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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위에서 만나는 봄, 순천만국가정원 다시 뜬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순천의 봄은 꽃보다 먼저 물길에서 시작된다. 정원을 한 바퀴 걷는 대신 배에 올라 천천히 시선을 미끄러뜨리면, 익숙한 풍경도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지난 13일부터 동천 물길을 따라 달리는 ‘정원드림호’ 운항을 다시 시작했다. 겨울 멈춤 뒤 4개월 만의 재개다. 봄빛이 번지는 정원을 가장 느리게, 그리고 가장 가까이 만나는 길이 다시 열린 셈이다. 정원드림호는 국가정원 호수정원에서 출발해 동천을 따라 왕복 약 5㎞를 오간다. 배 위에 머무는 시간은 약 40분. 발아래 물결이 흔들리고, 눈앞으로는 연둣빛으로 깨어나는 정원이 흐르듯 지나간다. 걸을 때는 놓치기 쉬운 수면의 반짝임과 강변의 결, 나무와 하늘이 한 장면으로 겹쳐지는 순간이 이 짧지 않은 항해 안에 담긴다. 순천만국가정원 누리집은 정원드림호를 정원과 도심을 잇는 연결고리로 소개하고 있다. 이 체험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배를 탄다는 데 있지 않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원래도 천천히 걷는 장소였지만, 정원드림호는 그 ‘천천함’을 물 위로 옮겨놓는다. 강바람을 맞으며 정원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뱃놀이에 가깝기보다 정원 감상의 결을 바꾸는 일에 가깝다. 순천이 정원을 보는 도시에서, 정원을 여러 방식으로 누리는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원드림호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본격 운영되며 국가정원의 대표 체험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정원 내부를 걷는 관람과는 또 다른 동선을 만들었고, 국가정원과 동천, 도심의 관계를 다시 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정원이 울타리 안 풍경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물길과 이어진다는 사실을 배 위에서 가장 선명하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기도 좋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이달 들어 튤립 개화를 시작으로 봄 손님맞이에 들어갔고, 3월부터 4월 사이에는 구근식물과 봄꽃들이 차례로 피며 정원 전역의 표정을 바꿔간다. 최근 순천시는 튤립을 시작으로 100만 송이 안팎의 봄꽃이 순차 개화하고, 3월 한 달 릴레이 꽃 풍경이 이어진다고 알렸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정원은 땅 위에서 보는 꽃밭과 또 다르다. 화사함보다 먼저 계절이 움직이는 기척이 보인다. 이용 방법도 어렵지 않다. 정원드림호는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발권으로 탑승할 수 있고, 성인 요금은 1만원이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동절기인 12월부터 3월까지는 운항을 쉬며, 올해 재개 이후에는 계절별 운영시간표에 따라 운행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10월부터 6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입장 마감은 오후 7시다. 정원 나들이와 드림호 탑승 시간을 함께 맞춰 움직이면 훨씬 여유로운 하루가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에는 원래도 꽃과 나무가 많았다. 그런데 정원드림호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풍경은 비로소 입체가 된다. 강변을 스치는 바람, 물결 위에 비치는 정원의 그림자,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수목의 선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순천의 봄은 ‘보는 것’에서 ‘머무는 것’으로 바뀐다. 여행자는 그 안에서 잠깐 관람객이 아니라, 계절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승객이 된다. 순천의 봄을 기억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올해는 정원드림호가 그 답 가운데 하나가 될 듯하다. 꽃길을 걷는 일도 좋지만, 물길 위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시간은 좀 더 오래 남는다. 봄은 늘 같은 자리에서 오는 듯 보이지만,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계절이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봄이 다시 출항했다. 이번에는 걸어서가 아니라, 천천히 떠가며 만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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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6
  • 성심당 갔다가 절에 앉았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빵집에 들렀다가 절에 앉고, 딸기를 맛본 뒤 고인돌 앞에 선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장면들이 기차 한 편 안에서 한 줄로 이어진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코레일관광개발이 함께 운영하는 ‘2026년 봄맞이 템플스테이 테마 기차여행’이 오는 3월 29일 호남선 코스로 출발한다. 이번 여행은 충청·전라권 사찰을 찾아 당일형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인근 시장과 축제, 유적지와 자연 명소를 함께 둘러보도록 짜였다. 그저 절 한 곳에 다녀오는 일정이 아니라, 봄 여행의 결을 훨씬 풍성하게 엮어낸 상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호남선 코스는 충북 영동 반야사, 충남 금산 신안사, 충남 논산 지장정사, 충남 부여 무량사, 전북 부안 내소사, 전북 고창 선운사 등 6개 사찰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다녀오는 방식이다. 서울역을 출발해 영등포·수원·평택·천안 등에서 탑승할 수 있고, 목적지 인근 역에 내린 뒤 전용 차량으로 사찰까지 이동한다. 4월 12일에는 중앙선 코스도 이어질 예정이라, 봄철 템플스테이 기차여행은 호남선에서 먼저 문을 여는 셈이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절과 지역 명소를 함께 묶었다는 점이다. 신안사 코스는 대전중앙시장과 성심당 방문 일정이 포함돼 ‘산사와 도시 미식’이라는 예상 밖의 조합을 만든다. 지장정사 코스는 논산딸기축제와 연계해 딸기 시식이 가능하도록 꾸려졌고, 선운사 코스는 고창 고인돌 유적지를 함께 돌아보도록 설계됐다. 반야사 코스는 월류봉과 옥천 구읍 문화유적 탐방이 더해져 강과 절, 오래된 마을 풍경이 맞물린다. 기차를 타고 조용한 절로 들어가지만, 하루의 기억은 결코 단조롭지 않다. 사찰 자체의 매력도 봄 여행의 밀도를 높인다. 내소사는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약 600m 이어지는 전나무숲길로 잘 알려져 있다. 숲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는 순간, 바깥의 소음이 천천히 밀려나는 느낌이 분명하다. 선운사가 자리한 선운산 도립공원은 울창한 숲과 기암 풍경이 어우러진 곳이고, 고창 고인돌 유적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표 문화유산이다. 반야사가 이어지는 영동 월류봉 역시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이름처럼 석천을 따라 빼어난 절경을 펼친다. 절 한 곳을 찾는 길이 곧 풍경 여행이 되고, 유산 여행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의 본래 결도 살아 있다. 템플스테이는 불교 문화와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를 찾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된다. 사찰 안내, 참선과 명상, 스님과의 차담, 예불, 108배, 연등이나 염주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이 템플스테이의 대표 요소다. 이번 기차여행 역시 이런 기본 경험 위에 각 지역의 봄 풍경과 먹거리, 축제, 유적 답사를 덧입혔다. 그래서 이 상품은 단순한 관광상품보다 ‘하루짜리 마음 환기’에 가깝다. 빠르게 움직이되, 잠시 멈춰 서는 법도 함께 배우는 여정이다. 이 템플스테이 열차는 이미 검증을 거친 상품이기도 하다. 2024년 6월 처음 선보였고,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 2년 동안 약 900명이 이용했으며, 전국 30여 개 사찰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왔다. 왕복 열차비와 현지 이동 차량, 템플스테이 체험비, 관광지 입장료, 일부 식사비를 포함한 가격은 1인 약 10만원 수준으로 소개됐다. 일정과 이동, 체험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준비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사찰 체험은 어렵고 멀다’고 여겼던 이들에게는 의외로 진입 장벽이 낮은 봄 여행이 될 수 있다. 요즘 여행자들이 찾는 것은 많이 보는 여행보다 오래 남는 장면이다. 그런 점에서 이 상품의 조합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기차는 출발부터 여행의 리듬을 만들고, 절은 도착 이후의 속도를 늦춘다. 시장과 빵집, 딸기축제와 고인돌 유적은 그 사이를 채우며 하루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특히 호남선은 충청과 전라를 가로지르며 봄철 지역색을 압축해서 보여주기에 좋다. 차창 밖으로 계절이 흐르고, 도착한 곳에서는 산사의 공기와 지역의 맛이 기다린다. 생각보다 강한 여행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이번 봄, 가장 흥미로운 하루는 어쩌면 아주 조용한 절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그런데 그 길목에는 성심당이 있고, 논산딸기가 있고, 고창 고인돌과 월류봉 같은 풍경이 있다. 고요함과 활기, 명상과 미식, 철도와 산사가 한 장의 기차표 안에서 만나는 여행. 3월 29일 출발하는 호남선 템플스테이 열차는 ‘절에 가는 여행’이 아니라, 봄을 다르게 건너는 방법으로 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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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3
  • 창원 도심 봄날의 문화공간으로 뜬 이유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도심 한복판에 있는 오래된 집 하나가 요즘 봄나들이 목적지가 되고 있다. 한때 권력의 공간이던 곳이 이제는 전시를 보고, 음악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창원 용호동 ‘도민의 집’에서 상반기 전시·공연·기획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면서, 이곳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건물이 아니라 일부러 들러야 할 문화 산책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도지사 관사·도민의 집’ 일원에서 전시, 공연,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모 안내에 따르면 상반기 운영 기간은 2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이며, 장소는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도민의 집과 옛 도지사 관사 일원이다. 상반기 전시 프로그램의 큰 주제는 ‘여기, 지금, 그리고 다음’이다. 이미 경남 미술의 기반과 흐름을 짚는 전시 ‘지역을 지켜온 예술’이 먼저 마무리됐고, 현재의 경남 미술을 보여주는 ‘아트뉴페이스 경남’은 2월 25일부터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이후에는 장애 예술인 기획전 ‘경남, 다양한 시선’, 청년 작가 기획전 ‘경남, 청년의 시선’, 도민 참여 공공 전시 ‘도민의 작업실’ 등이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공연 프로그램도 봄의 결을 따라간다. ‘관사음악회’는 ‘봄에 기대어 봄’이라는 이름으로 3월 7일부터 4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열리며, 국악과 대중음악,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무대가 도민의 집 앞뜰에서 펼쳐진다. 관사라는 이름이 남아 있는 공간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분위기는 남다르다. 오래된 건물과 봄 햇살, 마당 공연이 겹치면서 이곳은 전시장이자 생활 속 소규모 야외 공연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기획 프로그램은 대상별로 더 세분화됐다. 성인 대상 ‘화·목한 아카데미’는 2월 24일부터 4월 16일까지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열리며, 융복합 생활문화예술교육과 특강으로 꾸려진다. 실제 지역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옛 도지사 관사 실내·야외에서 총 4가지 정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족·연인 대상 ‘주말 예술 캠프’는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토요일 낮 시간대에 앞뜰에서 열리고, 유아 참여형 프로그램 ‘아기자기’는 4월 16일부터 24일까지 어린이집·유치원 연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공간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건물의 이력 때문이다. 경남도민의 집은 1983년 완공돼 이듬해부터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어 2022년 9월 일반 시민에게 개방됐다. 옛 도지사 관사 역시 2022년 도민에게 환원됐다. 한때는 행정 권력의 안쪽 공간이던 장소가 이제는 전시를 보고 공연을 듣는 열린 공간이 된 셈이다. 그 변화의 서사가 공간 자체에 남아 있어,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 이상의 상징성을 만든다. 그래서 도민의 집은 여행기사의 시선으로 봐도 충분히 흥미롭다. 창원에는 바다와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용호동 가로수길과 용지호수 인근의 이 공간은 전혀 다른 속도를 보여준다. 전시를 보고, 마당 공연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하고, 잠시 산책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멀리 떠나는 여행과는 다른 ‘생활권 문화 여행’의 감각에 가깝다. 최근 경남도가 이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재조성하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 공간이 일회성 행사장이 아니라 장기적인 문화 거점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마지막 해석은 관련 공모 내용과 향후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도민의 집 프로그램은 화려한 대형 축제처럼 소비되기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가 스며드는 방식을 택한다. 전시는 천천히 보고, 공연은 부담 없이 서서 듣고, 체험은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설 연휴에도 이곳에서 전통공연과 예술 체험, 놀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는 사실은, 이 공간이 특정 장르나 세대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형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문화공간은 멀리 있지 않다. 오래된 집이 문을 열고, 그 안에 그림과 음악과 사람이 들어올 때 도시는 조금씩 달라진다. 창원의 도민의 집이 바로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봄 한철의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지만, 이곳이 남기는 인상은 더 길다. 도심 속에서 잠시 쉬고 보고 듣는 일, 그 사소한 문화의 시간이 결국 도시의 품격을 만든다는 사실을 도민의 집은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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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2
  • 서울관광재단, “서울 한복판에 이런 산이?”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30분만 가면 거대한 산길이 시작된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런 특별한 등산 경험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서울 산을 함께 걷기 시작했다. 서울의 도심 속 산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홍보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북한산 인근 서울 등산관광센터에서 ‘2026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Global Hiking Mate)’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는 서울의 산을 매개로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등산을 즐기며 서울의 자연과 관광 매력을 세계에 소개하는 외국인 서포터즈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돼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32개국에서 선발된 100명의 인플루언서가 참여한다. 이들은 개인 SNS와 콘텐츠 채널을 통해 서울 등산 관광의 매력을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는다. 참가자들의 전체 팔로워 수는 약 5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대식은 환영사를 시작으로 연간 활동 계획 소개와 참가자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5명씩 팀을 구성해 팀 이름을 정하고 활동 목표를 공유하며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이후 참가자들은 전문 산악 인솔자의 안내를 받으며 북한산 우이령길을 탐방했다. 약 7.7km에 이르는 이 코스는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에 위치한 숲길로, 서울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가운데 하나다.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드물게 도심 가까이에 큰 산이 자리한 도시다. 북한산과 북악산, 관악산 등 여러 산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어 시민들이 쉽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서울은 최근 **‘도심 등산 관광’**이라는 새로운 여행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는 올해 11월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북한산·북악산·관악산에 위치한 서울 등산관광센터를 거점으로 매월 새로운 주제의 산행 미션과 팀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등산 체험을 넘어 웰니스 관광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을 포함해 자연 속 휴식과 건강을 결합한 체험 활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민과 외국인이 함께 참여하는 ‘서울 하이킹 위크’도 확대 운영된다. 봄과 가을 두 차례 진행될 예정이며, 첫 번째 행사인 ‘서울 하이킹 위크: 스프링’은 3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약 3주 동안 열린다. 이 기간에는 서울의 주요 산과 등산 명소에서 다양한 하이킹 프로그램과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산행뿐 아니라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 문화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서울 등산 관광은 최근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궁궐과 쇼핑 거리뿐 아니라 산을 찾아 자연 풍경을 즐기는 여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등산 전후로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을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도심과 자연이 가까이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다른 글로벌 도시와 차별화된 매력을 지닌다. 산과 도시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등산 관광이 앞으로 서울 관광의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 여행은 이제 궁궐과 쇼핑 거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만 가면 숲길이 이어지고 정상에 오르면 도시가 한눈에 펼쳐진다. 서울의 산을 함께 걷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이 새로운 도시 여행을 세계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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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0
  • “비행기 탄소도 공개한다”…에어아시아, ESG 항공사 ‘톱5’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비행기를 탈 때 탄소 배출량까지 확인하는 시대가 왔다. 항공권 가격만 비교하던 여행자들이 이제는 환경 영향을 함께 살피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아시아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지속가능 항공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아시아가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기관인 FTSE 러셀의 최신 평가에서 항공사 부문 상위 5개 항공사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항공사로서 국제 항공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에서 에어아시아 그룹 산하 항공사들은 2024년 실적을 기반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증권거래소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룹 지주사인 캐피털 A는 전년도 3.5점에서 상승한 4.0점을 기록했고, 에어아시아엑스는 3.8점, 타이 에어아시아엑스는 3.9점을 획득했다. 이는 동일 기준으로 평가된 글로벌 항공사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글로벌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졌다.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는 **S&P 글로벌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에어아시아는 2024년 성과 기준 45%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항공업계 평균인 37%보다 높은 수치다. 에어아시아는 항공업계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항공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항공기 운영과 저탄소 기술 투자에 집중하며 탄소 배출 감소 전략을 강화해 왔다. 최근에는 여행객이 환경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에어아시아의 여행 플랫폼 ‘에어아시아 무브(AirAsia MOVE)’ 앱에서는 실제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좌석당 탄소 배출량’을 표시한다. 이용자는 항공편을 선택할 때 탄소 배출량을 비교할 수 있어 보다 환경을 고려한 여행 선택이 가능하다. 항공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2~3%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과 운영 전략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친환경 항공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신 기종 도입을 통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항로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 2025년에는 국제 항공업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상도 추가로 수상했다. 호주 기반 항공 분석 플랫폼 42kft.com은 에어아시아에 모든 평가 항목에서 만점을 부여했다. 또한 글로벌 항공 안전 평가 기관인 에어라인레이팅스(AirlineRatings)는 제1회 지속가능성 어워드에서 에어아시아를 전 세계 저비용항공사 부문 톱 3로 선정했다. 이 같은 평가는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진행돼 항공사의 환경·안전·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어아시아 그룹의 최고 지속가능경영 책임자인 야프 문 칭은 기후 리스크 관리와 운영 효율성을 핵심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와 규제 기관, 승객과 협력해 탈탄소 전략을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와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여행 산업에서도 친환경 여행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사들은 탄소 배출 저감 기술과 친환경 운영 전략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지속가능 항공 모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여행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을 준다. 그러나 이제 여행의 방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가격과 편의성뿐 아니라 환경 영향까지 고려하는 여행이 늘어나고 있다. 에어아시아의 이번 ESG 성과는 항공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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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0
  • 행주산성, 밤이 더 아름답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낮의 행주산성은 역사로 기억되지만, 밤의 행주산성은 풍경으로 먼저 다가온다. 해가 기울면 덕양산 능선 위로 바람이 먼저 차오르고, 성곽길 끝에서는 한강 물빛이 천천히 불을 밝힌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강과 성과 노을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의 밤은 이미 봄 나들이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고양특례시가 3월 14일부터 10월까지 매주 둘째·넷째 주 토요일마다 행주산성 야간 개장을 운영한다. 관람 시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9시다. 관람료는 무료다. 주차는 제1·제2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오후 6시 이후 야간 개장을 위해 들어오는 차량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다만 장맛비나 태풍, 폭설 같은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 시간이 바뀌거나 취소될 수 있다. 행주산성의 밤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조명이 켜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한강 북안의 덕양산을 감싸고 선 토축산성으로,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동남쪽으로는 창릉천이 돌아 자연 해자의 구실을 한다. 국가유산포털은 행주산성을 사적 제56호로 소개하며,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성곽 유적으로 설명한다. 지정일은 1963년 1월 21일, 면적은 35만4732㎡다. 낮에는 국가유산의 결이 먼저 보이지만, 밤에는 이 산성이 왜 강과 평야를 굽어보는 자리에 세워졌는지가 몸으로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행주산성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이름은 역시 행주대첩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의 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행주산성 공식 안내에는 권율 장군 동상, 충장사, 행주대첩비, 대첩기념관 같은 주요 지점이 소개돼 있다. 관람객은 대첩문에서 시작해 권율 장군 동상을 지나 충장사와 덕양정을 둘러보고, 정상부 쪽에서 한강과 도심 풍경을 함께 조망하게 된다. 산성 전체 둘레는 약 1㎞ 안팎이라 너무 길지 않으면서도, 천천히 걸으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머물기 좋다. 이 길의 진짜 매력은 역사 공부가 산책으로 바뀌는 순간에 있다. 권율 장군의 이름과 대첩의 기억은 교과서에서 익숙하지만, 실제 현장에 서면 그 무게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산성 아래로 펼쳐진 강, 사방으로 트인 시야, 성을 감싼 경사와 절벽은 왜 이 자리가 전쟁의 거점이었는지를 말없이 설명한다. 그리고 해가 지면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전적지의 긴장감 위로 노을빛이 앉고, 한강 건너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행주산성은 엄숙한 유적지이면서 동시에 매혹적인 야경 명소가 된다. 역사와 풍경이 서로의 배경이 되는 곳, 행주산성의 밤은 바로 그런 두 겹의 표정을 갖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둘째·넷째 토요일만 열린다는 점도 오히려 여행의 리듬을 만든다. 늘 열려 있는 공간보다, 날짜를 맞춰 찾아가야 하는 장소는 약간의 기대를 더 품게 한다. 특히 3월부터 10월은 강바람이 가장 걷기 좋은 계절과 겹친다. 초봄에는 노을이 부드럽고, 초여름에는 강빛이 길어지며, 가을에는 공기가 맑아 멀리까지 조망이 열린다. 주말 저녁, 과하게 붐비는 상업시설 대신 역사 유적의 산책길에서 한강 야경을 본다는 경험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행주산성 주변 동선도 야간 나들이의 밀도를 높여준다. 공식 관광 정보에는 행주서원, 행주나루, 행주역사공원 같은 주변 명소가 함께 소개된다. 또 행주산성 문화관광 해설 코스에는 대첩기념관과 충훈정, 권율 장군 동상 등이 순서대로 연결돼 있어 낮 시간 탐방과 저녁 야경 코스를 자연스럽게 묶기 좋다. 행주산성 일대가 단지 ‘사진 찍고 내려오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와 풍경이 함께 쌓이는 생활권 문화유산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행주산성은 대단히 화려한 곳은 아니다. 케이블카도 없고, 거대한 상업시설도 없다. 대신 천천히 걸을 길이 있고, 오래 남은 이야기가 있고, 강을 바라보는 높은 자리가 있다. 그래서 이곳의 야간 개장은 더 반갑다. 어둠이 내린 뒤에도 서둘러 문을 닫지 않고, 사람들에게 조금 더 머물 시간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밤이 대개 소비의 시간이라면, 행주산성의 밤은 되새김의 시간에 가깝다. 한강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과거의 전장과 현재의 도시, 그리고 내 눈앞의 야경이 한 장면 안에서 겹쳐진다. 그 순간 행주산성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지금의 계절을 가장 조용하게 누릴 수 있는 전망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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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6
  • 영월 청령포, 사람 몰리자 먼저 점검했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물 건너 닿는 작은 땅,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가 다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영화 한 편이 불러낸 관심은 단순한 재방문 열풍을 넘어 실제 여행 수요로 이어졌고, 영월의 봄은 예상보다 빠르게 북적이기 시작했다. 관광객이 몰리자 행정도 한발 먼저 움직였다. 추억보다 먼저 챙긴 것은 안전이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3월 6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으로 방문객이 급증한 영월 청령포 나루를 대상으로 유도선 사업장 특별안전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청령포는 올해 설 연휴에만 1만641명이 찾았고, 삼일절 연휴인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도 1만4800여명이 방문했다. 현장에 인파가 집중되면서 청령포 나루와 청령포를 오가는 2대의 도선이 쉴 새 없이 운항했고, 안전관리를 위해 매표가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인명구조 장비와 안전 장비의 적정 비치 여부, 도선의 승선 정원 준수 여부, 관련 법규 이행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점검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유선 및 도선 사업법에 따라 개선 명령 등 행정조치가 뒤따를 예정이다. 강원도는 재난 위험 요소가 있는 관광 현장에 대해 선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청령포가 이렇게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종의 유배지라는 역사성에 더해, 최근 영화 흥행이 장소의 기억을 새로 소환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영월군은 설 연휴 청령포 방문객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고, 장릉 역시 크게 주목받으며 단종 서사를 따라가는 역사 여행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객 증가에 맞춘 대응도 잇따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영월군은 이미 3월 초 청령포 등 주요 관광지 인근 음식점 10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 점검에 들어갔다. 관광객 급증에 따른 식중독 예방과 가격 표시 점검 등, 여행 만족도를 좌우하는 생활 현장 관리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관광은 결국 풍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안전과 위생, 현장 운영의 촘촘함이 함께 받쳐줘야 다시 찾는 여행지가 된다. 청령포는 원래도 영월을 대표하는 역사 관광지다. 영월군 안내에 따르면 이곳은 청령포 관리 및 운영, 도선 운행, 매표와 시설관리가 별도로 이뤄질 만큼 체계적인 현장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강을 건너 들어가는 공간 구조 자체가 특별한 체험이 되지만, 동시에 안전관리의 밀도가 관광 경쟁력이 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점검은 단순한 일회성 대응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영화가 불러온 관심을 실제 관광 자산으로 연결하려면, 무엇보다 현장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청령포가 지금 필요한 것은 ‘많이 오는 관광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심하고 찾는 관광지’라는 신뢰를 쌓는 일이다. 영월의 봄 관광이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 시작 역시 도선의 속도보다 안전의 기준이 먼저여야 한다. 영화가 한 장소를 다시 살려내는 순간은 흔치 않다. 그러나 그 관심을 오래가는 여행으로 바꾸는 일은 결국 현장의 몫이다. 청령포가 지금 보여주는 장면은 분명하다. 사람은 늘었고, 풍경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행정은 그 사이를 메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강물 위 도선 한 척이 오가는 짧은 시간이, 영월 관광의 다음 계절을 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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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6
  • 양평역에서 걸어서 ‘바르비종’으로…양평군립미술관, 160만이 다녀간 이유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양평에 가면, 풍경이 먼저 말을 건다. 남한강 물길이 반짝이고 산자락이 뒤에서 등을 받친다. 그런데 이 동네가 ‘그림 같은 곳’에서 그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이 그 중심에 서 있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관람객이 160만 명을 넘겼다. “지방 미술관은 어렵다”는 말을, 이곳은 15년 동안 차근차근 반박해왔다. 양평은 인구 대비 예술인이 많이 사는 곳으로 자주 언급된다. 어떤 이는 파리 근교 예술가 마을에 빗대 ‘한국의 바르비종’이라 불렀다. 미술관은 그 말의 구심점처럼 지역 예술가와 여행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특히 경의중앙선 양평역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다는 접근성이 크다. 차가 없어도 반나절 문화 산책이 가능하다. 미술관은 전시실과 교육실, 어린이 체험 공간, 도서실과 수장고까지 갖췄다. 내부가 단정하게 짜여 있어 가족 관람객도 부담이 적다. 야외에는 ‘빗물’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시선을 붙잡는다. 일본 조형 작가 세키네 노부오가 설계하고, 양평의 돌을 쌓아 만든 작품이다. 미술관 앞마당에서부터 “전시는 이미 시작됐다”는 느낌이 든다. 올봄의 하이라이트는 전국 미술대학 유망작가전 ‘무엇이 보이는가’다. 3월 14일부터 5월 10일까지, 서울·경기·인천권 대학을 포함한 여러 학교에서 추천된 59명의 젊은 작가가 120점을 선보인다. 제목은 단순하지만 질문은 크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말할 것인가.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요즘’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인 표정으로 바뀐다. 회화와 설치, 다양한 매체가 한 전시장 안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현실을 비추고, 관람객은 그 틈에서 자기 시선을 점검하게 된다. 여행 코스는 어렵지 않다. 전시를 보고 난 뒤 조금만 걸으면 남한강변이 열린다. 미술관에서 받은 자극을 강바람에 식히며 산책하기 좋다. 더 욕심이 나면 ‘더그림’이나 ‘이함캠퍼스’로 이어가도 되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두물머리까지 하루를 늘려도 된다. 양평의 장점은 “문화가 자연을 가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시를 보고 나와도, 풍경이 바로 다음 페이지처럼 이어진다. 양평군립미술관이 ‘가볼 만한 곳’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화려한 한 방이 아니라, 문턱을 낮추는 꾸준함이었다. 역에서 걸어 들어가 전시를 보고, 강변으로 흘러나오는 동선까지—이곳은 여행자에게 “문화가 있는 쉬는 법”을 제안한다. 3월, 양평에서 가장 근사한 질문은 어쩌면 이것이다. 당신은 오늘, 무엇이 보였나. [여행정보]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문화복지길 2 문의: 031-775-8515 운영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홈페이지: https://www.ymuseum.org/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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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5
  • 책장을 넘기는 건물…파주 미메시스아트뮤지엄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을 보고 나오면 이상한 착각이 든다. 전시를 한 번 본 게 아니라, 전시를 두 번 보고 나온 것 같다는 느낌. 작품을 보고, 다시 건물을 봤기 때문이다. 파주 출판도시의 가장 조용한 구간에 서 있는 이 미술관은 ‘빛·건축·예술’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관람은 눈만이 아니라 몸 전체로 시작된다. 설계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루 시자(Álvaro Siza).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단단한 콘크리트를 마치 종이처럼 휘게 만들고, 그 곡선을 따라 시간의 빛이 스민다. 외부에서는 회백색 덩어리 두 개가 날개처럼 좌우로 벌어져, 멀리서 보면 책장을 넘기는 장면 같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직선과 곡선이 맞물리며 ‘정지된 조각’이 아니라 ‘움직이는 장면’이 된다. 실내는 더 극적이다. 새하얀 전시공간은 자연광을 끌어들여, 아침과 오후가 서로 다른 표정을 만든다. 같은 벽, 같은 바닥인데도 빛의 각도가 바뀌면 공간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작품을 보기 전에 빛을 보게 되고, 빛을 보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미술관의 조명은 계절이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미메시스는 2005년 열린책들이 만든 예술 전문 브랜드이기도 하다. 1층 북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만으로도 이곳의 성격이 읽힌다. 바쁘게 소비하기보다, 천천히 감각을 정리하는 장소. 그래도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포토 스폿을 따라가보자. 미메시스의 얼굴, 날개, 캔버스, 전망대, 중심이라 불리는 다섯 지점은 건축의 특징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3층에서 두 날개의 중심부를 내려다보면 곡면과 직각, 예각이 겹쳐진 기하학이 한 프레임에 담긴다. 3월 22일까지 이어지는 기획전 ‘DRAMA’는 서동욱·서상익·윤미류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회화 속 인물이 감정과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탐구한다. 인물의 표정과 거리, 배치가 만든 긴장감이 건축의 선과 만나면서 전시는 더 ‘입체’가 된다. 작품이 공간을 바꾸고, 공간이 작품의 리듬을 바꾼다. 연계 여행은 가볍게 잡는 편이 좋다. 미술관의 여운이 긴 편이라, 열화당책박물관·지혜의숲·헤이리예술마을을 ‘가까운 다음 장’처럼 붙이면 딱이다. 파주는 멀리 가서 얻는 감동이 아니라, 가까이서 오래 바라봐서 생기는 감동을 아는 도시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의 매력은 “멋있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콘크리트는 차갑다는 편견이 곡선 앞에서 풀리고, 전시는 조명으로 만든다는 상식이 자연광 앞에서 흔들린다. 전시를 보고도 건축이 더 오래 남는 날, 여행은 한 겹 더 깊어진다. 3월, 파주에서 ‘건물 자체가 작품’인 미술관을 찾는다면 이곳이 가장 설득력 있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파주시 문발로 253문의: 031-955-4100 운영시간: (동절기) 10:00~18:00 / (하절기) 10:00~19:00, 월·화요일 휴무이용요금: 성인 10,000원 / 청소년(14~18세) 7,000원 홈페이지: www.mimesisartmuse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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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5
  • “나도 그리겠네” 했다가 멈춘다…양주 장흥계곡, 장욱진 미술관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처음엔 누구나 방심한다. “저 정도 선은 나도 그을 수 있겠다”는 마음의 소리가 슬쩍 새어 나온다. 그런데 한 걸음만 더 가까이 가면, 그 단순한 선 위로 까치가 날고 소가 울고, 집 안에 사람 냄새가 스민다. 장욱진을 다시 만나는 순간은 늘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는 산과 나무, 새와 달을 과감히 간추렸고, 덜어낸 자리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군더더기 없는 글이 오래 남듯, 그의 그림도 오래 남는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흥계곡의 품에 들어앉아 있다. 일영봉·형제봉·수리봉이 둘러싼 산자락, 매표소를 지나면 드넓은 조각공원이 먼저 길을 연다. 공원은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의 전시’ 같다. 석현천 위 아치형 구름다리를 건너 미술관에 닿는 동선도 인상적이다. 건물은 호랑이가 산속에서 편안히 누운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장욱진의 대표작 ‘호작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그 곡선이 갑자기 생명처럼 느껴진다. 미술관 내부는 한 번에 읽히지 않는다. 1층은 중정을 중심으로 작은 방들이 이어지고, 2층은 다락방처럼 아늑하다. 무심코 걷다 보면 특별함을 놓치기 쉽다. 이곳은 눈높이를 잠깐 ‘하늘에서 내려’야 비로소 보이는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건축 모형이 전시돼 있어 공간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꼭 멈춰야 할 작품이 있다. 장욱진이 덕소 작업실 부엌에 그려두었던 벽화를 떼어내 전시장으로 옮긴 ‘식탁’과 ‘동물가족’ 앞이다. 크지 않은 화면인데도, 이상하게 시간이 늦게 간다. 오래 머물러도 아깝지 않다. 여행자에게 장흥은 “산책이 다 해주는 동네”다. 미술관을 나와 계곡 쪽으로 천천히 걸으면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그림의 여운을 붙잡아준다. 길 건너편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은 추가요금 없이 함께 볼 수 있어, 하루 일정이 자연스럽게 ‘두 개의 미술관’으로 확장된다. 조금 더 욕심이 나면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장흥자생수목원, 권율장군묘까지 묶어도 좋다. 봄의 장흥은 멀리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멀리 온 기분을 준다. 장욱진의 그림은 대단한 기술을 과시하지 않는다. 대신 “삶을 어떻게 단순하게 바라볼 것인가”를 묻는다. 장흥계곡 한복판의 미술관은 그 질문을 조용히 건네는 장소다. 3월, 산과 물 사이에서 한 줄의 선을 오래 바라보다가 돌아오는 길. 그날의 여행은 ‘많이 본 날’이 아니라 ‘깊게 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문의: 031-8082-4245 운영시간: 10:00~18:00,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5,000원 / 어린이 1,000원 홈페이지: www.yangju.go.kr/changucchin/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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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5

실시간 테마여행 기사

  • 물 위에서 만나는 봄, 순천만국가정원 다시 뜬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순천의 봄은 꽃보다 먼저 물길에서 시작된다. 정원을 한 바퀴 걷는 대신 배에 올라 천천히 시선을 미끄러뜨리면, 익숙한 풍경도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지난 13일부터 동천 물길을 따라 달리는 ‘정원드림호’ 운항을 다시 시작했다. 겨울 멈춤 뒤 4개월 만의 재개다. 봄빛이 번지는 정원을 가장 느리게, 그리고 가장 가까이 만나는 길이 다시 열린 셈이다. 정원드림호는 국가정원 호수정원에서 출발해 동천을 따라 왕복 약 5㎞를 오간다. 배 위에 머무는 시간은 약 40분. 발아래 물결이 흔들리고, 눈앞으로는 연둣빛으로 깨어나는 정원이 흐르듯 지나간다. 걸을 때는 놓치기 쉬운 수면의 반짝임과 강변의 결, 나무와 하늘이 한 장면으로 겹쳐지는 순간이 이 짧지 않은 항해 안에 담긴다. 순천만국가정원 누리집은 정원드림호를 정원과 도심을 잇는 연결고리로 소개하고 있다. 이 체험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배를 탄다는 데 있지 않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원래도 천천히 걷는 장소였지만, 정원드림호는 그 ‘천천함’을 물 위로 옮겨놓는다. 강바람을 맞으며 정원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뱃놀이에 가깝기보다 정원 감상의 결을 바꾸는 일에 가깝다. 순천이 정원을 보는 도시에서, 정원을 여러 방식으로 누리는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원드림호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본격 운영되며 국가정원의 대표 체험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정원 내부를 걷는 관람과는 또 다른 동선을 만들었고, 국가정원과 동천, 도심의 관계를 다시 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정원이 울타리 안 풍경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물길과 이어진다는 사실을 배 위에서 가장 선명하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기도 좋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이달 들어 튤립 개화를 시작으로 봄 손님맞이에 들어갔고, 3월부터 4월 사이에는 구근식물과 봄꽃들이 차례로 피며 정원 전역의 표정을 바꿔간다. 최근 순천시는 튤립을 시작으로 100만 송이 안팎의 봄꽃이 순차 개화하고, 3월 한 달 릴레이 꽃 풍경이 이어진다고 알렸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정원은 땅 위에서 보는 꽃밭과 또 다르다. 화사함보다 먼저 계절이 움직이는 기척이 보인다. 이용 방법도 어렵지 않다. 정원드림호는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발권으로 탑승할 수 있고, 성인 요금은 1만원이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동절기인 12월부터 3월까지는 운항을 쉬며, 올해 재개 이후에는 계절별 운영시간표에 따라 운행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10월부터 6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입장 마감은 오후 7시다. 정원 나들이와 드림호 탑승 시간을 함께 맞춰 움직이면 훨씬 여유로운 하루가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에는 원래도 꽃과 나무가 많았다. 그런데 정원드림호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풍경은 비로소 입체가 된다. 강변을 스치는 바람, 물결 위에 비치는 정원의 그림자,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수목의 선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순천의 봄은 ‘보는 것’에서 ‘머무는 것’으로 바뀐다. 여행자는 그 안에서 잠깐 관람객이 아니라, 계절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승객이 된다. 순천의 봄을 기억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올해는 정원드림호가 그 답 가운데 하나가 될 듯하다. 꽃길을 걷는 일도 좋지만, 물길 위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시간은 좀 더 오래 남는다. 봄은 늘 같은 자리에서 오는 듯 보이지만,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계절이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봄이 다시 출항했다. 이번에는 걸어서가 아니라, 천천히 떠가며 만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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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6
  • 성심당 갔다가 절에 앉았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빵집에 들렀다가 절에 앉고, 딸기를 맛본 뒤 고인돌 앞에 선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장면들이 기차 한 편 안에서 한 줄로 이어진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코레일관광개발이 함께 운영하는 ‘2026년 봄맞이 템플스테이 테마 기차여행’이 오는 3월 29일 호남선 코스로 출발한다. 이번 여행은 충청·전라권 사찰을 찾아 당일형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인근 시장과 축제, 유적지와 자연 명소를 함께 둘러보도록 짜였다. 그저 절 한 곳에 다녀오는 일정이 아니라, 봄 여행의 결을 훨씬 풍성하게 엮어낸 상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호남선 코스는 충북 영동 반야사, 충남 금산 신안사, 충남 논산 지장정사, 충남 부여 무량사, 전북 부안 내소사, 전북 고창 선운사 등 6개 사찰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다녀오는 방식이다. 서울역을 출발해 영등포·수원·평택·천안 등에서 탑승할 수 있고, 목적지 인근 역에 내린 뒤 전용 차량으로 사찰까지 이동한다. 4월 12일에는 중앙선 코스도 이어질 예정이라, 봄철 템플스테이 기차여행은 호남선에서 먼저 문을 여는 셈이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절과 지역 명소를 함께 묶었다는 점이다. 신안사 코스는 대전중앙시장과 성심당 방문 일정이 포함돼 ‘산사와 도시 미식’이라는 예상 밖의 조합을 만든다. 지장정사 코스는 논산딸기축제와 연계해 딸기 시식이 가능하도록 꾸려졌고, 선운사 코스는 고창 고인돌 유적지를 함께 돌아보도록 설계됐다. 반야사 코스는 월류봉과 옥천 구읍 문화유적 탐방이 더해져 강과 절, 오래된 마을 풍경이 맞물린다. 기차를 타고 조용한 절로 들어가지만, 하루의 기억은 결코 단조롭지 않다. 사찰 자체의 매력도 봄 여행의 밀도를 높인다. 내소사는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약 600m 이어지는 전나무숲길로 잘 알려져 있다. 숲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는 순간, 바깥의 소음이 천천히 밀려나는 느낌이 분명하다. 선운사가 자리한 선운산 도립공원은 울창한 숲과 기암 풍경이 어우러진 곳이고, 고창 고인돌 유적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표 문화유산이다. 반야사가 이어지는 영동 월류봉 역시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이름처럼 석천을 따라 빼어난 절경을 펼친다. 절 한 곳을 찾는 길이 곧 풍경 여행이 되고, 유산 여행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의 본래 결도 살아 있다. 템플스테이는 불교 문화와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를 찾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된다. 사찰 안내, 참선과 명상, 스님과의 차담, 예불, 108배, 연등이나 염주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이 템플스테이의 대표 요소다. 이번 기차여행 역시 이런 기본 경험 위에 각 지역의 봄 풍경과 먹거리, 축제, 유적 답사를 덧입혔다. 그래서 이 상품은 단순한 관광상품보다 ‘하루짜리 마음 환기’에 가깝다. 빠르게 움직이되, 잠시 멈춰 서는 법도 함께 배우는 여정이다. 이 템플스테이 열차는 이미 검증을 거친 상품이기도 하다. 2024년 6월 처음 선보였고,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 2년 동안 약 900명이 이용했으며, 전국 30여 개 사찰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왔다. 왕복 열차비와 현지 이동 차량, 템플스테이 체험비, 관광지 입장료, 일부 식사비를 포함한 가격은 1인 약 10만원 수준으로 소개됐다. 일정과 이동, 체험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준비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사찰 체험은 어렵고 멀다’고 여겼던 이들에게는 의외로 진입 장벽이 낮은 봄 여행이 될 수 있다. 요즘 여행자들이 찾는 것은 많이 보는 여행보다 오래 남는 장면이다. 그런 점에서 이 상품의 조합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기차는 출발부터 여행의 리듬을 만들고, 절은 도착 이후의 속도를 늦춘다. 시장과 빵집, 딸기축제와 고인돌 유적은 그 사이를 채우며 하루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특히 호남선은 충청과 전라를 가로지르며 봄철 지역색을 압축해서 보여주기에 좋다. 차창 밖으로 계절이 흐르고, 도착한 곳에서는 산사의 공기와 지역의 맛이 기다린다. 생각보다 강한 여행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이번 봄, 가장 흥미로운 하루는 어쩌면 아주 조용한 절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그런데 그 길목에는 성심당이 있고, 논산딸기가 있고, 고창 고인돌과 월류봉 같은 풍경이 있다. 고요함과 활기, 명상과 미식, 철도와 산사가 한 장의 기차표 안에서 만나는 여행. 3월 29일 출발하는 호남선 템플스테이 열차는 ‘절에 가는 여행’이 아니라, 봄을 다르게 건너는 방법으로 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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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3
  • 창원 도심 봄날의 문화공간으로 뜬 이유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도심 한복판에 있는 오래된 집 하나가 요즘 봄나들이 목적지가 되고 있다. 한때 권력의 공간이던 곳이 이제는 전시를 보고, 음악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창원 용호동 ‘도민의 집’에서 상반기 전시·공연·기획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면서, 이곳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건물이 아니라 일부러 들러야 할 문화 산책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도지사 관사·도민의 집’ 일원에서 전시, 공연,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모 안내에 따르면 상반기 운영 기간은 2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이며, 장소는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도민의 집과 옛 도지사 관사 일원이다. 상반기 전시 프로그램의 큰 주제는 ‘여기, 지금, 그리고 다음’이다. 이미 경남 미술의 기반과 흐름을 짚는 전시 ‘지역을 지켜온 예술’이 먼저 마무리됐고, 현재의 경남 미술을 보여주는 ‘아트뉴페이스 경남’은 2월 25일부터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이후에는 장애 예술인 기획전 ‘경남, 다양한 시선’, 청년 작가 기획전 ‘경남, 청년의 시선’, 도민 참여 공공 전시 ‘도민의 작업실’ 등이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공연 프로그램도 봄의 결을 따라간다. ‘관사음악회’는 ‘봄에 기대어 봄’이라는 이름으로 3월 7일부터 4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열리며, 국악과 대중음악,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무대가 도민의 집 앞뜰에서 펼쳐진다. 관사라는 이름이 남아 있는 공간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분위기는 남다르다. 오래된 건물과 봄 햇살, 마당 공연이 겹치면서 이곳은 전시장이자 생활 속 소규모 야외 공연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기획 프로그램은 대상별로 더 세분화됐다. 성인 대상 ‘화·목한 아카데미’는 2월 24일부터 4월 16일까지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열리며, 융복합 생활문화예술교육과 특강으로 꾸려진다. 실제 지역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옛 도지사 관사 실내·야외에서 총 4가지 정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족·연인 대상 ‘주말 예술 캠프’는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토요일 낮 시간대에 앞뜰에서 열리고, 유아 참여형 프로그램 ‘아기자기’는 4월 16일부터 24일까지 어린이집·유치원 연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공간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건물의 이력 때문이다. 경남도민의 집은 1983년 완공돼 이듬해부터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어 2022년 9월 일반 시민에게 개방됐다. 옛 도지사 관사 역시 2022년 도민에게 환원됐다. 한때는 행정 권력의 안쪽 공간이던 장소가 이제는 전시를 보고 공연을 듣는 열린 공간이 된 셈이다. 그 변화의 서사가 공간 자체에 남아 있어,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 이상의 상징성을 만든다. 그래서 도민의 집은 여행기사의 시선으로 봐도 충분히 흥미롭다. 창원에는 바다와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용호동 가로수길과 용지호수 인근의 이 공간은 전혀 다른 속도를 보여준다. 전시를 보고, 마당 공연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하고, 잠시 산책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멀리 떠나는 여행과는 다른 ‘생활권 문화 여행’의 감각에 가깝다. 최근 경남도가 이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재조성하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 공간이 일회성 행사장이 아니라 장기적인 문화 거점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마지막 해석은 관련 공모 내용과 향후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도민의 집 프로그램은 화려한 대형 축제처럼 소비되기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가 스며드는 방식을 택한다. 전시는 천천히 보고, 공연은 부담 없이 서서 듣고, 체험은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설 연휴에도 이곳에서 전통공연과 예술 체험, 놀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는 사실은, 이 공간이 특정 장르나 세대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형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문화공간은 멀리 있지 않다. 오래된 집이 문을 열고, 그 안에 그림과 음악과 사람이 들어올 때 도시는 조금씩 달라진다. 창원의 도민의 집이 바로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봄 한철의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지만, 이곳이 남기는 인상은 더 길다. 도심 속에서 잠시 쉬고 보고 듣는 일, 그 사소한 문화의 시간이 결국 도시의 품격을 만든다는 사실을 도민의 집은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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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2
  • 서울관광재단, “서울 한복판에 이런 산이?”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30분만 가면 거대한 산길이 시작된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런 특별한 등산 경험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서울 산을 함께 걷기 시작했다. 서울의 도심 속 산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홍보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북한산 인근 서울 등산관광센터에서 ‘2026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Global Hiking Mate)’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는 서울의 산을 매개로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등산을 즐기며 서울의 자연과 관광 매력을 세계에 소개하는 외국인 서포터즈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돼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32개국에서 선발된 100명의 인플루언서가 참여한다. 이들은 개인 SNS와 콘텐츠 채널을 통해 서울 등산 관광의 매력을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는다. 참가자들의 전체 팔로워 수는 약 5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대식은 환영사를 시작으로 연간 활동 계획 소개와 참가자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5명씩 팀을 구성해 팀 이름을 정하고 활동 목표를 공유하며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이후 참가자들은 전문 산악 인솔자의 안내를 받으며 북한산 우이령길을 탐방했다. 약 7.7km에 이르는 이 코스는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에 위치한 숲길로, 서울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가운데 하나다.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드물게 도심 가까이에 큰 산이 자리한 도시다. 북한산과 북악산, 관악산 등 여러 산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어 시민들이 쉽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서울은 최근 **‘도심 등산 관광’**이라는 새로운 여행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하이킹 메이트는 올해 11월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북한산·북악산·관악산에 위치한 서울 등산관광센터를 거점으로 매월 새로운 주제의 산행 미션과 팀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등산 체험을 넘어 웰니스 관광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을 포함해 자연 속 휴식과 건강을 결합한 체험 활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민과 외국인이 함께 참여하는 ‘서울 하이킹 위크’도 확대 운영된다. 봄과 가을 두 차례 진행될 예정이며, 첫 번째 행사인 ‘서울 하이킹 위크: 스프링’은 3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약 3주 동안 열린다. 이 기간에는 서울의 주요 산과 등산 명소에서 다양한 하이킹 프로그램과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산행뿐 아니라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 문화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서울 등산 관광은 최근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궁궐과 쇼핑 거리뿐 아니라 산을 찾아 자연 풍경을 즐기는 여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등산 전후로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을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도심과 자연이 가까이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다른 글로벌 도시와 차별화된 매력을 지닌다. 산과 도시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등산 관광이 앞으로 서울 관광의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 여행은 이제 궁궐과 쇼핑 거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만 가면 숲길이 이어지고 정상에 오르면 도시가 한눈에 펼쳐진다. 서울의 산을 함께 걷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이 새로운 도시 여행을 세계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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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0
  • “비행기 탄소도 공개한다”…에어아시아, ESG 항공사 ‘톱5’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비행기를 탈 때 탄소 배출량까지 확인하는 시대가 왔다. 항공권 가격만 비교하던 여행자들이 이제는 환경 영향을 함께 살피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아시아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지속가능 항공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아시아가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기관인 FTSE 러셀의 최신 평가에서 항공사 부문 상위 5개 항공사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항공사로서 국제 항공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에서 에어아시아 그룹 산하 항공사들은 2024년 실적을 기반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증권거래소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룹 지주사인 캐피털 A는 전년도 3.5점에서 상승한 4.0점을 기록했고, 에어아시아엑스는 3.8점, 타이 에어아시아엑스는 3.9점을 획득했다. 이는 동일 기준으로 평가된 글로벌 항공사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글로벌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졌다.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는 **S&P 글로벌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에어아시아는 2024년 성과 기준 45%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항공업계 평균인 37%보다 높은 수치다. 에어아시아는 항공업계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항공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항공기 운영과 저탄소 기술 투자에 집중하며 탄소 배출 감소 전략을 강화해 왔다. 최근에는 여행객이 환경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에어아시아의 여행 플랫폼 ‘에어아시아 무브(AirAsia MOVE)’ 앱에서는 실제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좌석당 탄소 배출량’을 표시한다. 이용자는 항공편을 선택할 때 탄소 배출량을 비교할 수 있어 보다 환경을 고려한 여행 선택이 가능하다. 항공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2~3%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과 운영 전략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친환경 항공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신 기종 도입을 통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항로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 2025년에는 국제 항공업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상도 추가로 수상했다. 호주 기반 항공 분석 플랫폼 42kft.com은 에어아시아에 모든 평가 항목에서 만점을 부여했다. 또한 글로벌 항공 안전 평가 기관인 에어라인레이팅스(AirlineRatings)는 제1회 지속가능성 어워드에서 에어아시아를 전 세계 저비용항공사 부문 톱 3로 선정했다. 이 같은 평가는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진행돼 항공사의 환경·안전·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어아시아 그룹의 최고 지속가능경영 책임자인 야프 문 칭은 기후 리스크 관리와 운영 효율성을 핵심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와 규제 기관, 승객과 협력해 탈탄소 전략을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와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여행 산업에서도 친환경 여행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사들은 탄소 배출 저감 기술과 친환경 운영 전략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지속가능 항공 모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여행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을 준다. 그러나 이제 여행의 방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가격과 편의성뿐 아니라 환경 영향까지 고려하는 여행이 늘어나고 있다. 에어아시아의 이번 ESG 성과는 항공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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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0
  • 행주산성, 밤이 더 아름답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낮의 행주산성은 역사로 기억되지만, 밤의 행주산성은 풍경으로 먼저 다가온다. 해가 기울면 덕양산 능선 위로 바람이 먼저 차오르고, 성곽길 끝에서는 한강 물빛이 천천히 불을 밝힌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강과 성과 노을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의 밤은 이미 봄 나들이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고양특례시가 3월 14일부터 10월까지 매주 둘째·넷째 주 토요일마다 행주산성 야간 개장을 운영한다. 관람 시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9시다. 관람료는 무료다. 주차는 제1·제2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오후 6시 이후 야간 개장을 위해 들어오는 차량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다만 장맛비나 태풍, 폭설 같은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 시간이 바뀌거나 취소될 수 있다. 행주산성의 밤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조명이 켜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한강 북안의 덕양산을 감싸고 선 토축산성으로,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동남쪽으로는 창릉천이 돌아 자연 해자의 구실을 한다. 국가유산포털은 행주산성을 사적 제56호로 소개하며,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성곽 유적으로 설명한다. 지정일은 1963년 1월 21일, 면적은 35만4732㎡다. 낮에는 국가유산의 결이 먼저 보이지만, 밤에는 이 산성이 왜 강과 평야를 굽어보는 자리에 세워졌는지가 몸으로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행주산성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이름은 역시 행주대첩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의 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행주산성 공식 안내에는 권율 장군 동상, 충장사, 행주대첩비, 대첩기념관 같은 주요 지점이 소개돼 있다. 관람객은 대첩문에서 시작해 권율 장군 동상을 지나 충장사와 덕양정을 둘러보고, 정상부 쪽에서 한강과 도심 풍경을 함께 조망하게 된다. 산성 전체 둘레는 약 1㎞ 안팎이라 너무 길지 않으면서도, 천천히 걸으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머물기 좋다. 이 길의 진짜 매력은 역사 공부가 산책으로 바뀌는 순간에 있다. 권율 장군의 이름과 대첩의 기억은 교과서에서 익숙하지만, 실제 현장에 서면 그 무게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산성 아래로 펼쳐진 강, 사방으로 트인 시야, 성을 감싼 경사와 절벽은 왜 이 자리가 전쟁의 거점이었는지를 말없이 설명한다. 그리고 해가 지면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전적지의 긴장감 위로 노을빛이 앉고, 한강 건너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행주산성은 엄숙한 유적지이면서 동시에 매혹적인 야경 명소가 된다. 역사와 풍경이 서로의 배경이 되는 곳, 행주산성의 밤은 바로 그런 두 겹의 표정을 갖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둘째·넷째 토요일만 열린다는 점도 오히려 여행의 리듬을 만든다. 늘 열려 있는 공간보다, 날짜를 맞춰 찾아가야 하는 장소는 약간의 기대를 더 품게 한다. 특히 3월부터 10월은 강바람이 가장 걷기 좋은 계절과 겹친다. 초봄에는 노을이 부드럽고, 초여름에는 강빛이 길어지며, 가을에는 공기가 맑아 멀리까지 조망이 열린다. 주말 저녁, 과하게 붐비는 상업시설 대신 역사 유적의 산책길에서 한강 야경을 본다는 경험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행주산성 주변 동선도 야간 나들이의 밀도를 높여준다. 공식 관광 정보에는 행주서원, 행주나루, 행주역사공원 같은 주변 명소가 함께 소개된다. 또 행주산성 문화관광 해설 코스에는 대첩기념관과 충훈정, 권율 장군 동상 등이 순서대로 연결돼 있어 낮 시간 탐방과 저녁 야경 코스를 자연스럽게 묶기 좋다. 행주산성 일대가 단지 ‘사진 찍고 내려오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와 풍경이 함께 쌓이는 생활권 문화유산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행주산성은 대단히 화려한 곳은 아니다. 케이블카도 없고, 거대한 상업시설도 없다. 대신 천천히 걸을 길이 있고, 오래 남은 이야기가 있고, 강을 바라보는 높은 자리가 있다. 그래서 이곳의 야간 개장은 더 반갑다. 어둠이 내린 뒤에도 서둘러 문을 닫지 않고, 사람들에게 조금 더 머물 시간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밤이 대개 소비의 시간이라면, 행주산성의 밤은 되새김의 시간에 가깝다. 한강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과거의 전장과 현재의 도시, 그리고 내 눈앞의 야경이 한 장면 안에서 겹쳐진다. 그 순간 행주산성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지금의 계절을 가장 조용하게 누릴 수 있는 전망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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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6
  • 영월 청령포, 사람 몰리자 먼저 점검했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물 건너 닿는 작은 땅,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가 다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영화 한 편이 불러낸 관심은 단순한 재방문 열풍을 넘어 실제 여행 수요로 이어졌고, 영월의 봄은 예상보다 빠르게 북적이기 시작했다. 관광객이 몰리자 행정도 한발 먼저 움직였다. 추억보다 먼저 챙긴 것은 안전이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3월 6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으로 방문객이 급증한 영월 청령포 나루를 대상으로 유도선 사업장 특별안전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청령포는 올해 설 연휴에만 1만641명이 찾았고, 삼일절 연휴인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도 1만4800여명이 방문했다. 현장에 인파가 집중되면서 청령포 나루와 청령포를 오가는 2대의 도선이 쉴 새 없이 운항했고, 안전관리를 위해 매표가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인명구조 장비와 안전 장비의 적정 비치 여부, 도선의 승선 정원 준수 여부, 관련 법규 이행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점검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유선 및 도선 사업법에 따라 개선 명령 등 행정조치가 뒤따를 예정이다. 강원도는 재난 위험 요소가 있는 관광 현장에 대해 선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청령포가 이렇게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종의 유배지라는 역사성에 더해, 최근 영화 흥행이 장소의 기억을 새로 소환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영월군은 설 연휴 청령포 방문객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고, 장릉 역시 크게 주목받으며 단종 서사를 따라가는 역사 여행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객 증가에 맞춘 대응도 잇따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영월군은 이미 3월 초 청령포 등 주요 관광지 인근 음식점 10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 점검에 들어갔다. 관광객 급증에 따른 식중독 예방과 가격 표시 점검 등, 여행 만족도를 좌우하는 생활 현장 관리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관광은 결국 풍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안전과 위생, 현장 운영의 촘촘함이 함께 받쳐줘야 다시 찾는 여행지가 된다. 청령포는 원래도 영월을 대표하는 역사 관광지다. 영월군 안내에 따르면 이곳은 청령포 관리 및 운영, 도선 운행, 매표와 시설관리가 별도로 이뤄질 만큼 체계적인 현장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강을 건너 들어가는 공간 구조 자체가 특별한 체험이 되지만, 동시에 안전관리의 밀도가 관광 경쟁력이 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점검은 단순한 일회성 대응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영화가 불러온 관심을 실제 관광 자산으로 연결하려면, 무엇보다 현장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청령포가 지금 필요한 것은 ‘많이 오는 관광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심하고 찾는 관광지’라는 신뢰를 쌓는 일이다. 영월의 봄 관광이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 시작 역시 도선의 속도보다 안전의 기준이 먼저여야 한다. 영화가 한 장소를 다시 살려내는 순간은 흔치 않다. 그러나 그 관심을 오래가는 여행으로 바꾸는 일은 결국 현장의 몫이다. 청령포가 지금 보여주는 장면은 분명하다. 사람은 늘었고, 풍경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행정은 그 사이를 메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강물 위 도선 한 척이 오가는 짧은 시간이, 영월 관광의 다음 계절을 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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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6
  • 양평역에서 걸어서 ‘바르비종’으로…양평군립미술관, 160만이 다녀간 이유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양평에 가면, 풍경이 먼저 말을 건다. 남한강 물길이 반짝이고 산자락이 뒤에서 등을 받친다. 그런데 이 동네가 ‘그림 같은 곳’에서 그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이 그 중심에 서 있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관람객이 160만 명을 넘겼다. “지방 미술관은 어렵다”는 말을, 이곳은 15년 동안 차근차근 반박해왔다. 양평은 인구 대비 예술인이 많이 사는 곳으로 자주 언급된다. 어떤 이는 파리 근교 예술가 마을에 빗대 ‘한국의 바르비종’이라 불렀다. 미술관은 그 말의 구심점처럼 지역 예술가와 여행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특히 경의중앙선 양평역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다는 접근성이 크다. 차가 없어도 반나절 문화 산책이 가능하다. 미술관은 전시실과 교육실, 어린이 체험 공간, 도서실과 수장고까지 갖췄다. 내부가 단정하게 짜여 있어 가족 관람객도 부담이 적다. 야외에는 ‘빗물’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시선을 붙잡는다. 일본 조형 작가 세키네 노부오가 설계하고, 양평의 돌을 쌓아 만든 작품이다. 미술관 앞마당에서부터 “전시는 이미 시작됐다”는 느낌이 든다. 올봄의 하이라이트는 전국 미술대학 유망작가전 ‘무엇이 보이는가’다. 3월 14일부터 5월 10일까지, 서울·경기·인천권 대학을 포함한 여러 학교에서 추천된 59명의 젊은 작가가 120점을 선보인다. 제목은 단순하지만 질문은 크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말할 것인가.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요즘’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인 표정으로 바뀐다. 회화와 설치, 다양한 매체가 한 전시장 안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현실을 비추고, 관람객은 그 틈에서 자기 시선을 점검하게 된다. 여행 코스는 어렵지 않다. 전시를 보고 난 뒤 조금만 걸으면 남한강변이 열린다. 미술관에서 받은 자극을 강바람에 식히며 산책하기 좋다. 더 욕심이 나면 ‘더그림’이나 ‘이함캠퍼스’로 이어가도 되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두물머리까지 하루를 늘려도 된다. 양평의 장점은 “문화가 자연을 가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시를 보고 나와도, 풍경이 바로 다음 페이지처럼 이어진다. 양평군립미술관이 ‘가볼 만한 곳’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화려한 한 방이 아니라, 문턱을 낮추는 꾸준함이었다. 역에서 걸어 들어가 전시를 보고, 강변으로 흘러나오는 동선까지—이곳은 여행자에게 “문화가 있는 쉬는 법”을 제안한다. 3월, 양평에서 가장 근사한 질문은 어쩌면 이것이다. 당신은 오늘, 무엇이 보였나. [여행정보]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문화복지길 2 문의: 031-775-8515 운영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홈페이지: https://www.ymuseum.org/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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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5
  • 책장을 넘기는 건물…파주 미메시스아트뮤지엄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을 보고 나오면 이상한 착각이 든다. 전시를 한 번 본 게 아니라, 전시를 두 번 보고 나온 것 같다는 느낌. 작품을 보고, 다시 건물을 봤기 때문이다. 파주 출판도시의 가장 조용한 구간에 서 있는 이 미술관은 ‘빛·건축·예술’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관람은 눈만이 아니라 몸 전체로 시작된다. 설계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루 시자(Álvaro Siza).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단단한 콘크리트를 마치 종이처럼 휘게 만들고, 그 곡선을 따라 시간의 빛이 스민다. 외부에서는 회백색 덩어리 두 개가 날개처럼 좌우로 벌어져, 멀리서 보면 책장을 넘기는 장면 같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직선과 곡선이 맞물리며 ‘정지된 조각’이 아니라 ‘움직이는 장면’이 된다. 실내는 더 극적이다. 새하얀 전시공간은 자연광을 끌어들여, 아침과 오후가 서로 다른 표정을 만든다. 같은 벽, 같은 바닥인데도 빛의 각도가 바뀌면 공간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작품을 보기 전에 빛을 보게 되고, 빛을 보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미술관의 조명은 계절이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미메시스는 2005년 열린책들이 만든 예술 전문 브랜드이기도 하다. 1층 북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만으로도 이곳의 성격이 읽힌다. 바쁘게 소비하기보다, 천천히 감각을 정리하는 장소. 그래도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포토 스폿을 따라가보자. 미메시스의 얼굴, 날개, 캔버스, 전망대, 중심이라 불리는 다섯 지점은 건축의 특징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3층에서 두 날개의 중심부를 내려다보면 곡면과 직각, 예각이 겹쳐진 기하학이 한 프레임에 담긴다. 3월 22일까지 이어지는 기획전 ‘DRAMA’는 서동욱·서상익·윤미류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회화 속 인물이 감정과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탐구한다. 인물의 표정과 거리, 배치가 만든 긴장감이 건축의 선과 만나면서 전시는 더 ‘입체’가 된다. 작품이 공간을 바꾸고, 공간이 작품의 리듬을 바꾼다. 연계 여행은 가볍게 잡는 편이 좋다. 미술관의 여운이 긴 편이라, 열화당책박물관·지혜의숲·헤이리예술마을을 ‘가까운 다음 장’처럼 붙이면 딱이다. 파주는 멀리 가서 얻는 감동이 아니라, 가까이서 오래 바라봐서 생기는 감동을 아는 도시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의 매력은 “멋있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콘크리트는 차갑다는 편견이 곡선 앞에서 풀리고, 전시는 조명으로 만든다는 상식이 자연광 앞에서 흔들린다. 전시를 보고도 건축이 더 오래 남는 날, 여행은 한 겹 더 깊어진다. 3월, 파주에서 ‘건물 자체가 작품’인 미술관을 찾는다면 이곳이 가장 설득력 있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파주시 문발로 253문의: 031-955-4100 운영시간: (동절기) 10:00~18:00 / (하절기) 10:00~19:00, 월·화요일 휴무이용요금: 성인 10,000원 / 청소년(14~18세) 7,000원 홈페이지: www.mimesisartmuse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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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5
  • “나도 그리겠네” 했다가 멈춘다…양주 장흥계곡, 장욱진 미술관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처음엔 누구나 방심한다. “저 정도 선은 나도 그을 수 있겠다”는 마음의 소리가 슬쩍 새어 나온다. 그런데 한 걸음만 더 가까이 가면, 그 단순한 선 위로 까치가 날고 소가 울고, 집 안에 사람 냄새가 스민다. 장욱진을 다시 만나는 순간은 늘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는 산과 나무, 새와 달을 과감히 간추렸고, 덜어낸 자리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군더더기 없는 글이 오래 남듯, 그의 그림도 오래 남는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흥계곡의 품에 들어앉아 있다. 일영봉·형제봉·수리봉이 둘러싼 산자락, 매표소를 지나면 드넓은 조각공원이 먼저 길을 연다. 공원은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의 전시’ 같다. 석현천 위 아치형 구름다리를 건너 미술관에 닿는 동선도 인상적이다. 건물은 호랑이가 산속에서 편안히 누운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장욱진의 대표작 ‘호작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그 곡선이 갑자기 생명처럼 느껴진다. 미술관 내부는 한 번에 읽히지 않는다. 1층은 중정을 중심으로 작은 방들이 이어지고, 2층은 다락방처럼 아늑하다. 무심코 걷다 보면 특별함을 놓치기 쉽다. 이곳은 눈높이를 잠깐 ‘하늘에서 내려’야 비로소 보이는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건축 모형이 전시돼 있어 공간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꼭 멈춰야 할 작품이 있다. 장욱진이 덕소 작업실 부엌에 그려두었던 벽화를 떼어내 전시장으로 옮긴 ‘식탁’과 ‘동물가족’ 앞이다. 크지 않은 화면인데도, 이상하게 시간이 늦게 간다. 오래 머물러도 아깝지 않다. 여행자에게 장흥은 “산책이 다 해주는 동네”다. 미술관을 나와 계곡 쪽으로 천천히 걸으면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그림의 여운을 붙잡아준다. 길 건너편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은 추가요금 없이 함께 볼 수 있어, 하루 일정이 자연스럽게 ‘두 개의 미술관’으로 확장된다. 조금 더 욕심이 나면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장흥자생수목원, 권율장군묘까지 묶어도 좋다. 봄의 장흥은 멀리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멀리 온 기분을 준다. 장욱진의 그림은 대단한 기술을 과시하지 않는다. 대신 “삶을 어떻게 단순하게 바라볼 것인가”를 묻는다. 장흥계곡 한복판의 미술관은 그 질문을 조용히 건네는 장소다. 3월, 산과 물 사이에서 한 줄의 선을 오래 바라보다가 돌아오는 길. 그날의 여행은 ‘많이 본 날’이 아니라 ‘깊게 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여행정보] 주소: 경기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문의: 031-8082-4245 운영시간: 10:00~18:00,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성인 5,000원 / 어린이 1,000원 홈페이지: www.yangju.go.kr/changucchin/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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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여행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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