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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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지난 529일 서울 송파구 석촌 호수에 있는 송파산대놀이 전수관에서 송파산대놀이56회 정기공연이 펼쳐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비대면 공연이었지만 신명나는 탈놀이는 3시간을 꽉 채우며 여느 공연보다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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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산대놀이 길놀이 장면 (ⓒ트래블아이)

 

197311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된 송파산대놀이는 현재 서울지역에서 유일하게 보존되고 전승되는 탈놀이(탈춤) 이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무대 뒤에서는 50여명의 출연진들이 각자 맡은 역의 탈과 의상을 갖춰 입느라 분주했다. 공연 준비를 마친 전승자들은 악사들이 울리는 음악에 맞춰 공연장을 한바퀴 돌고 공연 장소까지 행진하는 길놀이를 시작했다. 이때 붉은 바탕에 산대도감이 쓰여진 깃발이 가장 앞에 서고 태평소 등을 연주하는 악사가 뒤따르며, 그 뒤에 여러 연희자들이 탈을 쓰고 행렬을 따라간다. 이 길놀이는 탈놀이를 한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광고 기능, “마을의 잡귀를 쫒는다는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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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산대놀이 길놀이 장면 ⓒ트래블아이

 

길놀이가 끝나자 놀이마당에 멍석을 깔고 제사상을 차려 그 앞에 탈들을 쭉 진열하고 고사를 지내는데 이를 서막고사라 한다. 대표자인 이병옥 회장이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하고 축문을 읽은 뒤에 부정을 없애고 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흰 종이를 태워 올리는 소지를 한다음 다시 절한다.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절한 뒤 고사를 마치고 음복 후 본격적인 12마당 놀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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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상차림 ⓒ트래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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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 고사를 지내는 장면 ⓒ트래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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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옥 회장 ⓒ트래블아이

 

첫째마당을 마치고 객석에 앉은 송파산대놀이보존회 이병옥 회장에게 송파산대놀이와 보존회에 대해 설명을 들어보았다.

 

먼저 송파산대놀이란 무엇이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궁금했다.

송파산대놀이에서 산대놀이란 중부지방의 탈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 송파산대놀이는 서울·경기 지방에서 즐겼던 산대도감극의 한 갈래로 춤과 무언극, 덕담과 익살이 어우러진 민중의 놀이 입니다. 이 놀이는 매년 정월 대보름과 단오·백중·추석에 명절놀이로 공연되었습니다.

오늘 공연에서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송파산대놀이의 주요 내용은 조선시대 후기 서민들의 생활을 위트있게 보여주는데, 노장이 색을 탐하다 파계하는 과정(일곱째마당 노장놀이)과 신장수가 원숭이를 업고 등장해 노장에게 신을 팔면서 불도에 정진하지 않고 여색에만 빠진 노장에게 원숭이를 보내 조롱하는 내용 등 총 12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송파산대놀이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지금부터 250년전 1770년대에 조선시대 사신접대나 국가적 향연을 위해 산대도감을 설치해 산대도감놀이를 성대하게 개최해오다 인조 이후 산대도감이 폐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산대놀이를 하는 인원이 많아서 애오개, 사직, 녹번, 구파발, 노들 등지로 흩어져서 명맥을 이어오다 나중에는 구파발산대놀이만 남았습니다. 그러다 일제 이후 양주별산대놀이(국가무형문화제 2)와 서울송파산대놀이(국가무형문화제 49)가 전승되어 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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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옥 회장 ⓒ트래블아이

 

송파산대놀이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송파산대놀이는 전체 12마당으로 구성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놀이에 앞서 가면과 의상을 갖추고 음악을 울리면서 공연장소까지 행렬하는 길놀이를 하고, 가면을 배열해 놓고 고사를 지냅니다. 송파산대놀이에서는 바가지, 소나무껍질, 종이 등으로 만든 탈 33개가 사용되며, 놀이형태는 다른 탈춤과 마찬가지로 춤이 주가 되고 재담과 동작이 곁들여집니다.”

 

이후 이병옥 회장은 총 12마당의 놀이를 소개했는데 이를 사진과 함께 살펴본다.

 

첫째마당 - 상좌춤놀이 (첫째상좌 : 이병옥, 둘째상좌: 안병인)

첫째상좌가 맨 처음 등장해 중앙에서 염불장단에 합장배를 하여 성황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사방재배하며 탈춤판을 정화하는 의식무를 추고, 타령장단에 깨끼춤을 추면 둘째상좌가 등장해 서로 대무하고 첫째상좌가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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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마당 상좌춤놀이 ⓒ트래블아이

 

둘째마당 - 옴중·먹중놀이 (옴중 : 함완식, 먹중 : 김명하)

옴중이 제금을 치며 요란하게 등장해 장내의 잡귀를 몰아낸다. 둘째상좌도 내쫓은 다음 염불장단에 용이 승천하는 용틀임춤을 춘다. 먹중이 등장해 서로의 얼굴을 못생겼다고 흠 잡으며 곰보타령 사설을 늘어놓는다. 이 마당에서는 비위생적 생활에서 생기는 옴병(전염병, 악귀)예방의 중요성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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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마당 옴중·먹중놀이 ⓒ트래블아이

 

셋째마당 - 연닢·눈끔재기놀이 (연닢 : 이효녕, 눈끔재기 : 김태현, 먹중: 장규식,김갑수,이준녕)

양반인 연닢과 눈끔재기가 얼굴에 흠이 있어 과거도 못보고 양반사회에서 소외당한다. 하지만 서민들인 먹중들은 이들을 받아들여 함께 놀면서 포용한다. 서민들의 인간미를 부각시키고 양반사회의 폐쇄성을 풍자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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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마당 - 연닢·눈끔재기놀이 ⓒ트래블아이

 

넷째마당 - 북놀이 (먹중:정규식, 김갑수, 왜장녀:김태현, 애사당:안나영)

먹중들이 북을 가지고 장난치며 노는데 왜장녀가 등장하여 예쁜 색시(애사당)가 벗고(법고)를 칠테니 돈을 달라고 하자 돈을 건네준다. 애사당이 옷을 벗지도 않고 법고를 치니 속았다고 북채를 빼앗는다. 허세를 부리면 돈만 날린다는 것을 풍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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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마당-북놀이 ⓒ트래블아이

 

다섯째마당 - 곤장놀이 (먹중:김명하, 이영식, 탄종원, 장규식, 이준녕, 김갑수, 김대현, 이효녕)

팔먹중들이 불도에 정진하지 않고 술만 먹고 노는 것을 곤장으로 호되게 다스려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라고 훈육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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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마당 - 곤장놀이 ⓒ트래블아이

 

여섯째마당 - 침놀이 (신주부: 안병인, 먹중: 김명하, 이영식, 장규식,이준녕, 김갑수, 김대현, 이효녕, 함승헌)

가난한 서민이 잔치에서 과식 급체하여 쓰러지자 신주부(의원)와 먹중들 사이의 의술과 치료법을 풍자하고 굶주린 서민생활을 폭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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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마당 - 침놀이 ⓒ트래블아이

 

일곱째마당 - 노장놀이 (노장: 이수환, 소무: 김영숙, 전경희, 먹중:김명하, 이영식, 장규식,이준녕, 김갑수, 김대현, 이효녕)

팔먹중이 노장을 끌고 등장해 색을 탐하면 무서운 질병(흑달)에 감염된다는 것을 조롱하지만 노장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여색을 탐하여 파계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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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마당 - 노장놀이 ⓒ트래블아이

 

여덞째마당 - 신장수 놀이 (신장수: 안병인, 원숭이 : 오지윤)

신장수가 원숭이를 업고 등장하여 노장에게 신을 팔면서 불도에 정진하지 않고 여색에만 빠진 수도자에게 원숭이를 보내 조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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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째마당 - 신장수 ⓒ트래블아이

 

아홉째마당 - 취발이 놀이(취발이 : 탄종원, 해산어머:전철규)

사찰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취발이가 노장이 파계했다는 말을 듣고 홧김에 술을 마시고 취한 채 등장하여 노장을 내쫒는다. 이후 소무와 합방하여 아들을 낳자 새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고 공부시키며 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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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째마당 - 취발이 놀이 ⓒ트래블아이

 

열째마당 - 말뚝이 놀이 (말뚝이 : 김명하, 쇠뚝이:장규식, 샌님:이준녕, 서방님:양흥기, 도련님:안다미)

양반집 하인 말뚝이가 양반인 샌님가족을 모시고 나들이 나갔다가 숙소를 돼지우리로 정해주며 놀리면서 서민들을 개돼지처험 하찮게 여기는 양반들을 역으로 풍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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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째마당 - 말뚝이 놀이 ⓒ트래블아이

 

열한째마당 - 샌님·미얄·포도부장놀이 (샌님: 서병무, 미얄할미 :이영식, 포도부장:이수환, 소무:김영숙)

새님이 본격적으로 미얄할미를 내치고 젊은 마누라와 놀아나지만 결국은 젊은 포도부장에게 빼앗기는 애정의 삼각관계를 표현한다. 이 마당에서는 부도덕한 생활을 풍자하고 조강지처를 버리면 안된다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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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째마당 - 샌님·미얄·포도부장놀이 ⓒ트래블아이

 

열두째마당 - 신할애비·신할미놀이(무당: 강춘선, 신할애비:전철규, 신할미:조현일, 도끼: 장규식, 어원석, 도끼누이:김영숙, 전경희, 동네사람들 : 이효녕, 김태현, 박경순)

노부부의 갈등으로 신할미가 죽자 자식인 도끼와 도끼누이가 애통해 하며 무당을 불러 죽은 신할미의 넋을 위로하는 넋두리와 지노귀굿을 하여 극락왕생을 빈다. 이 마당에서는 살아있는 자를 위로하는 무속적인 의식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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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째마당 - 신할애비·신할미놀이 ⓒ트래블아이

 

송파산대놀이 12마당을 설명한 후 이병옥 회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다시 전국은 물론 전세계로 공연을 나가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친목을 나누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 회장은 또 “2022년 한국의 탈춤종목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해 충실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송파산대놀이와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송파구민과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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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산대놀이 전승자 단체사진 ⓒ트래블아이

  

한편, 이번 제56회 송파산대놀이 정기공연에는 박성수 구청장을 비롯해 김웅 국회의원(국민의 힘 송파갑), 배현진 국회의원(국민의 힘 송파을), 남인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병), 이황수 송파구의회 의장 등이 축하 인사말을 보냈다. 또한 이재영서울시의원, 박성희 행정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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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송파산대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49호, 서울의 유일한 탈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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