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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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구르가온에서 4년 째 유학 중인 이소민 양.
삐뚤빼뚤한 글씨로 한국의 블로거에게 편지를 보낸 소녀가 있었다. 블로거의 소개 글을 보니, 인도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10대 소녀였다.


꼭꼭 눌러 쓴 글씨와 정성스럽게 포장된 인도 물건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누군지 궁금해 졌다. ‘몽몽스라는 귀여운 닉네임을 가진 소녀를 댓글의 무더기에서 찾기까지 꽤나 많은 인터넷 페이지를 옮겨 다녀야 했지만, 집념은 승리했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인도 유학생 이소민양을 만날 수 있었다
.




초등학교
5학년 12월에 인도로 유학을 가게 되었어요. 그냥 다른 유학생들이 그렇듯이 학업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그 때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냥 엄마가 가자고 했으니까이모도 인도에 살고 있었구요.


처음에는 제가 원해서 온 게 아니었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되는 것도 없었고 특히 영어로 공부하고 의사 소통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인도로 유학을 왔으니까
, 인도의 학교에 진학을 해야 하잖아요. 진학 시험을 준비하는데 왜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동기부여가 안되니까 너무 우울 했었어요
.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들었거든요
.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조금씩 드니까 지금은 이 곳에 온 것이 너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에 비해 인도의 교육법에 대한 장단점을 구별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Hello India?
인도 공항에 처음 내렸을 때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너무 즐거웠어요.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이모 댁으로 가는데, 길가에 소나 돼지 같은 동물들이 막 지나다니는 거에요. 그냥 밖이 동물원 같았어요. 그리고 집에 메이드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어요.


엄마 이외에 요리와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메이드는 부자가 아니면 있기 힘들잖아요. 또 우리나라에는 없는 릭샤 같은 이동수단이 신기했어요
.


처음엔 그게 너무 신기해서 할 일이 없는데도 여기저기 타고 다니기도 할 정도였어요
. 그리고 인도 음식! 우리나라 음식에 비해서 정말 많은 향신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차원이 다른 맛을 가지고 있어요. 특히 카레는 한국의 것과는 비교를 할 수 없죠. 처음에는 저도 적응을 못 해서 냄새도 못 맡았는데, 지금은 현지 친구들과 점심을 나누어 먹을 정도로 잘 먹어요. 한국음식만큼 좋아해요
.


지금의 인도는 4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변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흙 길이 포장도로로 변했다거나, 지하철 공사를 시작했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생활을 해 보니 인도는 깊은 전통을 가진 문화가 많은 나라인 것 같아요. 종교도 많고, 신들도 많고, 신을 믿고 존경하며 따르는 사람들도 많죠. 그래도 가끔 한국에 돌아가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건 어느 나라든지 다 똑같은 것 같네요
.


인도유학 어렵지 않아요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영어가 하나도 되지 않았던 상태였기 때문에 모든 것이 낯설고 무서웠어요. 다행히도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모두 잘 대해 주셨고 아이들 수가 적은 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다른 유학생들 보다는 비교적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선생님들이 어떻게 해서든 제가 이해할 때까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셨거든요. 처음엔 동기부여가 안돼서 어리석게도 그런 도움을 외면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영어가 들리기 시작하니까 재미가 있더라구요. 재미가 생기니까 노력하게 되었어요. 모르는 게 있으면 손짓 발짓 섞어가며 물어보기 시작했죠. 시험기간에는 이해하든 못하든 미친 듯이 그림 외우듯 외웠어요. 그러다 보니 단어도 늘기 시작하고 문맥도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도 했고 영어 DVD를 하루에 30분씩 꼭 보며 공부했어요
.


지금은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칠 정도로 실력이 늘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 같아요. 현실을 직시하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요. 마음의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행동 하다보면 트러블과 갈등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그러면 지금보다 더욱 큰 의미와 결과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


그리고 절대로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남과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스스로 부정적이게 되고 결국 손해 보는 건 자기 자신이 되니까요. 최대한 스스로가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어야 합니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먼저 인도에 유학 온 학생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절대, 인도에 온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간에 자책하지 말고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거에요. 그리고 그건 유학이든 여행이든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


인도 유학의 좋은 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먼저 선생님이요. 다른 학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희 학교는 선생님과 학생간의 벽이 없어요. 친구처럼 편하기도 하고 때론 무섭기도 하지만 어렵지는 않아요. 수업만 하고 끝인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경험을 나누기도 하고 질문에도 정성껏 대답해주시구요
.


선생님과 벽이 없다는 것은 참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이점인 것 같아요
. 또 학과 수업 이외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에요. , 노래, 그림, 스케이트, 줄넘기, 연극, 포스터 등등 학교에서 주최하는 대회들도 많고 타 학교에서 하는 행사에 참가도 가능해요. 저도 지금 어린이 영화를 만드는 단체의 국제 배심위원을 맡고 있어요
.


저는 650분에 학교버스를 타고 등교해서 3시에 하교 합니다. 그리고 나서 점심을 먹고 숙제를 조금 하다가 스포츠 클럽으로 테니스 수업을 들으러 가요. 그 후엔 남은 숙제와 복습을 하고 저녁식사 후 잠자리에 듭니다. 저는 학교가 집이랑 굉장히 멀기 때문에 친구와 놀 시간이 많이 없어요. 보통 아파트 단지 친구들과 놀더라구요. 제 일과가 이렇게 짧게 써지다니 약간 기분이 이상하네요 하하
.


아차?’ ‘아차!’
처음 인도에 왔을 때
, 수업을 듣고 있는데 선생님이 말하는 중간중간 자꾸 아차’ ‘아차그러는 거에요. 그게 힌디어인데, 대화 중간중간 추임새처럼 넣는 말이거든요.


우리나라 말로 치면 ~ 그렇구나정도의 의미에요. 저는 그걸 알 턱이 없으니까 그 때는 선생님이 뭘 놓고 오셔서 아차하시는 줄 알고 하루 종일 뭘 놓고 오셨는지 물어볼까 고민했었어요
.


그리고 무서운 선생님들에게는 이름 말고 다른 별명 같은걸 붙여서 친구들끼리 신호로 사용해요. 예를 들어서 선생님의 별명이 ‘MM’이면 떠들고 있다가 선생님이 오시면 친구가 ‘MM!’하고 소리쳐요.


그러면 다들 앉아서 공부하는 척하다가 다시 떠들고그게 너무 웃겨서 저희들끼리 떠나가라 웃었어요. 저희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거든요
!


인도여행은 잘 모르겠어요
. 인도에서 했던 여행은 가족들과 단체로 갔던 여행뿐이었거든요. 아기들이랑 같이 같던 여행이라 굉장히 편하게 다녀왔기 때문에, 여행으로 인해서 저를 돌아본다거나 했던 기억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곧 배낭여행을 갈 예정이에요. 인도에서 살고 있지만, 인도를 배낭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네요. 4년 동안 살면서 제가 느낀 인도는 뿌리가 깊고 멋있는 나라라는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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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소민 양, "뿌리 깊고 멋진 나라 인도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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