 꺼낸 동생의 몸은 믿기지 않게 뜨거웠다. 살아 있을 때보다 더 뜨거운 체온을 안은 채, 나는 이 차디찬 동진강 앞에 섰다. 그리고 흘려보냈다.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서해로 나아가 지구를 여행하라고. 그게 내가 해줄 수 있었던 유일한 여행이었다. 생전 우리는 한 번도 함께 여행하지 못했다. 밥 한 끼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 병원 옥상에 한 번만 데려가 달라는 마지막 부탁도, 약물 파우치와 소변주머니가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나는 형이었지만 끝내 가장 비겁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해마다 1월 3일이 되면 이 강으로 온다. 사죄하듯 서서, 눈물처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본다. 동진강은 오늘도 말없이 서해로 흘러간다. 강은 바다로 가지만, 후회는 아직 이 자리에 남아 있다. 다만 나는 매년 이 풍경 앞에서 같은 말을 반복한다. 미안하다고, 너무 늦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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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비는 기숙사, 세계 청년을 부르다…정읍의 ‘역발상 관광’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겨울이면 한산해지는 지방 관광지의 고민을 정읍이 ‘공간’으로 풀었다. 정읍시는 농한기에 비어 있는 농업 근로자 기숙사를 활용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정읍 글로벌 청년 겨울캠프’를 처음 가동한다. 지역의 대표 명소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참가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며 정읍을 세계에 알리는 ‘체류형 홍보’ 모델을 겨울 한복판에 세웠다. 정읍시가 내놓은 해법은 단순하다. “겨울에 비는 곳을 겨울에 채운다.” 농업계절근로자가 입국하지 않는 시기, 텅 빈 공공기숙사를 참가자 숙소로 제공했다. 방치되기 쉬운 유휴시설을 관광의 기반으로 바꾼 셈이다. 관광 비수기를 “사람이 머무는 시간”으로 전환하려는 목적도 분명하다. 캠프는 1월 19일부터 2월 14일까지 4주간 진행된다. 2주씩 두 기수로 운영되며, 기수마다 외국인 유학생 30명과 한국인 서포터즈 10명이 함께 움직인다. 총 80명이 정읍에 머물며 지역의 겨울을 ‘여행’이 아닌 ‘생활’의 리듬으로 경험한다. 정읍은 이들을 단발성 방문객이 아니라,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확산을 일으킬 ‘글로벌 홍보대사’로 설정했다. 동선은 정읍의 대표 자산을 고르게 엮었다. 내장산 국립공원은 겨울 정읍의 첫 장면이다. 완만한 코스부터 난도 있는 능선 코스까지 선택지가 넓고, 케이블카로 사계절 풍경을 압축해 만날 수도 있다. ‘눈이 오면 더 아름다운 산’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곳이다. 구절초 지방정원은 ‘겨울 정원’의 묘미를 보여준다. 가을의 이름값이 크지만, 겨울에는 사람 대신 바람과 나무가 풍경을 정리한다. 동절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안내돼, 짧은 일정에도 담기 좋다. 정읍이 가진 ‘역사’도 캠프의 축이다.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는 사건의 무게를 체감하게 한다. 황토현 전적지 일대에 조성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은 상설전시와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장형 역사’로 기억을 환기한다. 여행자에게는 사진보다 오래 남는 장면이 된다. 이 캠프의 핵심은 결국 ‘콘텐츠 제작’이다. 참가자들은 겨울 농촌 체험과 전통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개인별 SNS 콘텐츠와 팀 프로젝트를 통해 정읍을 자신들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정읍은 홍보를 “내가 찍은 것, 내가 느낀 것”에서 시작시키려 한다. 여행지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방문자가 도시의 문장을 만들어낸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유휴 공공시설을 활용한 겨울 관광 콘텐츠가 정읍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는 운영 성과를 분석해 체류형 관광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읍의 겨울은 ‘없는 것을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다르게 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비어 있던 기숙사에 청년이 들어오고, 조용했던 계절에 이야기가 생긴다. 이 역발상이 성공한다면, 정읍의 겨울은 더 이상 비수기가 아니라 ‘가장 잘 머무는 계절’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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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에서 차박까지, 캠핑의 현재가 부산에 모인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캠핑과 레저차량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무대가 부산에 열린다. 부산·경남권 최대 규모의 캠핑 & 레저차량 전문 전시회 ‘2026 부산 캠페어(CAMFAIR)’가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캠핑카와 카라반부터 차박·아웃도어 용품까지, ‘사는 전시’로 설계된 이번 박람회는 2026년 캠핑 트렌드를 앞당겨 제시한다. 올해로 6회를 맞는 **부산 캠핑&레저차량 박람회**는 캠핑 라이프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박람회다. 캠핑카·카라반·캠핑 트레일러를 중심으로 텐트, 차박용품, 아웃도어 장비, 차량용 디바이스, 감성 소품과 피크닉 아이템, 캠핑 먹거리까지 폭넓은 라인업이 전시장에 들어선다. 국내외 주요 브랜드가 대거 참가해 최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의 키워드는 ‘체험’과 ‘실구매’다. 실제 캠핑 환경을 고려한 전시 구성으로 동선과 사용감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현장 상담과 즉시 구매·계약이 가능하다. 다수 브랜드가 박람회 기간에만 적용되는 한정 특가와 할인 판매를 예고해, 온라인 가격과 비교해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입문자에게는 첫 장비를 고르기 좋은 길잡이가 되고, 숙련 캠퍼에게는 시즌 교체와 업그레이드의 기준점을 제시한다. 제품군 역시 2026년 트렌드를 반영한다. 경량화와 설치 편의성을 강화한 텐트, 사계절 대응 차박 솔루션, 전력 효율을 높인 전기·배터리 시스템, 차량 연동 디바이스 등 ‘현장형 개선’이 눈에 띈다. 캠핑과 일상을 잇는 디자인 소품과 식문화 콘텐츠도 강화돼, 라이프스타일 박람회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관람객 혜택도 크다. 사전 등록 시 입장권 할인 혜택이 제공돼 접근성을 높였고, 일반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 관계자는 “단순 전시를 넘어, 캠핑의 실제 사용 장면을 보여주는 체험형 구성으로 세대와 숙련도를 아우르겠다”며 “올해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기회”라고 전했다. 캠핑은 더 이상 취미의 변두리가 아니다. 이동과 휴식, 소비와 체험이 결합된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2026 부산 캠페어는 그 변화를 압축해 보여주는 현장이다. 텐트에서 차박까지, 선택의 기준을 찾는다면 답은 부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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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여행] 삼산주조장 해남막걸리, 두륜산 지하수가 빚은 깊은 맛의 계보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전남 해남 삼산면, 두륜산 자락 아래 자리한 삼산주조장의 막걸리는 한 모금보다 그 뒤가 더 오래 남는다. 이유를 묻자 이곳 사람들은 한결같이 “물”이라고 답한다. 6개월마다 수질 검사를 받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도 3대, 이제는 3대째 같은 지하수를 고집하는 이유다. 해남막걸리의 깊은 맛은 그렇게 물에서 시작돼, 시간으로 완성된다. 술은 결국 물의 또 다른 얼굴이다. 삼산주조장은 이 단순한 진리를 가장 오래, 가장 성실하게 지켜왔다. 1950년 조부가 터를 닦은 이후, 발효에 쓰인 물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두륜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는 미네랄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발효 과정에서 잡맛을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의 막걸리는 첫맛보다 뒷맛이 좋고, 마신 뒤 몸이 편안하다. 현재 양조장을 이끄는 이는 한홍희 대표다. 하지만 삼산주조장은 한 사람의 이름보다 가족의 시간으로 설명되는 공간에 가깝다. 고령의 부모를 대신해 가업을 잇기 전, 30여 년 동안 금융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던 한 대표보다 아내가 먼저 고향으로 내려와 제조 비법을 배우고 전통주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대표작 ‘해남 찹쌀 생막걸리 9도’는 해남산 찹쌀과 햅쌀, 누룩만으로 720시간 이상 장기 발효·숙성한 무감미료 술이다. 도수가 높아질수록 알코올의 날카로움은 사라지고, 쌀 본연의 깊이가 살아난다는 이곳의 믿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실제로 9도는 부드러운 목 넘김과 은은한 누룩향, 청량한 마무리로 “술은 요리와 함께 완성된다”는 철학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2024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고도탁주 부문 대상은 그 결과였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삼산주조장의 또 다른 얼굴은 12도 막걸리다. 흔히 도수가 높으면 거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술은 정반대다. 첫 모금에는 찹쌀의 단맛이 천천히 올라오고, 이어지는 질감은 놀랄 만큼 둥글다. 알코올의 존재감은 앞서 나서지 않고, 발효가 만든 구조 속에 조용히 녹아 있다. 향은 9도보다 농밀하다. 누룩의 고소함 위에 곡물의 단향, 당귀에서 비롯된 잔잔한 한방 향이 겹겹이 쌓인다. 목을 넘긴 뒤에도 자극보다 여운이 길다. 한홍희 대표는 12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도수를 올린 게 아니라, 시간을 더 준 술입니다.” 주정을 섞어 도수만 높인 술이 아니라, 발효를 충분히 기다린 결과라는 뜻이다. 그래서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6도 막걸리보다 편하다”는 말이 나온다. 음식과의 궁합도 분명하다. 9도가 일상의 반찬과 잘 어울린다면, 12도는 홍어회무침이나 묵은지, 기름기 있는 전처럼 남도의 맛과 만나 힘을 얻는다. 술이 안주를 밀어내지 않고, 안주 또한 술의 향을 가리지 않는다. 삼산주조장의 풍경에는 시간이 쌓여 있다. 1935년에 지어진 옛 건물은 원형 보존이 어려워 신축했지만, 그 모습은 그림으로 남아 사무실 벽을 지킨다. 1970년대까지 쓰이던 커다란 술독은 마당의 테이블이 됐다. 자전거에 막걸리 통 여덟 개를 매달고 배달을 다녔다는 이야기도, 이곳에서는 전설이 아니라 기억이다. 그 기억 위에 지금은 네 번째 세대의 손길이 더해지고 있다. 해남 삼산주조장의 막걸리는 빠르게 변하지 않는다. 대신 물을 지키고, 사람을 잇는다. 6개월마다 검사받는 지하수, 720시간을 기다리는 발효, 4대가 이어온 손길. 그 수고 덕분에 해남막걸리는 오늘도 믿고 마실 수 있는 술이 된다. 물에서 시작된 한 사발의 막걸리, 그 깊은 맛은 그렇게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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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광화문 마켓’ 역대 최고 흥행...357만 명이 만든 마켓의 기록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의 겨울이 가장 빛난 자리, 광화문광장이 다시 기록을 썼다. 서울관광재단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열린 ‘2025 광화문 마켓’이 총 357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한 수치로, 2022년 첫 개최 이후 최고 흥행이다. 올해 마켓은 ‘겨울동화 속 산타마을’을 주제로 꾸며졌다. 개막과 동시에 인파가 몰리며 운영시간은 매일 밤 10시까지 연장됐고,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특별 운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크리스마스 시즌(12월 21~25일)에만 100만 명 이상이 찾으며 성탄 시즌 최고의 축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장은 참여형 콘텐츠로 살아 움직였다. 크리스마스 소원 분수대, 무료 네컷 사진, 산타클로스와의 사진 촬영, 소망 편지 보내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연일 이어졌다.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은 4곳의 포토존 스탬프 투어를 완료하면 탑승할 수 있는 ‘루돌프 회전목마’. 요정의 집, 산타마을 동화책, 행운의 목마, 거울 포토존 등 10곳이 넘는 포토존이 소셜 미디어를 달궜다. 경제적 성과도 뚜렷했다. 45개 부스에서 3개 시즌으로 운영된 135개 소상공인 팀과 기획부스는 하루 평균 약 4시간의 운영에도 총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부스 규모가 줄었음에도 부스당 평균 매출은 54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87% 이상 증가했다. 축제가 지역 상권과 상생하는 모델임을 입증한 셈이다. 파트너십 역시 확장됐다. 월트 디즈니 코리아의 영화 ‘아바타: 불과 재’, 바버, 네스프레소 등 3개 브랜드가 협업해 특별 포토존과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방문객과의 직접 소통으로 브랜드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유엔난민기구, 옥스팜 코리아, 소상공인진흥공단, 해남문화관광재단, 안동시 등 민간·공공 파트너 부스도 참여해 공익과 지역 홍보를 동시에 펼쳤다. 올해는 ‘산타마을 초대전’이 확대돼 먹거리와 굿즈의 완성도를 높였다. 독일 전통 소시지와 비프파이를 선보인 ‘블루메쯔’, ‘웅파이’, 지역 농가와 협업한 ‘서로장터’, 초청 작가들의 콜라보 굿즈까지 더해져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했다. 길기연 대표이사는 “357만 명이라는 역대 최고 방문객으로 축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광화문 마켓이 서울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로 더 성장하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겨울동화가 현실이 된 광화문, 그 장면은 내년을 다시 기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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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여행] 가평에서 만난 1인 양조가 정의현의 국도막걸리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가평 연인산과 명지산 자락, 물 맑은 하천을 끼고 자리한 국도양조장에는 유난히 고요한 시간이 흐른다. 이곳에서 정의현 대표는 지금도 혼자 막걸리를 빚는다. 쌀을 고르고, 네 번의 담금을 거쳐 술을 완성하는 전 과정이 그의 손을 거친다. 사람을 늘리기보다, 속도를 높이기보다, 그는 끝까지 ‘혼자 책임지는 방식’을 선택했다. “술은 결국 누가 어떻게 빚었는지가 남습니다. 손이 많아질수록 맛은 평균으로 가더라고요.” 정 대표의 말에는 지난 시간이 응축돼 있다. 가평산 멥쌀과 찹쌀, 우리밀로 만든 전통누룩, 토종 효모만을 사용하는 사양주. 인공감미료와 첨가물은 배제한다. 국도막걸리는 그렇게 가장 원초적인 방향으로만 나아간다. 11.5°는 요거트처럼 진득하고 농익은 단맛이 깊다. 9°는 균형과 매끄러움이 편안하고, 6°는 우유처럼 부드럽다. “얼음을 넣으면 술의 결이 또렷해집니다.” 이 고집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스물넷, 고문헌을 바탕으로 빚은 전통주 연구가의 동동주 한 잔. 그날 이후 그는 15년을 전통주에 바쳤다. 민간 교육기관에서 전통주 공부를 시작해 전국의 술대회를 2년동안 섭렵한 그는 국립농업과학원에 들어가 전문연구원으로 8년간 전통주와 전통발효제, 한국와인연구에 매진했다. 또한 동시에 전북대 식품공학과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정 대표는 그 시간 동안 전국의 술과 쌀을 몸으로 익혔다. “ 전문 연구원으로 일하며 대학을 다닐때에도 양조장과 제품의 구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쌀의 양조적성을 연구하면서 삼광쌀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국도의 뼈대가 된 쌀이죠.” 본격적으로 양조장을 시작하기 위해 2019년 말에 연구원을 그만두고 가평으로 올라와 양조장을 준비한 정대표는 1년여간 직접 공사, 시공하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만든 국도양조장을 21년 8월 오픈했다. 그렇게 시작한 국도막걸리는 가평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알려졌다. 그 결과 23년도 경기술페스타-경기주류대상에서 탁주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상을 목표로 하진 않았어요. 다만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 수상은 국도막걸리가 취향이 아닌 ‘완성도’로 인정받았다는 증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정 대표는 양조장의 시작부터 술을 빚는 양조가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상품화를 시작했다. 국도(麴稻)라는 이름의 의미를 정리하고 로고 디자인을 기획하고, 병 라벨과 패키지 굿즈의 디자인까지 모두 직접했다. “술이 소비자에게 닿는 순간까지가 양조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면 직접 할 수밖에 없었어요.” 가평군청과 가평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꾸준히 설비를 확장하고 지자체가 성심껏 준비한 지역 축제의 농민 장터를 통해 폭넓은 소비자와 만났다. 국도양조장의 성장에 지자체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국도막걸리를 꾸준히 찾는 이들 대부분은 가평을 여행하다 우연히 이 술을 만난 사람들이다. 로컬의 시간과 손맛이 전국으로 퍼져나간 셈이다. 정 대표는 앞으로 체험 양조장, 막걸리와 어울리는 스모크 하우스, 가평의 자두와 사과로 확장하는 증류주 구상까지 하고 있다. “막걸리는 아직 보여줄 게 많습니다. 이 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끝까지 보고 싶어요.” 정의현 대표는 마지막으로 조용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2024년에 결혼한 아내의 도움이 정말 큽니다. 혼자 술을 빚고, 브랜드를 지켜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됩니다.” 1인 양조가의 고된 일상 뒤에는 이제 든든한 동반자가 함께하고 있다. 새해를 맞은 그는 또 하나의 목표를 밝혔다. “지금까지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천천히 왔다면, 이제는 국도막걸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생산량을 조금씩 늘리고, 유통도 단계적으로 확장해볼 생각입니다.” 혼자서 빚어온 술, 혼자서 지켜온 철학. 그리고 이제는 함께 나아갈 시간. 국도막걸리는 그렇게 또 한 번의 담금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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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눈이 내리다…울산 성남동, 겨울 축제로 거리를 채우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울산 중구 성남동 일대가 겨울이면 눈꽃으로 물든다.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열리는 울산 성남동 눈꽃축제는 인공눈 연출과 체험형 프로그램, 공연을 결합해 도심 속 겨울 풍경을 만들어온 지역 대표 축제다. 거리와 상권이 함께 호흡하는 이 축제는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게 하는 생활형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성남동 눈꽃축제의 중심은 ‘거리 경험’이다. 상점가와 보행로를 따라 조성된 트리숲과 인공눈 연출은 평소의 도심을 잠시 다른 공간으로 바꾼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참여하는 눈사람 만들기 체험은 축제의 가장 직관적인 장면이다. 손에 쥔 눈덩이가 완성될수록 거리에는 웃음과 사진 셔터 소리가 늘어난다. 무대 프로그램도 축제의 결을 단단하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합창대회와 지역 예술 공연은 성남동의 밤을 채우며, 지나치던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공연은 전문성과 생활성이 공존한다. 동네 예술가의 무대와 참여형 합창이 이어지며, 관객은 자연스럽게 축제의 일부가 된다. 상권 연계는 성남동 눈꽃축제를 지속시키는 동력이다. 플리마켓과 푸드존은 거리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겨울철에 어울리는 먹거리는 축제의 감각을 완성한다. 지역 상점과 임시 부스가 함께 구성되며, 소비가 곧 지역 응원이 되는 구조다. 이는 단기 이벤트를 넘어 지역경제와 맞물린 축제 운영의 전형을 보여준다. 울산 도심의 접근성 역시 장점이다. 대중교통으로 쉽게 닿는 성남동은 외지 방문객에게도 부담이 적다. 낮에는 체험과 시장을, 밤에는 조명과 공연을 즐기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계절 축제가 도심 일상과 분리되지 않고 스며드는 방식이다. 최근 국내 도시들이 겨울철 관광 콘텐츠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성남동 눈꽃축제는 ‘인공 연출’의 장점을 현실적으로 활용한다. 눈이 귀해진 겨울에도 안정적인 연출로 분위기를 만들고, 프로그램의 밀도를 높여 반복 방문을 유도한다. 화려함보다 지속성을 택한 선택이다. 성남동 눈꽃축제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겨울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거리 위에 내려앉은 눈과 음악, 먹거리와 체험이 이어지며 도심은 잠시 여행지가 된다. 계절이 남긴 흔적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이 축제는, 울산 겨울의 한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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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살구나무책방에서 하룻밤, 책이 여행이 되는 순간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12월은 1년 중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이다. 독서는 이동하지 않아도 떠날 수 있는 여행이고, 문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멀리 갈 수 있다. 그래서 독서는 ‘가장 조용한 여행’이라는 말이 붙는다. 경기관광공사도 연말을 맞아 붐비는 관광지 대신, 사색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조용한 여행지’를 12월 추천 코스로 제안했다.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공간들이다. 경기도 안성에 자리한 살구나무책방은 그런 추천 취지와 맞닿아 있는 장소다. 시골마을 한켠에서 책을 읽고, 하룻밤을 머물며 시간을 천천히 되감는 공간. 독서가 여행이 되고, 여행이 다시 일상이 되는 풍경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한때 동네마다 몇 곳씩 있던 책방은 어느새 기억 속 풍경이 됐다.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일상이 된 시대지만, 최근 들어 작은 책방을 일부러 찾아 나서는 이들이 다시 늘고 있다. 안성 금광면에 자리한 살구나무책방도 그런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살구나무책방은 분주한 도심과 거리가 멀다. 차를 타고 굽이굽이 시골길을 지나 도착하면, 한때 허물어질 뻔했던 폐가가 조용히 손님을 맞는다. 4년 전 책방으로 다시 태어난 이 공간은 옛 집의 골격을 그대로 살렸다. 삐뚤빼뚤한 서까래와 낮은 천장은 일부러 손대지 않았다. 새로 꾸민 공간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시간이 이곳에 흐른다. 책방의 이름은 실제로 마당 옆에 서 있는 살구나무에서 따왔다. 봄이면 꽃이 피고, 계절마다 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준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것은 새 책이 아닌 중고책이지만, 책방에서는 이를 ‘지난책’이라 부른다. 누군가의 시간을 품고 건너온 책이라는 의미다. 살구나무책방의 가장 큰 특징은 ‘북스테이’다. 책방 안쪽 작은 방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다. 휴대전화와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조용한 밤을 책과 함께 보내는 경험이다. 소음도, 일정도 없다.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만 남는다. 다만 겨울철에는 북스테이가 잠시 쉬어가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책방을 찾았다면 주변 여행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의 안성맞춤랜드는 산책하기 좋은 공원과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안성팜랜드가 제격이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과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조금 더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서운산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완만한 산세 덕분에 겨울에도 부담 없이 걷기 좋다. 살구나무책방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다. 대신 책 한 권이 여행이 되는 순간을 선물한다. 빠르게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오래 남는 시간을 찾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곳이다. 책을 품고 떠나는 하룻밤, 안성의 조용한 시골에서 문장이 길이 되는 경험을 만나볼 수 있다. [살구나무책방 정보] 주소: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신양복길 47-5 전화: 0507-1354-3798 운영: 사전 예약제(당일 예약 가능) 이용요금: 1만 원(음료 포함) SNS: 인스타그램 @salgunamu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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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따라 걷는 연말 산책, 시흥의 밤이 반짝인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연말을 맞아 경기 시흥시 전역이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으로 물들었다. 거창한 축제 대신 시민들의 일상 가까이에서 만나는 빛의 풍경은 겨울밤을 한층 따뜻하게 만든다. 공원과 광장, 역 주변과 쇼핑 공간까지 이어진 트리 조명은 시흥의 겨울을 걷는 여행으로 바꾸고 있다. 해가 지면 시흥의 풍경이 달라진다. 거북섬별빛공원을 시작으로 은계호수공원과 은계그랑트리, 목감중앙광장까지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이 차례로 불을 밝힌다. 낮에는 익숙했던 생활 공간이 밤이 되면 연말 분위기를 품은 산책길로 변한다. 신천역과 오이도역 광장에도 대형 트리가 설치돼 퇴근길 시민과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특히 바다를 품은 오이도 일대는 겨울밤의 조명과 어우러지며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신세계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주변 역시 트리와 장식 조명으로 연말 쇼핑과 야간 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트리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멈춘다. 연인들은 서로의 사진을 남기고, 가족들은 아이 손을 잡고 불빛 아래서 잠시 시간을 보낸다. 특별한 무대나 공연이 없어도, 조명 하나만으로도 연말의 기분은 충분히 전달된다. 시는 이번 트리 조명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겨울의 정취를 느끼고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내년 1월 중순까지 운영돼 연말은 물론 새해 초까지 겨울 풍경을 이어간다. 화려함보다 가까움이 먼저인 풍경이다. 시흥의 크리스마스트리는 관광지를 만들기보다, 일상의 공간을 여행처럼 바꾼다. 불빛을 따라 걷는 짧은 산책만으로도 연말의 온기가 전해진다. 올겨울 시흥의 밤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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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감성 풀충전, 홍콩 하버시티에 켜진 사랑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홍콩의 대표 쇼핑몰 하버시티가 올 연말, 사랑과 따뜻한 감성을 테마로 한 아트 프로젝트로 겨울 분위기를 채운다. 전 세계 200만 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태국 인기 일러스트 듀오 ‘선대 키즈(Sundae Kids)’와 협업한 《스레즈 오브 러브(Threads of Love)》가 오는 11월 29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열린다. 쇼핑과 예술, 연말 감성이 어우러진 하버시티의 겨울 풍경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선대 키즈는 아티스트 커플 포이시안과 카빈이 결성한 일러스트 듀오로, 일상의 사랑과 관계를 4~6컷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며 아시아 전역에서 큰 공감을 얻어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들의 따뜻한 시선을 대형 인스톨레이션과 전시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행사의 중심에는 거대한 분홍빛 선물 하우스 《디스 이즈 포 유(This is for You)》가 자리한다. 관람객은 신작 대형 아크릴 회화 4점과 축제 분위기를 담은 12점의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다. 복도형 전시 공간인 ‘윈터 오브 러브 갤러리’에서는 선대 키즈 특유의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이 이어진다. 하버시티 곳곳에는 4미터 높이의 ‘클라우드 키스드’ 크리스마스트리와 사진 명소로 꾸며진 ‘V-러브’ 벤치가 설치됐다. ‘포스트 유어 하트’ 우체통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들은 메시지를 남기며 연말의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한정판 굿즈를 만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도 운영돼 기념품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스레즈 오브 러브》는 화려함보다 공감과 연결에 초점을 맞춘 연말 프로젝트다. 하버시티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예술과 나눔이 공존하는 겨울 풍경을 완성했다. 쇼핑을 넘어 감성을 여행하는 공간, 홍콩의 연말은 지금 하버시티에서 가장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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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40’, 전남 1월의 전통주 선정… 작은 양조장의 큰 도전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여행의 맛은 지역의 술에서 완성된다. 전남 곡성의 한 양조장이 빚어낸 증류주가 지역을 넘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전통과 실험, 협업이 만나 탄생한 술 한 병이 남도의 겨울을 달군다. 전남 곡성군은 관내 농업회사법인 시향가의 신작 증류주 네오 40이 ‘전라남도 1월의 전통주’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지역의 원료와 기술, 이야기를 담은 술이 남도의 대표 전통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네오 40은 지난해 열린 남도 우리술 품평회에서 새술마루상과 증류주 부문 최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품질을 입증했다. 특히 곡성 지역 농산물 기업과 협업해 세계 최초로 ‘가루미(바로미 2)’ 쌀을 원료로 사용한 점이 주목받았다. 쌀의 입자를 가루 형태로 가공해 발효 효율을 높인 이 원료는 증류주의 질감을 한층 깔끔하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 술의 탄생에는 요리와 전통주의 만남도 있었다. ‘흑백요리사2’ 우승자인 최강록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음식과 어울리는 증류주로 방향을 잡았다. 지역의 식재료와 술, 요리가 하나의 식문화로 이어지는 실험이었다. 제조 방식 역시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네오 40은 조선 시대 발효 이론서로 알려진 ‘고사촬요’를 현대적으로 복원해 적용했다. 전통 발효의 원리를 살리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잡미를 줄여 맑은 풍미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기술로 다시 빚어낸 셈이다. 시향가는 올해 도수를 낮춘 ‘네오25 화이트’를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심성철 셰프와는 토란막걸리 마리주를 출시해 전통주와 음식의 결합을 이어가고 있다. 전남 곡성 삼기면의 작은 양조장이 한국 전통주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해외 시장을 향한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향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과 수출 절차를 마쳤고, 미국 현지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세계 진출에 나섰다. 남도의 술이 글로벌 테이블에 오를 준비를 마친 셈이다. 군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1월의 남도 전통주로 선정된 지역 술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네오 40은 곡성몰과 카카오톡 선물하기, 전통주 플랫폼 ‘우리술 한잔’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지역의 한 잔이 여행의 기억으로, 다시 세계의 취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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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40’, 전남 1월의 전통주 선정… 작은 양조장의 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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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 휴식과 업무를 잇는 ‘정원 워케이션’의 실험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일하는 공간이 달라지면 삶의 리듬도 바뀐다. 전남 순천의 정원은 이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머물며 일하는 장소로 확장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정원 워케이션’이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근무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자연을 향유하는 공간을 넘어 휴식과 업무가 공존하는 워케이션 공간, 이른바 ‘머무는 일터’로 진화하고 있다. 정원 인프라를 활용한 정원 워케이션은 기존의 콘크리트 중심 업무 환경을 자연으로 확장하며 체류형 근무 모델을 제시하고, 생활 인구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다. 순천시는 2024년 4월부터 정원 워케이션을 본격 운영한 결과, 현재까지 1천여 개 기업·기관에서 1천750여 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참여 대상은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을 비롯해 스타트업, 프리랜서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경기권과 경상권 참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용 만족도 역시 눈에 띈다. 2025년 가을 실시한 조사에서 참여자의 96%가 업무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고, 재방문 의향은 96.7%에 달했다. 평균 2~3일 이상 순천에 머무르며 근무와 휴식을 병행한 참여자들은 숙박과 외식, 교통, 관광 등 지역 소비로 이어져 체류 효과를 높였다. 반복 참여 기업과 재방문 인원이 늘어나며, 정원 워케이션은 일회성 체험이 아닌 ‘다시 찾는 근무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정원 워케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과의 연결이다.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한 로컬 콘텐츠 체험, 정원 해설 투어 등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연스럽게 순천의 일상과 마주하도록 설계했다. 정원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마을 숙박 프로젝트 ‘쉴랑게’와의 연계는 체류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일부 참여자는 프로그램 종료 후 개인 여행이나 가족 동반 방문으로 순천을 다시 찾고 있다. 한 참여 기업 관계자는 “정원이라는 공간이 직원들의 긴장을 완화하고 소통을 자연스럽게 만든다”며 “회의와 업무 후 바로 지역을 경험할 수 있어 워크숍 효과도 컸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정원 워케이션을 지방 소멸 대응과 근무 문화 혁신을 동시에 실현하는 전략 사업으로 보고, 향후 도심 전반으로 단계적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수도권 대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체험 상품을 통해 기업 이전과 투자 유치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시대, 순천의 정원은 더 이상 ‘보는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이 머무는 경험이 지역과 연결되는 이 실험은 지방 시대의 또 다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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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 휴식과 업무를 잇는 ‘정원 워케이션’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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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동진강으로 보내는 눈물
- 겨울의 동진강은 지나치게 고요하다. 김제와 부안을 가로지르는 강물 위로 하늘은 옅은 푸른빛을 풀어놓고, 갈대는 말라붙은 몸을 세운 채 바람에만 반응한다. 나뭇가지들은 모두 잎을 내려놓고, 강둑에 서 있는 풍경은 오래된 사진처럼 시간을 멈춘다. 물은 차갑고, 빛은 낮다. 이곳에서는 어떤 감정도 크게 소리 내지 않는다. 2018년 1월 3일 아침 8시 3분, 막내동생은 마흔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화장장에서 꺼낸 동생의 몸은 믿기지 않게 뜨거웠다. 살아 있을 때보다 더 뜨거운 체온을 안은 채, 나는 이 차디찬 동진강 앞에 섰다. 그리고 흘려보냈다.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서해로 나아가 지구를 여행하라고. 그게 내가 해줄 수 있었던 유일한 여행이었다. 생전 우리는 한 번도 함께 여행하지 못했다. 밥 한 끼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 병원 옥상에 한 번만 데려가 달라는 마지막 부탁도, 약물 파우치와 소변주머니가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나는 형이었지만 끝내 가장 비겁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해마다 1월 3일이 되면 이 강으로 온다. 사죄하듯 서서, 눈물처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본다. 동진강은 오늘도 말없이 서해로 흘러간다. 강은 바다로 가지만, 후회는 아직 이 자리에 남아 있다. 다만 나는 매년 이 풍경 앞에서 같은 말을 반복한다. 미안하다고, 너무 늦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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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동진강으로 보내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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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비는 기숙사, 세계 청년을 부르다…정읍의 ‘역발상 관광’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겨울이면 한산해지는 지방 관광지의 고민을 정읍이 ‘공간’으로 풀었다. 정읍시는 농한기에 비어 있는 농업 근로자 기숙사를 활용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정읍 글로벌 청년 겨울캠프’를 처음 가동한다. 지역의 대표 명소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참가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며 정읍을 세계에 알리는 ‘체류형 홍보’ 모델을 겨울 한복판에 세웠다. 정읍시가 내놓은 해법은 단순하다. “겨울에 비는 곳을 겨울에 채운다.” 농업계절근로자가 입국하지 않는 시기, 텅 빈 공공기숙사를 참가자 숙소로 제공했다. 방치되기 쉬운 유휴시설을 관광의 기반으로 바꾼 셈이다. 관광 비수기를 “사람이 머무는 시간”으로 전환하려는 목적도 분명하다. 캠프는 1월 19일부터 2월 14일까지 4주간 진행된다. 2주씩 두 기수로 운영되며, 기수마다 외국인 유학생 30명과 한국인 서포터즈 10명이 함께 움직인다. 총 80명이 정읍에 머물며 지역의 겨울을 ‘여행’이 아닌 ‘생활’의 리듬으로 경험한다. 정읍은 이들을 단발성 방문객이 아니라,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확산을 일으킬 ‘글로벌 홍보대사’로 설정했다. 동선은 정읍의 대표 자산을 고르게 엮었다. 내장산 국립공원은 겨울 정읍의 첫 장면이다. 완만한 코스부터 난도 있는 능선 코스까지 선택지가 넓고, 케이블카로 사계절 풍경을 압축해 만날 수도 있다. ‘눈이 오면 더 아름다운 산’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곳이다. 구절초 지방정원은 ‘겨울 정원’의 묘미를 보여준다. 가을의 이름값이 크지만, 겨울에는 사람 대신 바람과 나무가 풍경을 정리한다. 동절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안내돼, 짧은 일정에도 담기 좋다. 정읍이 가진 ‘역사’도 캠프의 축이다.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는 사건의 무게를 체감하게 한다. 황토현 전적지 일대에 조성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은 상설전시와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장형 역사’로 기억을 환기한다. 여행자에게는 사진보다 오래 남는 장면이 된다. 이 캠프의 핵심은 결국 ‘콘텐츠 제작’이다. 참가자들은 겨울 농촌 체험과 전통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개인별 SNS 콘텐츠와 팀 프로젝트를 통해 정읍을 자신들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정읍은 홍보를 “내가 찍은 것, 내가 느낀 것”에서 시작시키려 한다. 여행지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방문자가 도시의 문장을 만들어낸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유휴 공공시설을 활용한 겨울 관광 콘텐츠가 정읍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는 운영 성과를 분석해 체류형 관광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읍의 겨울은 ‘없는 것을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다르게 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비어 있던 기숙사에 청년이 들어오고, 조용했던 계절에 이야기가 생긴다. 이 역발상이 성공한다면, 정읍의 겨울은 더 이상 비수기가 아니라 ‘가장 잘 머무는 계절’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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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비는 기숙사, 세계 청년을 부르다…정읍의 ‘역발상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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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에서 차박까지, 캠핑의 현재가 부산에 모인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캠핑과 레저차량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무대가 부산에 열린다. 부산·경남권 최대 규모의 캠핑 & 레저차량 전문 전시회 ‘2026 부산 캠페어(CAMFAIR)’가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캠핑카와 카라반부터 차박·아웃도어 용품까지, ‘사는 전시’로 설계된 이번 박람회는 2026년 캠핑 트렌드를 앞당겨 제시한다. 올해로 6회를 맞는 **부산 캠핑&레저차량 박람회**는 캠핑 라이프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박람회다. 캠핑카·카라반·캠핑 트레일러를 중심으로 텐트, 차박용품, 아웃도어 장비, 차량용 디바이스, 감성 소품과 피크닉 아이템, 캠핑 먹거리까지 폭넓은 라인업이 전시장에 들어선다. 국내외 주요 브랜드가 대거 참가해 최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의 키워드는 ‘체험’과 ‘실구매’다. 실제 캠핑 환경을 고려한 전시 구성으로 동선과 사용감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현장 상담과 즉시 구매·계약이 가능하다. 다수 브랜드가 박람회 기간에만 적용되는 한정 특가와 할인 판매를 예고해, 온라인 가격과 비교해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입문자에게는 첫 장비를 고르기 좋은 길잡이가 되고, 숙련 캠퍼에게는 시즌 교체와 업그레이드의 기준점을 제시한다. 제품군 역시 2026년 트렌드를 반영한다. 경량화와 설치 편의성을 강화한 텐트, 사계절 대응 차박 솔루션, 전력 효율을 높인 전기·배터리 시스템, 차량 연동 디바이스 등 ‘현장형 개선’이 눈에 띈다. 캠핑과 일상을 잇는 디자인 소품과 식문화 콘텐츠도 강화돼, 라이프스타일 박람회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관람객 혜택도 크다. 사전 등록 시 입장권 할인 혜택이 제공돼 접근성을 높였고, 일반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 관계자는 “단순 전시를 넘어, 캠핑의 실제 사용 장면을 보여주는 체험형 구성으로 세대와 숙련도를 아우르겠다”며 “올해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기회”라고 전했다. 캠핑은 더 이상 취미의 변두리가 아니다. 이동과 휴식, 소비와 체험이 결합된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2026 부산 캠페어는 그 변화를 압축해 보여주는 현장이다. 텐트에서 차박까지, 선택의 기준을 찾는다면 답은 부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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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에서 차박까지, 캠핑의 현재가 부산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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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여행] 삼산주조장 해남막걸리, 두륜산 지하수가 빚은 깊은 맛의 계보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전남 해남 삼산면, 두륜산 자락 아래 자리한 삼산주조장의 막걸리는 한 모금보다 그 뒤가 더 오래 남는다. 이유를 묻자 이곳 사람들은 한결같이 “물”이라고 답한다. 6개월마다 수질 검사를 받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도 3대, 이제는 3대째 같은 지하수를 고집하는 이유다. 해남막걸리의 깊은 맛은 그렇게 물에서 시작돼, 시간으로 완성된다. 술은 결국 물의 또 다른 얼굴이다. 삼산주조장은 이 단순한 진리를 가장 오래, 가장 성실하게 지켜왔다. 1950년 조부가 터를 닦은 이후, 발효에 쓰인 물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두륜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는 미네랄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발효 과정에서 잡맛을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의 막걸리는 첫맛보다 뒷맛이 좋고, 마신 뒤 몸이 편안하다. 현재 양조장을 이끄는 이는 한홍희 대표다. 하지만 삼산주조장은 한 사람의 이름보다 가족의 시간으로 설명되는 공간에 가깝다. 고령의 부모를 대신해 가업을 잇기 전, 30여 년 동안 금융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던 한 대표보다 아내가 먼저 고향으로 내려와 제조 비법을 배우고 전통주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대표작 ‘해남 찹쌀 생막걸리 9도’는 해남산 찹쌀과 햅쌀, 누룩만으로 720시간 이상 장기 발효·숙성한 무감미료 술이다. 도수가 높아질수록 알코올의 날카로움은 사라지고, 쌀 본연의 깊이가 살아난다는 이곳의 믿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실제로 9도는 부드러운 목 넘김과 은은한 누룩향, 청량한 마무리로 “술은 요리와 함께 완성된다”는 철학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2024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고도탁주 부문 대상은 그 결과였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삼산주조장의 또 다른 얼굴은 12도 막걸리다. 흔히 도수가 높으면 거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술은 정반대다. 첫 모금에는 찹쌀의 단맛이 천천히 올라오고, 이어지는 질감은 놀랄 만큼 둥글다. 알코올의 존재감은 앞서 나서지 않고, 발효가 만든 구조 속에 조용히 녹아 있다. 향은 9도보다 농밀하다. 누룩의 고소함 위에 곡물의 단향, 당귀에서 비롯된 잔잔한 한방 향이 겹겹이 쌓인다. 목을 넘긴 뒤에도 자극보다 여운이 길다. 한홍희 대표는 12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도수를 올린 게 아니라, 시간을 더 준 술입니다.” 주정을 섞어 도수만 높인 술이 아니라, 발효를 충분히 기다린 결과라는 뜻이다. 그래서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6도 막걸리보다 편하다”는 말이 나온다. 음식과의 궁합도 분명하다. 9도가 일상의 반찬과 잘 어울린다면, 12도는 홍어회무침이나 묵은지, 기름기 있는 전처럼 남도의 맛과 만나 힘을 얻는다. 술이 안주를 밀어내지 않고, 안주 또한 술의 향을 가리지 않는다. 삼산주조장의 풍경에는 시간이 쌓여 있다. 1935년에 지어진 옛 건물은 원형 보존이 어려워 신축했지만, 그 모습은 그림으로 남아 사무실 벽을 지킨다. 1970년대까지 쓰이던 커다란 술독은 마당의 테이블이 됐다. 자전거에 막걸리 통 여덟 개를 매달고 배달을 다녔다는 이야기도, 이곳에서는 전설이 아니라 기억이다. 그 기억 위에 지금은 네 번째 세대의 손길이 더해지고 있다. 해남 삼산주조장의 막걸리는 빠르게 변하지 않는다. 대신 물을 지키고, 사람을 잇는다. 6개월마다 검사받는 지하수, 720시간을 기다리는 발효, 4대가 이어온 손길. 그 수고 덕분에 해남막걸리는 오늘도 믿고 마실 수 있는 술이 된다. 물에서 시작된 한 사발의 막걸리, 그 깊은 맛은 그렇게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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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여행] 삼산주조장 해남막걸리, 두륜산 지하수가 빚은 깊은 맛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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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광화문 마켓’ 역대 최고 흥행...357만 명이 만든 마켓의 기록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의 겨울이 가장 빛난 자리, 광화문광장이 다시 기록을 썼다. 서울관광재단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열린 ‘2025 광화문 마켓’이 총 357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한 수치로, 2022년 첫 개최 이후 최고 흥행이다. 올해 마켓은 ‘겨울동화 속 산타마을’을 주제로 꾸며졌다. 개막과 동시에 인파가 몰리며 운영시간은 매일 밤 10시까지 연장됐고,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특별 운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크리스마스 시즌(12월 21~25일)에만 100만 명 이상이 찾으며 성탄 시즌 최고의 축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장은 참여형 콘텐츠로 살아 움직였다. 크리스마스 소원 분수대, 무료 네컷 사진, 산타클로스와의 사진 촬영, 소망 편지 보내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연일 이어졌다.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은 4곳의 포토존 스탬프 투어를 완료하면 탑승할 수 있는 ‘루돌프 회전목마’. 요정의 집, 산타마을 동화책, 행운의 목마, 거울 포토존 등 10곳이 넘는 포토존이 소셜 미디어를 달궜다. 경제적 성과도 뚜렷했다. 45개 부스에서 3개 시즌으로 운영된 135개 소상공인 팀과 기획부스는 하루 평균 약 4시간의 운영에도 총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부스 규모가 줄었음에도 부스당 평균 매출은 54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87% 이상 증가했다. 축제가 지역 상권과 상생하는 모델임을 입증한 셈이다. 파트너십 역시 확장됐다. 월트 디즈니 코리아의 영화 ‘아바타: 불과 재’, 바버, 네스프레소 등 3개 브랜드가 협업해 특별 포토존과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방문객과의 직접 소통으로 브랜드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유엔난민기구, 옥스팜 코리아, 소상공인진흥공단, 해남문화관광재단, 안동시 등 민간·공공 파트너 부스도 참여해 공익과 지역 홍보를 동시에 펼쳤다. 올해는 ‘산타마을 초대전’이 확대돼 먹거리와 굿즈의 완성도를 높였다. 독일 전통 소시지와 비프파이를 선보인 ‘블루메쯔’, ‘웅파이’, 지역 농가와 협업한 ‘서로장터’, 초청 작가들의 콜라보 굿즈까지 더해져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했다. 길기연 대표이사는 “357만 명이라는 역대 최고 방문객으로 축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광화문 마켓이 서울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로 더 성장하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겨울동화가 현실이 된 광화문, 그 장면은 내년을 다시 기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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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광화문 마켓’ 역대 최고 흥행...357만 명이 만든 마켓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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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여행] 가평에서 만난 1인 양조가 정의현의 국도막걸리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가평 연인산과 명지산 자락, 물 맑은 하천을 끼고 자리한 국도양조장에는 유난히 고요한 시간이 흐른다. 이곳에서 정의현 대표는 지금도 혼자 막걸리를 빚는다. 쌀을 고르고, 네 번의 담금을 거쳐 술을 완성하는 전 과정이 그의 손을 거친다. 사람을 늘리기보다, 속도를 높이기보다, 그는 끝까지 ‘혼자 책임지는 방식’을 선택했다. “술은 결국 누가 어떻게 빚었는지가 남습니다. 손이 많아질수록 맛은 평균으로 가더라고요.” 정 대표의 말에는 지난 시간이 응축돼 있다. 가평산 멥쌀과 찹쌀, 우리밀로 만든 전통누룩, 토종 효모만을 사용하는 사양주. 인공감미료와 첨가물은 배제한다. 국도막걸리는 그렇게 가장 원초적인 방향으로만 나아간다. 11.5°는 요거트처럼 진득하고 농익은 단맛이 깊다. 9°는 균형과 매끄러움이 편안하고, 6°는 우유처럼 부드럽다. “얼음을 넣으면 술의 결이 또렷해집니다.” 이 고집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스물넷, 고문헌을 바탕으로 빚은 전통주 연구가의 동동주 한 잔. 그날 이후 그는 15년을 전통주에 바쳤다. 민간 교육기관에서 전통주 공부를 시작해 전국의 술대회를 2년동안 섭렵한 그는 국립농업과학원에 들어가 전문연구원으로 8년간 전통주와 전통발효제, 한국와인연구에 매진했다. 또한 동시에 전북대 식품공학과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정 대표는 그 시간 동안 전국의 술과 쌀을 몸으로 익혔다. “ 전문 연구원으로 일하며 대학을 다닐때에도 양조장과 제품의 구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쌀의 양조적성을 연구하면서 삼광쌀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국도의 뼈대가 된 쌀이죠.” 본격적으로 양조장을 시작하기 위해 2019년 말에 연구원을 그만두고 가평으로 올라와 양조장을 준비한 정대표는 1년여간 직접 공사, 시공하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만든 국도양조장을 21년 8월 오픈했다. 그렇게 시작한 국도막걸리는 가평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알려졌다. 그 결과 23년도 경기술페스타-경기주류대상에서 탁주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상을 목표로 하진 않았어요. 다만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 수상은 국도막걸리가 취향이 아닌 ‘완성도’로 인정받았다는 증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정 대표는 양조장의 시작부터 술을 빚는 양조가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상품화를 시작했다. 국도(麴稻)라는 이름의 의미를 정리하고 로고 디자인을 기획하고, 병 라벨과 패키지 굿즈의 디자인까지 모두 직접했다. “술이 소비자에게 닿는 순간까지가 양조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면 직접 할 수밖에 없었어요.” 가평군청과 가평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꾸준히 설비를 확장하고 지자체가 성심껏 준비한 지역 축제의 농민 장터를 통해 폭넓은 소비자와 만났다. 국도양조장의 성장에 지자체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국도막걸리를 꾸준히 찾는 이들 대부분은 가평을 여행하다 우연히 이 술을 만난 사람들이다. 로컬의 시간과 손맛이 전국으로 퍼져나간 셈이다. 정 대표는 앞으로 체험 양조장, 막걸리와 어울리는 스모크 하우스, 가평의 자두와 사과로 확장하는 증류주 구상까지 하고 있다. “막걸리는 아직 보여줄 게 많습니다. 이 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끝까지 보고 싶어요.” 정의현 대표는 마지막으로 조용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2024년에 결혼한 아내의 도움이 정말 큽니다. 혼자 술을 빚고, 브랜드를 지켜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됩니다.” 1인 양조가의 고된 일상 뒤에는 이제 든든한 동반자가 함께하고 있다. 새해를 맞은 그는 또 하나의 목표를 밝혔다. “지금까지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천천히 왔다면, 이제는 국도막걸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생산량을 조금씩 늘리고, 유통도 단계적으로 확장해볼 생각입니다.” 혼자서 빚어온 술, 혼자서 지켜온 철학. 그리고 이제는 함께 나아갈 시간. 국도막걸리는 그렇게 또 한 번의 담금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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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여행] 가평에서 만난 1인 양조가 정의현의 국도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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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눈이 내리다…울산 성남동, 겨울 축제로 거리를 채우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울산 중구 성남동 일대가 겨울이면 눈꽃으로 물든다.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열리는 울산 성남동 눈꽃축제는 인공눈 연출과 체험형 프로그램, 공연을 결합해 도심 속 겨울 풍경을 만들어온 지역 대표 축제다. 거리와 상권이 함께 호흡하는 이 축제는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게 하는 생활형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성남동 눈꽃축제의 중심은 ‘거리 경험’이다. 상점가와 보행로를 따라 조성된 트리숲과 인공눈 연출은 평소의 도심을 잠시 다른 공간으로 바꾼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참여하는 눈사람 만들기 체험은 축제의 가장 직관적인 장면이다. 손에 쥔 눈덩이가 완성될수록 거리에는 웃음과 사진 셔터 소리가 늘어난다. 무대 프로그램도 축제의 결을 단단하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합창대회와 지역 예술 공연은 성남동의 밤을 채우며, 지나치던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공연은 전문성과 생활성이 공존한다. 동네 예술가의 무대와 참여형 합창이 이어지며, 관객은 자연스럽게 축제의 일부가 된다. 상권 연계는 성남동 눈꽃축제를 지속시키는 동력이다. 플리마켓과 푸드존은 거리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겨울철에 어울리는 먹거리는 축제의 감각을 완성한다. 지역 상점과 임시 부스가 함께 구성되며, 소비가 곧 지역 응원이 되는 구조다. 이는 단기 이벤트를 넘어 지역경제와 맞물린 축제 운영의 전형을 보여준다. 울산 도심의 접근성 역시 장점이다. 대중교통으로 쉽게 닿는 성남동은 외지 방문객에게도 부담이 적다. 낮에는 체험과 시장을, 밤에는 조명과 공연을 즐기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계절 축제가 도심 일상과 분리되지 않고 스며드는 방식이다. 최근 국내 도시들이 겨울철 관광 콘텐츠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성남동 눈꽃축제는 ‘인공 연출’의 장점을 현실적으로 활용한다. 눈이 귀해진 겨울에도 안정적인 연출로 분위기를 만들고, 프로그램의 밀도를 높여 반복 방문을 유도한다. 화려함보다 지속성을 택한 선택이다. 성남동 눈꽃축제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겨울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거리 위에 내려앉은 눈과 음악, 먹거리와 체험이 이어지며 도심은 잠시 여행지가 된다. 계절이 남긴 흔적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이 축제는, 울산 겨울의 한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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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눈이 내리다…울산 성남동, 겨울 축제로 거리를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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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살구나무책방에서 하룻밤, 책이 여행이 되는 순간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12월은 1년 중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이다. 독서는 이동하지 않아도 떠날 수 있는 여행이고, 문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멀리 갈 수 있다. 그래서 독서는 ‘가장 조용한 여행’이라는 말이 붙는다. 경기관광공사도 연말을 맞아 붐비는 관광지 대신, 사색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조용한 여행지’를 12월 추천 코스로 제안했다.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공간들이다. 경기도 안성에 자리한 살구나무책방은 그런 추천 취지와 맞닿아 있는 장소다. 시골마을 한켠에서 책을 읽고, 하룻밤을 머물며 시간을 천천히 되감는 공간. 독서가 여행이 되고, 여행이 다시 일상이 되는 풍경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한때 동네마다 몇 곳씩 있던 책방은 어느새 기억 속 풍경이 됐다.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일상이 된 시대지만, 최근 들어 작은 책방을 일부러 찾아 나서는 이들이 다시 늘고 있다. 안성 금광면에 자리한 살구나무책방도 그런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살구나무책방은 분주한 도심과 거리가 멀다. 차를 타고 굽이굽이 시골길을 지나 도착하면, 한때 허물어질 뻔했던 폐가가 조용히 손님을 맞는다. 4년 전 책방으로 다시 태어난 이 공간은 옛 집의 골격을 그대로 살렸다. 삐뚤빼뚤한 서까래와 낮은 천장은 일부러 손대지 않았다. 새로 꾸민 공간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시간이 이곳에 흐른다. 책방의 이름은 실제로 마당 옆에 서 있는 살구나무에서 따왔다. 봄이면 꽃이 피고, 계절마다 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준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것은 새 책이 아닌 중고책이지만, 책방에서는 이를 ‘지난책’이라 부른다. 누군가의 시간을 품고 건너온 책이라는 의미다. 살구나무책방의 가장 큰 특징은 ‘북스테이’다. 책방 안쪽 작은 방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다. 휴대전화와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조용한 밤을 책과 함께 보내는 경험이다. 소음도, 일정도 없다.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만 남는다. 다만 겨울철에는 북스테이가 잠시 쉬어가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책방을 찾았다면 주변 여행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의 안성맞춤랜드는 산책하기 좋은 공원과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안성팜랜드가 제격이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과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조금 더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서운산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완만한 산세 덕분에 겨울에도 부담 없이 걷기 좋다. 살구나무책방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다. 대신 책 한 권이 여행이 되는 순간을 선물한다. 빠르게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오래 남는 시간을 찾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곳이다. 책을 품고 떠나는 하룻밤, 안성의 조용한 시골에서 문장이 길이 되는 경험을 만나볼 수 있다. [살구나무책방 정보] 주소: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신양복길 47-5 전화: 0507-1354-3798 운영: 사전 예약제(당일 예약 가능) 이용요금: 1만 원(음료 포함) SNS: 인스타그램 @salgunamu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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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살구나무책방에서 하룻밤, 책이 여행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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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윙클 성주!’로 여는 로컬 야간관광의 정석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작지만 강한 도시 성주가 밤하늘 아래에서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트윙클 성주!’라는 이름으로 야심 차게 선보인 야간관광 콘텐츠가 연이은 흥행을 기록하며, 지역 중심의 관광 혁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성주만의 역사·문화·자연을 밤에 즐기는 감성 체험으로 재구성해,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로컬 여행 트렌드를 제시 중이다. ‘트윙클 성주!’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성주군이 올해로 2년째 진행 중인 야간관광 통합 브랜드다. 기존의 야간축제가 단발성 이벤트에 그쳤던 반면, 성주군은 지역 고유 콘텐츠를 지속가능한 야간 관광자원으로 구조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요 프로그램은 성주군의 상징인 성밖숲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지난 6월 열린 **‘성밖숲 나이트 참크닉’**과 ‘성밖숲 나이트 워킹’은 아이부터 시니어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대 통합형 관광 콘텐츠로 호응을 얻었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한 ‘참외꽃이 피었습니다’ 미션 게임은 3대 가족이 함께 참여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어 7월에는 국가유산인 성산동 고분군에서 열린 ‘힐링텔링 나이트’가 야간 역사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물총 미션과 미션 투어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야 유물 발굴 체험, 퀴즈 게임, 감성 버스킹이 어우러진 행사로, 성산가야의 역사에 호기심을 갖게 하는 이색적인 런케이션형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성주군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작지만 밀도 있는 관광’ 전략에 있다. 단순한 체험 중심 콘텐츠를 넘어서, 최근 여행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런케이션(Learn+Vacation)’ 개념을 반영해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와 교육적 요소를 결합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성산동 고분군을 단순 전시가 아닌 스토리텔링 기반의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등,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전 연령을 아우르는 섬세함이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성주는 ‘로컬 + 가족친화’를 핵심 키워드로 삼아, 지역의 고유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광 콘텐츠로 전환하고 있다. 인구 4만 명의 소도시이지만, 대구·구미·김천 등 인접 도시를 배후로 한 300만 생활권을 적극 활용하며, 50대 이상 시니어와 손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3대 가족 관광모델을 확립했다. 성주군은 향후에도 계절별로 야간관광 콘텐츠를 지속 운영한다. 오는 8월에는 성밖숲에서 **‘나이트 워킹 2차’**와 전국 10개 야간관광특화도시만 참가할 수 있는 **‘밤밤페스타’**가 개최된다. 대구·경북권에서는 성주군이 유일하게 참여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을 시즌에는 성산동 고분군에서의 ‘캔들라이트 키즈 콘서트’, 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의 ‘가야산 나이트 트레킹’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야간 체험 콘텐츠가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소도시라고 해도 지역 고유의 색깔이 뚜렷한 콘텐츠가 있다면, 전국적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걸 이번 사업으로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3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로컬형 야간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낮보다 더 매력적인 밤의 성주. ‘트윙클 성주!’는 관광이 단지 보는 것이 아닌, 함께 걷고 체험하고 배우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여름, 성주의 반짝이는 밤으로 떠나는 여행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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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윙클 성주!’로 여는 로컬 야간관광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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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물·사랑으로 빚은 술, 박태홍 부부가 빚는 보령전통주 여행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충남 보령 성주산 자락에서 전통주의 향기가 피어난다. 공무원 퇴직 후 아내의 권유로 새로운 길에 들어선 박태홍 대표 부부는 ‘보령전통주’라는 이름 아래 좋은 쌀과 맑은 물, 그리고 진심을 담은 손길로 술을 빚는다. 이제 이곳은 단순한 양조장이 아니라, 체험과 관광, 스토리텔링이 공존하는 전통문화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성주면 지게골길, 조용한 산자락을 따라 들어선 소박한 건물 한 채. 안으로 들어서면 고요한 정적 대신 쌀 씻는 소리와 은은한 누룩 향기가 손님을 반긴다. ‘보령전통주’의 시작은 소박했다. 박태홍 대표는 수십 년간 공직에 몸담은 후 퇴직하면서, 아내의 제안에 따라 제2의 인생을 술로 열게 됐다. “아내가 ‘우리 땅에서 술 한번 빚어보자’고 했어요. 처음엔 막막했지만, 배우고 익히다 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박 대표는 첫 술을 빚던 그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렇게 태어난 첫 작품이 바로 ‘만세보령주’. 보령쌀과 찹쌀 누룩, 성주산에서 내려온 맑은 물로 빚고, 세 번에 걸친 발효를 거쳐 120일 이상 저온 숙성한 이 술은 깊은 바디감과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370ml부터 750ml까지 다양한 용량으로 판매되며, 두 병 세트 상품은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보령 흑미주’는 흑미 고유의 고소함과 진한 컬러가 인상적인 고도주다. 깊은 풍미를 선호하는 애주가들에게 사랑받으며, 370ml(3만원)부터 750ml(5만3000원)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좀 더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보령 미주12’와 ‘미소주’를 추천한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저도수 전통 소주로, 500ml(1만2000원) 기준으로 가성비도 뛰어나다. 특히 미소주는 50ml 미니 사이즈도 있어 전통주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들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이 모든 제품은 미니어처 3종 세트로도 구성되어 있다. 만세보령주, 흑미주, 미주12를 각각 소용량으로 담아낸 이 세트는 여행 후 기념품이나 시음용으로 제격이다. 양조장 안에서는 술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직접 체험도 가능하다. 술 빚기부터 병입, 라벨링, 시음까지 이어지는 체험은 30분에서 2시간까지 맞춤형으로 구성된다. 박 대표는 “체험을 통해 술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의 결정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체험 공간은 아늑하면서도 실용적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도 적합하다. 인근에는 대천해수욕장과 성주사지, 냉풍욕장, 석탄박물관, 개화예술공원 등 보령의 대표 관광지가 밀집해 있어, 전통주 체험을 코스로 넣기에 좋다. 박태홍 대표는 2019~2020년 ‘충남 술 톱10’에 선정됐고, 전국 가양주 선발대회에서 대상까지 수상하며 그 진가를 입증받았다. 체험 운영과 술 판매뿐 아니라 SNS 콘텐츠와 온라인 홍보도 직접 부부가 나서서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부부뿐 아니라 지역민들과도 협력해 일손을 나누고, 보령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상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역과 함께 숨 쉬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술이 아니라 삶을 빚는다고 생각해요.” 박 대표의 말에는 깊은 울림이 담겨 있다. 보령전통주는 단순한 양조장이 아니다. 한 잔의 술 안에 부부의 삶과 지역의 정서, 그리고 전통의 맥이 함께 흐른다. 성주산 자락에서 시작된 작은 양조장은 이제 보령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행의 마지막에 이곳을 들러 술 한 병을 품에 안는다면, 그 술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여행의 깊이를 더해줄 또 하나의 이야기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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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물·사랑으로 빚은 술, 박태홍 부부가 빚는 보령전통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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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찌는 듯한 더위? 순천 원도심 '별미길'에서 얼음~땡!
-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식혀줄 특별한 문화행사 「얼음~땡! 올랑가?! 별미길!!」을 오는 19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원도심 별미길 루미네오락실 일원(순천시 별미길 18)에서 개최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행사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와 지역 경제 소비 촉진을 목표로 기획되었으며, 매월 세 번째 토요일에 열리는 정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7월 행사는 '여름과 얼음'을 테마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어, 찌는 듯한 더위를 잊고 시원한 활력을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프렌즈협동조합의 신나는 숟가락 난타 공연을 시작으로, 사회적협동조합 사이영의 보치아 게임, 미니 아이스하키 챔피언십, 아이스판 멀리 가기, 그리고 시원한 아이스버킷 챌린지까지, 이름만 들어도 더위가 가시는 듯한 체험들이 가득하다. 특히, 얼음 깨기&조각 만들기 체험과 여름 노래 메들리가 함께하는 쿨썸머 디제잉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름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에서는 '별별푸드' 코너가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시원한 빙수, 전통 식혜, 상큼한 화채 등 여름철 별미들이 한여름 밤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이다. 또한, '별별아트'에서는 여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소품과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별별놀이'에서는 스탬프 투어와 쿠폰 증정 이벤트 등 색다른 즐길 거리가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여름철 더위를 식히고 원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상권에 활기가 돌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순천시상권활성화재단은 이번 축제에 이어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연계한 원도심 페이백 행사를 7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진행하며 원도심 소비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처럼 순천시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 '로컬희망창업지원사업'인 '프로젝트 닷(DOT)'을 통해 특색 있는 외식업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도심 상권 구역 내 상점을 이용한 당일 영수증을 '올랑가 코인'으로 교환해주는 프로모션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얼음~땡! 올랑가?! 별미길!!」은 단순한 축제를 넘어 순천 원도심의 매력을 재발견하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뜨거운 여름, 순천 별미길에서 시원한 즐거움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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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찌는 듯한 더위? 순천 원도심 '별미길'에서 얼음~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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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보령의 보석, 개화예술공원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여기 있는 조각들은 전부 보령 오석으로 만든 거예요. 햇빛이 비치면 검은 돌이 반짝이고, 비가 오면 은은한 회색으로 빛나는 게 특징이죠.” 개화예술공원의 중심, 야외조각공원 앞에서 임보영 부대표가 조용히 말을 꺼냈다. 보령시 성주면의 황무지였던 이 땅에 ‘문화유산을 남기겠다’는 아버지 임항렬 대표의 철학으로 예술이 자라났고, 지금은 그의 딸이 그 뜻을 함께 이어간다. 그렇게 나는 반나절 동안, 예술과 자연,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이 거대한 정원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입구를 지나자 먼저 허브향이 가득한 ‘허브랜드’가 방문객을 맞는다. 실내온실 속에는 다양한 관엽식물과 민물고기, 그리고 여름의 활기를 머금은 라벤더와 로즈마리가 정성스레 자라고 있었다. “여긴 아이들 자연학습장으로도 인기예요.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활동도 많고요.” 허브비누 만들기 체험장을 지나니 허브꽃밥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이어진 동선은 모산조형미술관. 2003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국내 최초의 오석 미술관으로, 중국·조선 시대의 고시비부터 현대 미술작품까지 400여 점의 시비와 300여 점의 조각이 공원 전역에 자리한다. “보령 오석은 산성비에도 강하고 오래 보존돼요. 그래서 이 조각들 대부분이 이 오석으로 만들어졌죠.” 임 부대표는 석비를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작품들이 배치된 의미와 작가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예술공원이라는 이름답게 곳곳이 하나의 전시장이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고흐의 자화상 느낌이 나는 조각 옆에 포니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토끼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사슴과 염소에게 먹이를 주며 깔깔 웃는 모습이 보인다. 나무곤충 만들기, 풍뎅이 투어 전동차 등 아이와 어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풍성하다. 정오 즈음, 부대표가 “무더위엔 속을 다스려야죠”라며 안내해준 곳은 공원 내 식당. 차려진 ‘꽃잎정식’은 말 그대로 오감이 살아나는 상차림이었다. 백일홍, 비름나물, 된장무침, 보령산 쌀로 지은 밥, 그리고 산에서 직접 딴 나물들로 구성된 건강한 한 끼. “여긴 저희가 직접 운영하면서도 가장 신경 쓰는 공간이에요. 음식도 예술의 일부라고 생각해서요.” 땀이 식고 입맛이 도는 순간, 허브차 한 잔이 입 안을 정리해주며 여운을 남겼다. 식사 후 찾은 감성카페 ‘리리스’는 그야말로 공간 예술의 결정체였다. “제가 직접 인테리어와 구성에 참여했어요.” 임보영 부대표는 카페 곳곳을 손수 기획해냈다. 천장과 벽, 바닥을 장식한 드라이플라워와 생화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곳곳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끈 건, 과거 목욕탕으로 쓰였던 구조를 살려 만든 독특한 포토존. 핑크빛 타일과 둥근 욕조 형태의 공간은 ‘SNS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임항렬 대표는 “아직도 할 일이 많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일하고 있습니다”라며 웃었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즐겁게 보고 가시는 모습을 보면, 그간 고생한 보람이 느껴집니다.” 세월을 담은 그의 얼굴은 지치기보단 여전히 생생했고, 개화예술공원에 대한 자부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돌아가는 길, 나는 다시 조용히 조각공원을 걸었다. 황무지를 문화의 성소로 바꾼 사람의 땀, 그 뿌리를 지키며 아름답게 피워내는 딸의 손길. 개화예술공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꿈이 만든 예술 그 자체였다. “사람들이 잠시라도 머물러 위로받고 가면, 그걸로 충분해요.” 임보영 부대표의 말이 오래도록 귓가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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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보령의 보석, 개화예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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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오감으로 느끼다, 서천 해양체험파크 개장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충남 서천이 여름 바다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서천군은 오는 7월 12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천 해양체험파크’를 시범 운영하며, 체험형 콘텐츠와 미디어 전시, 해양레포츠를 결합한 입체적 관광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번 운영은 춘장대해수욕장 활성화와 지역 관광 다변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천 해양체험파크는 해양놀이체험관, 힐링미디어체험관, 영상관 등 총 3개의 전시·체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다 생물을 주제로 한 대화형 미디어아트 콘텐츠와 가상현실 기반 전시 체험이 중심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돼,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체험 교육을 원하는 단체 관광객의 관심도 높다. 해양놀이체험관에서는 바다 생물에 대해 배우고 직접 만져보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손짓에 반응하는 물고기 영상, 디지털 수족관, 해양 생물 AR체험 등으로 바다의 생태계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다. 힐링미디어체험관은 미디어아트와 오디오를 결합한 감각적 전시로, 관람객에게 마치 바닷속을 걷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체험파크는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다. 관람은 무료이며,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으로도 체험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서천군은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10일까지 해양레포츠센터에서 무료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대표 프로그램은 패들보드(SUP) 체험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전문 강사의 안전교육과 실습 지도가 제공된다. 체험은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은 서천군청 및 관광안내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춘장대해수욕장은 충남 대표 여름 피서지로, 서해 특유의 잔잔한 바다와 넓은 백사장, 해넘이 풍경으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이번 해양체험파크와 해양레포츠센터의 시범 운영은 기존 해수욕 중심의 관광에서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형 해양 관광지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올해 처음 시범 운영하는 해양체험파크와 해양레포츠센터가 춘장대해수욕장의 매력을 한층 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서천의 대표 여름 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시설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천군은 시범 운영 결과를 분석해 향후 상시 운영 가능성과 프로그램 다양화, 민간 협력 체계 구축 등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스마트한 전시로 배우고, 맨발로 바다를 가르며 노는 서천의 여름. 해양체험파크와 레포츠센터는 서해 바다를 ‘보는 곳’에서 ‘즐기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색다른 여름 바다 여행지를 찾는다면, 지금 서천으로 향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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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오감으로 느끼다, 서천 해양체험파크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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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타고 더위 탈출! 임실 아쿠아 페스티벌, 16일간의 물의 향연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전북 임실군이 무더위를 식힐 여름 대표 물놀이 축제 ‘2025 아쿠아 페스티벌’을 오는 7월 26일부터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개최한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시원한 놀이터가 16일간 이어지며, 체험과 공연이 결합된 체류형 여름축제로 거듭날 전망이다. 전북 임실군은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10일까지, 임실치즈테마파크 일원에서 ‘2025 아쿠아 페스티벌’을 연다고 밝혔다.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을 겨냥한 이번 행사는 물놀이, 공연, 체험을 결합한 여름형 가족 축제로, 지난해에 이어 더욱 확대된 콘텐츠로 돌아온다. 축제의 중심은 대형 물놀이장이다. 행사장에는 성인용 대형풀, 유아용 풀장, 40m 길이의 초대형 시스템 슬라이드, 워터건 체험존 등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수상 콘텐츠가 설치된다. 특히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높이 10m, 길이 40m의 시스템 슬라이드가 올해도 이벤트광장 계단을 따라 설치돼 아이들에게 시원한 스릴을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는 폭염 대비 편의시설도 대폭 강화됐다. 현장 곳곳에는 대형 그늘막 텐트, 에어컨이 설치된 쉼터가 마련돼 더위를 피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확대했다. 이외에도 물놀이 후 간단한 간식을 즐기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푸드트럭 존과 이동식 카페도 운영될 예정이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특별 이벤트도 가득하다. 축제장 메인 무대에서는 어린이 전용 DJ 파티, 키즈 댄스 퍼포먼스, 캐릭터 퍼레이드 등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물속에서 춤추고 노는 ‘워터댄스 이벤트’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일반인 8,000원, 임실군민 6,000원으로 책정됐다. 오후 2시 이후 입장 시 2,000원 할인 혜택이 주어지며, 현장 사용 가능한 2,000원 상당의 교환권도 함께 제공된다. 실질적인 할인 체감 혜택을 높여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임실군은 이번 아쿠아 페스티벌을 통해 단순한 일회성 축제가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체류 유도를 도모하고 있다. 행사장 인근의 임실치즈피자체험장, 치즈카페, 임실N치즈마켓 등과 연계한 관광 코스도 운영되며, 여름철 임실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심민 임실군수는 “올해는 ‘임실 방문의 해’로, 아쿠아 페스티벌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더운 여름을 잊게 할 시원하고 풍성한 프로그램들로 임실의 매력을 전국에 알리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가족들이 함께 추억을 쌓고 웃음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뜨거운 여름, 어디로 떠나야 할지 고민이라면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하는 임실 아쿠아 페스티벌로 향해보자. 치즈향 가득한 테마파크에서 물놀이와 체험, 웃음이 어우러진 16일간의 여름 파티가 시작된다. 올해 여름, 아이들의 기억 속 가장 특별한 순간이 이곳에서 만들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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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타고 더위 탈출! 임실 아쿠아 페스티벌, 16일간의 물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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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청주 풍정사계...이한상 대표의 사계절에 담긴 술 이야기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청주 무심천 너머, 단풍나무 우물이 있는 마을에서 사계절을 담은 네 가지 술이 탄생했다. 사진사에서 술 빚는 장인으로 변신한 이한상 대표의 ‘풍정사계’는 봄엔 약주, 여름엔 과하주, 가을엔 탁주, 겨울엔 증류식 소주로 우리 술의 품격을 전한다. 하나의 누룩으로 빚어낸 네 가지 술은, 단순한 술이 아닌 시간과 기억, 정성의 결정체다. 술이 빚는 사계절의 기억, 풍정마을에서 시작되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작은 마을, 풍정. 예부터 맑은 물로 이름났던 단풍나무 우물, 이른바 ‘싣우물’이 있는 이곳에서 이한상 명인은 사계절을 닮은 전통주 ‘풍정사계’를 빚고 있다. ‘춘(春)·하(夏)·추(秋)·동(冬)’. 계절의 이름을 따온 이 술은 조선시대의 주조 방식과 철학을 현대에 맞게 되살린 결과물이다. 각각의 술은 누룩과 발효 방식, 숙성 방식의 미묘한 차이로 전혀 다른 풍미를 내며, 하나의 전통 누룩 ‘향온곡’으로 사계절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우리 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상징한다. 사진사에서 술 장인으로, 삶을 빚은 시간들 이한상 대표가 술을 빚기 시작한 것은 사실 아주 오래된 꿈이었다. 그는 1994년부터 2012년까지 청주에서 사진관을 운영했다. 필름 카메라의 전성기였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늘 할머니가 손수 빚어주시던 술에 대한 기억과 향수가 자리하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며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도래하고, 필름이 점점 사라지자 사진관도 예전 같지 않았다. 수입이 줄어들고, 사진관의 불빛이 점차 희미해지던 어느 날, 그는 결심했다. 오랫동안 품어왔던 전통주의 길로 들어서기로. 전통주 양조법을 배우기 위해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는 동안, 사진관의 일은 아내가 도맡아 이어갔다. 말없이 헌신한 아내의 내조는 ‘풍정사계’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한 보이지 않는 술독이었다. 이한상 대표는 말한다. “술은 혼자 빚는 게 아닙니다. 가족의 시간과 정성이 함께 있어야 비로소 술이 완성됩니다.” ‘춘(春)’ — 봄꽃 향기 닮은 약주의 정수 풍정사계의 첫 번째 술, ‘춘’은 봄의 따스함과 생동감을 담은 약주로, 배꽃과 메밀꽃, 어린 사과를 닮은 산뜻한 향이 인상적이다. 은은한 단맛과 적당한 산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 안 가득 부드럽게 퍼지고, 100일 이상 옹기에서 숙성된 덕분에 끝맛은 깔끔하고 깊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만찬에서 선택한 술이 바로 풍정사계의 ‘춘’이었다. 한국 전통주가 외교 무대의 건배주로 오른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이후 ‘춘’은 2021년 우리술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그 품격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고, 한·벨기에 정상 만찬에서도 만찬주로 선정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샐러드나 냉채 같은 가벼운 요리부터 회, 고기구이, 된장찌개와 같은 한식까지 폭넓게 어울리며 음식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페어링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격식 있는 자리부터 일상 식탁까지 두루 어울리는 품격 있는 전통 약주다. ‘하(夏)’ — 여름을 건너는 술, 과하주의 재해석 ‘하’는 여름철 고온에서도 변질되지 않도록 약주에 증류식 소주를 더해 만든 주정강화주다. 기존의 ‘춘’보다 진한 단맛과 참외를 닮은 향이 특징이며, 캐러멜 풍미가 여운을 남긴다. 특히 시원하게 칠링해 마시면 무더운 날 정자에 앉아 매미 소리를 들으며 맑은 샘물을 마시는 듯한 청량함을 느낄 수 있다. 기름진 중식 요리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추(秋)’ — 가을걷이의 기쁨을 담은 탁주 가을 논두렁에 앉아 한잔 나누던 풍경을 담은 ‘추’는 원주 형태의 프리미엄 탁주다. 아이보리빛 술은 막 익은 과실 향과 꽃향이 어우러지며,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이 인상적이다. 완자전, 홍어삼합, 제철 과일과 곁들여 마시면 단맛과 산미, 쌉쌀한 여운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완전 발효로 숙취가 거의 없는 것도 이 술의 큰 장점이다. ‘동(冬)’ — 칼바람 속 정담 나누는 증류식 소주 풍정사계의 겨울, ‘동’은 25도와 42도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 증류식 소주다. 상압 동증류기로 증류한 뒤 1년 이상 옹기에서 숙성시켜, 불향과 꽃향, 견과류 향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동은 우리술품평회에서 증류식 소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높은 도수에도 부드러운 목넘김과 긴 여운이 특징이며, 찐 생선이나 향 강한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린다. 겨울 밤, 정담을 나누며 마시기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술이다. 네 가지 술, 하나의 철학 풍정사계는 단순히 네 가지 술이 아니다. 그것은 계절을 빚는 철학이고, 한 명인의 인생이자, 한 가족의 시간이 담긴 이야기다. 이한상 대표는 말한다. “우리 술의 아름다움은 다양성에 있습니다. 누룩 하나로도 사계절을 이야기할 수 있어요. 술은 곧 삶이고, 기억이고, 기다림입니다.” 청주의 작은 마을 풍정에서 사계절이 다시 빚어지고 있다. 한 모금 술을 마실 때마다, 그 속에서 지난 계절과 정성이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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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청주 풍정사계...이한상 대표의 사계절에 담긴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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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술여행] 레드애플팜...사과로 물들인 하루, 밀양에서 톡! 터지는 팜파티를 만나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남 밀양 산내면 얼음골 자락.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기이한 계곡 아래, 보랏빛 그늘 사이로 잘 익은 사과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이곳에선 사과는 그냥 과일이 아니다. 와인이 되고, 맥주가 되며, 아이들과 어른들의 추억이 되는 마법 같은 하루가 열린다. 레드애플팜(주) 서보현 대표와 그의 아내는 직접 사과를 기르고, 술을 만들고, 체험을 이끌며 부부의 손길로 농장 전체를 이끌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그들의 정성과 웃음 속에서, 사과가 품은 이야기가 더욱 깊어졌다. “이 사과는 우리 아이에게 먹일 생각으로 키웁니다.”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서보현 대표의 한마디엔, 농부이자 양조가로서의 자부심이 녹아 있었다. 밀양 산내면에서 대를 이어 얼음골사과를 재배해 온 그는 2017년, 직접 생산한 사과로 주스를 만들던 것을 계기로 양조의 길에 뛰어들었다. 그 옆에는 늘 아내가 함께였다. 와인 제조부터 시음 체험 준비, 팜파티 세팅, 하이볼 만들기 시연까지. 부부는 단 한 가지 작업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모든 술은 아내와 함께 만들어내는 작품이에요. 현장에서 직접 시음을 안내할 때도 가장 중요한 건 두 사람이 전하는 진심이죠.” 이곳의 대표 술인 ‘밀양사과와인’은 부사와 레드러브(속빨간사과)를 블렌딩해 프렌치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숙성시킨 와인으로, 은은한 바닐라 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일품이다. 딸기 15개와 사과 2개가 들어간 ‘사딸라 스파클링 와인’은 청량감과 과육의 존재감이 살아 있어 MZ세대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레드애플팜에서 생산하는 증류주 ‘밀양25’와 ‘밀양40’은 그 품격을 다르게 증명한다. 밀양25는 동 증류기로 증류한 후 오크통에서 2년간 숙성시킨 프리미엄 애플브랜디로, 사과 특유의 달큰함과 도수 25도의 중후함이 조화를 이룬다. 밀양40은 고도주 특유의 깊고 풍성한 바디감으로 고급 위스키를 떠올리게 한다. 이 외에도 과일 풍미가 은은한 사과수제맥주와 딸기맥주는 여름철 가볍게 마시기 좋은 음료로 인기다. “여름철엔 수영장도 개방해요. 어린이들에겐 최고의 놀이터죠.” 실제로 여름 시즌 개인·단체 방문객들은 농장 내 야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 물놀이 후에는 사과 하이볼 만들기 체험으로 갈증을 달래기 딱 좋다. 하이볼 체험은 최대 100명까지, 사과와인 시음 체험은 3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또한 이곳은 초·중·고생을 위한 진로 체험 공간으로도 운영된다. “한 번에 약 5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요. 아이들은 직접 사과를 수확하고,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우며 식품·양조 산업을 체험하게 됩니다.” 서 대표와 아내는 체험을 운영하며 농업이 가진 가치를 전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농장 한편의 잔디밭에선 봄과 가을마다 ‘팜파티’와 ‘팜크닉’이 열린다. 레드애플팜에서 만든 술과 지역 로컬푸드가 어우러진 피크닉은 도심에선 느낄 수 없는 여유와 낭만을 선사한다. 숙박은 제공되지 않지만 하루 동안 충분히 다양한 체험과 시음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부부는 “팜파티를 할 때 손님이 직접 사과 하이볼을 만들어서 테이블에 둘러앉아 건배할 때, 우리가 농사를 짓는 이유를 실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보현 대표는 마지막까지 “이 모든 경험이 단순한 관광을 넘어 농촌과 자연의 가치를 느끼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는 “손님들이 웃으며 돌아갈 때, 그 하루를 위해 보낸 우리의 수고가 가장 보람 있어요”라며 따뜻하게 말을 이었다. 태고의 신비를 품은 밀양 얼음골, 그 속에 부부의 정성이 가득 담긴 감성농장 레드애플팜. 와인 한 모금이 주는 감동을 따라, 여행자는 어느새 밀양의 사계절과 한 알의 사과 속 이야기에 흠뻑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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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술여행] 레드애플팜...사과로 물들인 하루, 밀양에서 톡! 터지는 팜파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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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여행] 500년 이어온 신선주, 이제는 세계로.. 박준미 명인의 약속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청주의 전통술 ‘신선주’는 500년 세월을 거쳐 함양박씨 가문의 종가에서 내려온 가양주다.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된 이 술은 단순한 전통주가 아닌, 역사와 철학, 가문의 내력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유산이다. 그 술을 오늘에 다시 피워올리는 이는 박준미 명인이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청주신선주 문화양조장'. 이곳은 단순한 술 공방이 아니다. 500년 역사의 전통술이 현재와 호흡하는 복합문화공간이자,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문화마당이다. 최근에는 서예, 문인화, 공예 등 다양한 예술 공연과 어우러진 '저잣거리 아트페어'가 열려, 청주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술의 주인공은 단연 '신선주'다. 신선주는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학문을 닦으며 손님 접대용으로 빚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술이다. 그의 일화에 따르면, 신선봉 아래서 선비들이 신선주를 마시며 “노인이 젊어지고 흰 머리가 검어지는 효험”을 봤다는 기록이 명인의 조부 박래순의 『현암시문합집』에도 등장한다. "신선주는 술이 아니라 이야기이자 철학이에요. 건강한 재료로 정직하게 빚어낸, 몸과 마음을 위한 약주입니다." 박준미 명인은 신선주가 단순한 음주용 술이 아닌, 우리 전통 식문화의 집약체이자 인문학적 가치가 있는 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신선주는 생지황, 숙지황, 인삼, 당귀, 감국, 구기자, 육계, 맥문동, 하수오, 우슬 등 12가지 약재에 국내산 찹쌀과 앉은뱅이밀로 만든 누룩, 청주의 지하수만을 사용해 세 번의 빚는 과정을 거쳐 100일 이상 발효·숙성된다. 식품첨가물 없이 오직 건강한 재료로만 만든 술은 빛깔부터 향과 목넘김까지 정직함이 묻어난다. 신선주 탁주는 처음에는 묵직하게 느껴지나 목넘김은 부드럽다. 약주는 깊은 맛과 향이 특징이며, 약간의 단맛과 여운이 길게 남는다. 실제로 시음 후기에는 “사과 뉘앙스가 느껴지면서 밸런스가 좋았다”는 평가가 있으며, “산뜻한 풍미가 입맛을 돋우고 숙취도 거의 없다. 약초 향은 느껴지지만 강하지 않아 한약 같지 않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약재 비율이 정교하게 맞아떨어져서 오히려 약재가 들어간 줄 모를 만큼 부드럽고 향긋한 풍미가 특징이에요. 밝고 영롱한 황금빛 색도 신선주의 상징이죠." 술의 종류에 따라 음식 궁합도 다채롭다. 신선주 탁주는 더덕전, 도토리전 등과 잘 어울리고, 약주는 지리탕이나 대구탕 같은 맑은 국물요리와 궁합이 좋다. 증류주는 맥적구이처럼 깊은 풍미의 고기 요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그의 술 인생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할아버지께서 빚은 신선주를 처음 맛봤어요. 그 향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라요.” 박 명인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청주 지역 대표 수영선수로 활약하며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악바리 근성을 지녔다. 이 악바리 정신은 지금도 술 빚는 매 순간마다 발현된다. 그는 건축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식품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뒤늦게 식품명인이 되었고, 이후 신선주에 전념하고 있다. "한 병의 술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시대와 문화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실제로 그는 2013년 한국 대표로 해외 행사에 참여해 한국 전통술과 음식을 알렸고, 지금은 아들과 딸이 각각 전수자와 이수자로 신선주를 계승하고 있다. 직접 밀농사를 지으며 모든 술 빚는 과정에 참여하는 장인정신 또한 인상 깊다. "앞으로는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술을 만들고 싶어요. 신선주가 한국의 명주로서 세계인의 술자리에도 오를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킬 겁니다." 박준미 명인의 목소리엔 사명감이 담겨 있었다. 전통을 지키되 머무르지 않고, 오늘을 살아내며 내일을 준비하는 장인. 신선주는 단지 한 잔의 술이 아니라, 한국 식문화의 정신을 담은 유산이다. 그리고 그 술을 세계로 이끄는 이가 바로 박준미 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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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여행] 500년 이어온 신선주, 이제는 세계로.. 박준미 명인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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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여행] 철원 오대쌀과 암반수로 빚은 '두루미양조장' 유인자 회장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두루미양조장'은 철원 오대쌀과 맑은 암반수로 전통주를 빚는 곳이다. 농업회사법인 (주)우창의 유인자 회장은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담아내는 술을 만들고 있다. 유인자 회장은 2013년, 철원의 맑은 물과 기름진 땅에서 전통주를 빚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식품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강원대학교와 일본 동경대의 협업으로 철원쌀로 만든 사케를 시음한 후 전통주에 매료되어 양조장을 설립하게 되었다. 20대부터 배전사업을 시작해 50년 가까이 전신주 설치와 관련 배선 작업을 해온 유 회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전신주사업자로서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도 세 개의 배전회사를 운영 중이다. 양조장은 새로운 도전을 찾던 중 발견한 길이었다. 두루미양조장은 철원 오대쌀과 누룩, 암반수를 사용하여 프리미엄 탁주를 만든다. '대관람차 탁주(12도)', '한탄강익스프레스 탁주(12도)', '본 탁주(17도)', '농담 스탠딩에그 약주(16도)', '오래된노래 스탠딩에그 탁주(10도)' 등 독특한 이름과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끈다. 이러한 제품 중에는 가수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제품 디자인은 둘째 아들이 맡았다. 유 회장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주류법을 지금까지 적용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현실적인 법으로 고쳐야 한다"며, 전통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 아들이 모두 회사를 경영하며, 가족이 함께 두루미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 회장은 충청남도 공주에서 지역 유지였던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받으며 자랐다. 그때 형성된 자신감이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유 회장은 건강을 위해 골프와 걷기를 즐기며, 항상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술맛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며, 현재 철원 오대쌀로 만든 건강보조식품을 연구 중이다. 앞으로 판매까지 할 예정이다. 유 회장은 술을 즐기는 모습을 놀이동산에 비유한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술(놀이기구)에 몸을 맡기다 보면, 아름다운 추억과 행복한 경험들이 몽글몽글 빚어지기 마련입니다"라고 말한다. 두루미양조장은 이러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전통주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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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여행] 철원 오대쌀과 암반수로 빚은 '두루미양조장' 유인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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